[한약진흥재단의 한약재 이야기] 결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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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2-12 08:06  |  수정 2019-02-12 08:06  |  발행일 2019-02-12 제21면
종자를 한약재로 사용…눈 밝히고 대변 잘보게 해
[한약진흥재단의 한약재 이야기] 결명자

식물은 저마다 어울리는 이름을 갖고 있다. 이름에서 식물의 특성이나 쓰임새를 유추할 수 있다. 할미꽃·어성초·삼백초·쇠무릎은 이름에 특징이 잘 드러나 있으며, 속단·방풍·익모초·골담초는 쓰임을 읽을 수 있다. 결명자도 그 이름에서 부위와 용도를 짐작할 수 있다. 남부지방에서 주로 재배되는 결명자는 6~8월 노란색 꽃이 피는 한해살이풀이다. 국내엔 결명자, 겨울꽃결명, 석결명 등 3종이 있으며 결명자만 한약재로 쓴다.

옛날 중국의 깊은 산골마을에 학식 높은 노인이 살았다. 그는 젊은 시절 눈병이 나서 점점 시력을 잃어 앞을 볼 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약초꾼이 찾아와 노인의 집 앞에 자라는 풀을 자신에게 팔라고 제안했다. 노인은 그 풀이 귀중한 것으로 생각하고 팔지 않고 직접 먹어보기로 했다. 가을이 다가오자 풀은 종자를 맺었고, 냄새를 맡아보니 정신이 한결 맑아졌다. 노인은 종자를 한 움큼 집어 물에 넣고 끓여 매일 마시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노인의 눈은 서서히 밝아져 마침내 병이 완쾌됐다. 노인은 약초꾼을 만나 그간의 사정을 이야기하니, 이 풀은 눈에 생긴 병을 치료하는 명약으로 물처럼 오래 마시면 시력이 좋아진다고 알려줬다. 약초의 이름은 결명자라 했다.

결명자는 종자를 한약재로 사용하며 생약명 또한 같다. 성질은 약간 차며, 씨앗의 깬 것은 특유의 냄새가 있다. 맛은 달고 약간 쓰다. 간의 열을 내려주는 역할을 하여 한의학적으로 평간약으로 분류된다. 간열이 올라오는 것을 해소해 눈을 밝게 하고, 장을 윤활하여 대변을 잘 보게 한다. 눈이 붉고 뻑뻑하며 아픈 것, 눈부시고 눈물이 많이 나는 것, 두통과 어지럼증, 눈이 어두운 것, 대변이 단단하고 잘 나오지 않는 것을 치료한다.

동의보감은 결명자가 간의 기운을 돕고, 머리가 아프고 코피가 나는 증상, 눈앞에 뭔가 떠다니는 것 같은 증상, 눈에 흰 막이 생기고 붓고 아프면서 눈물이 나올 때 효과가 있다고 적고 있다. 또한 편두통일 때 가루를 내어 물에 개어 태양혈에 붙이면 좋고, 두풍증에 베개를 만들어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 설사를 하거나 저혈압이 있는 사람, 빈혈로 인한 어지럼증이 있는 사람은 복용을 삼가야 한다.

여준환<한약진흥재단 약용작물종자보급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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