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 '어질어질'…발음·균형 이상까지 있다면 응급상황

  • 홍석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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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2-12 08:00  |  수정 2019-02-12 08:00  |  발행일 2019-02-12 제19면
■ 흔해서 더 조심해야 하는 ‘어지럼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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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럼증은 성인 다섯 명 중 한 명이 1년에 한 번 이상 경험했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로 흔한 증상이다. 대부분 ‘잠깐 어지럽고 말겠지’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지만, 경우에 따라 수술이나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어지럼증은 생리적 어지럼증과 병적 어지럼증으로 나눌 수 있다. 생리적 어지럼증은 특별한 어지럼증 원인 없이 나타나는 것을 말하며, 병적인 어지럼증은 심장질환·뇌신경질환·평형기관의 질환 등으로 발생하는 어지럼증 증상을 말한다. 어지럼증 원인이 질환에 의한 것이라면 그에 맞는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한다. 특히 갑작스러운 어지럼증과 함께 편측마비나 발음장애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면 뇌졸중 증상을 의심해 볼 수 있어 즉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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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을 구성하는 여러 기관들은 서로 협력해 늘 평형을 유지하고 있다. 이를 항상성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 평형상태가 깨지면 어지럼증이 발생한다.


귀·뇌·심장 질환과 심리 등 원인 다양
여성이 남성의 2배…50세 이상이 67%
편측마비·발음장애 동반땐 뇌졸중 의심
증상에 따른 정확한 진단과 치료 중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어지럼증은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은 진료인원 99만4천명의 성별을 살펴보면 여성이 남성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연령이 높아질수록 어지럼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연령별 통계를 보면 50세 이상의 진료인원이 전체의 67.2%를 차지했다. 전정기관은 약 55세부터 노화가 시작된다고 한다. 전정기관은 머리의 수평, 수직 선형 가속도, 회전 운동을 감지해 중추평형기관에 전달하여 신체의 균형을 유지하게 하는 기관으로, 세반고리관과 전정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노화로 전정기관의 기능이 점차 상실돼 균형장애가 생기면서 어지럼증이 잘 생길 수 있는 것이다.

어지럼증은 귀(말초성), 뇌(중추성), 심장, 눈 등에 이상이 생겼을 때 발생한다. 어지럼의 원인이 각기 다르듯 증상도 다양하다.

◆빙그르 도는 듯한 ‘현훈’

현훈은 보통 자신이나 세상이 빙빙 돌거나 위아래로 움직여 보이는 증상을 말한다. 현훈은 몸의 균형을 유지하는 내이(달팽이관, 세반고리관)와 전정신경에 이상이 있을 때 주로 나타난다. 대표적인 내이 질환에는 이석증, 전정신경염, 메니에르병 등이 있다.

우리 귓속 전정기관에는 이석(돌가루)이 있다. 이것이 잘못해 세반고리관으로 들어가면 머리를 움직일 때 핑그르르 도는 듯한 어지러움을 느끼게 되는데 이것이 이석증이다.

전정신경에 염증(전정신경염)이 생기면 어지러움과 구역질이 나타나고 보행이 불안정해진다. 움직이면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 증상은 대부분 일주일 이내에 호전된다.

메니에르병은 귀 안에 압력이 증가했을 때 생기는데, 회전하는 듯한 어지러움과 귀 울림, 청력의 이상 증세, 구역질, 보행 장애 등의 증상을 보인다. 길게는 몇 시간까지 증상이 이어진다.

소뇌동맥이 막히거나 터지는 뇌졸중·다발성경화증·편두통 등의 중추성 전정기능 질환이 생겨도 현훈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소뇌동맥의 뇌졸중이 발생하면 어지럼뿐 아니라 자세가 불안해지고 청력까지 잃을 수 있다.

이에 대한 대처법으로는 수술이나 약물치료를 꼽을 수 있다. 이석증의 경우, 반고리관의 이석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을 수 있다. 전정기능 억제 약물은 증상을 잠시 완화시킬 수 있다. 전정 재활운동을 한다. 중추성 전정기능 질환으로 인한 어지럼증은 수술이 필요할 수 있으니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의식 잃을 듯 어지럽다면 ‘실신성 어지럼증’

영화나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의식을 잃을 때를 떠올려 보자. 주인공의 시야가 흐려지면서 주변에서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리지 않게 되고, 의식을 잃을 것 같은 어지러움을 느끼다가 ‘털썩’하고 쓰러진다. 이렇듯 실신성 어지럼증은 흔히 시각, 청각 이상 증상을 동반한다.

실신성 어지럼증의 원인 중 하나인 미주신경 실신은 맥박이 느려지고, 혈관이 확장되면서 뇌혈류가 감소해 발생하는 증상이다. 또 다른 원인인 기립성 저혈압은 누워있거나 쪼그려 앉아 있다가 갑자기 일어났을 때 발생한다. 자세 변화에 따라 순간적으로 혈액의 양이 줄기 때문에 어지럼증이 동반되는 것이다.

이외에도 불안·공황장애·우울증·신체화 장애 때문에 실신성 어지럼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미주신경 실신 증상을 보인다면 누워서 다리를 들어 뇌혈류를 원활하게 만든다. 또한 몸이나 목을 조이는 옷을 입었다면 느슨하게 입는다.

기립성 저혈압 증상을 보인다면 눕는 게 상책이다. 단, 누웠다 일어날 때는 천천히 일어나야 한다.

심장박동이 불규칙하거나 심장의 기능 문제 때문에 어지럽다면 반드시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휘청거리며 어지럽다면 ‘균형 장애 어지럼증’

앉아 있거나 누워 있을 때는 모르지만, 서 있거나 걸을 때 중심을 잘 잡지 못하고 넘어진다면 균형을 담당하는 소뇌·대뇌 전두엽·고유수용체감각 등에 이상이 생긴 것이다. 약물이나 알코올 과다 섭취, 파킨슨병, 갑상선 기능 저하증, 저혈당증, 근육병증 등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원인이 되는 질환을 치료한다. 알코올 중독 때문에 소뇌의 기능에 문제가 생겼거나 감각신경이 손상됐다면 금주, 영양 치료로 치료할 수 있다.

◆몸이 붕 뜨는 듯한 ‘현기증’

현기증은 머릿속이 돌거나 흔들리는 느낌을 받는 증상이다. 몸이 붕 뜨거나 몸에서 영혼이 분리되는 것처럼 느끼기도 한다.

현기증은 주로 과호흡증후군 때문에 발생한다. 불안이나 우울, 히스테리 등의 감정 때문에 나타나기도 하며, 저혈당, 심한 빈혈이 있을 때도 현기증이 발생한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도움말=건강보험심사평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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