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조현병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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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2-12 07:52  |  수정 2019-02-12 07:52  |  발행일 2019-02-12 제19면
격리보다 낮병원 등 지역사회 연계
재활 통합 치료시스템 구축 절실
[건강칼럼] 조현병 치료

조현병은 뇌 손상으로 인해 망상과 환청 등의 증상이 발생하는 만성 질환으로 일부 치료되지 않은 환자들로 인해 부정적 인식이 형성돼 있지만, 적극적인 치료와 꾸준한 관리를 통하면 충분히 정상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질환이다.

조현병 치료는 환청, 망각 등의 급성 증상의 개선뿐만 아니라 사회·직업적 기능까지 정상화돼야 비로소 충분히 회복됐다고 말할 수 있다. 즉 환자의 성공적인 사회 복귀가 치료의 최종단계인 셈이다. 이를 위해서는 환자를 단순히 사회로부터 ‘격리’시키기보다 가능한 입원 기간을 줄이고 지역사회에서 환자가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유럽·일본 등 조현병 치료 선진국가에서 ‘낮병원’을 비롯한 지역사회와 연계한 정신건강 서비스 및 커뮤니티 센터가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는 이유다.

‘낮병원’은 환자가 매일 치료를 진행하면서 사회를 경험할 수 있는 치료 프로그램이다. 일종의 출퇴근 형식의 입원치료인 낮병원은 환자가 지역사회로 되돌아가 재적응하는 과정에서 가족이나 친구와 적절한 대인 관계를 유지하고 일상적인 독립 생활 및 직업재활을 준비하도록 도와준다. 입원 치료보다 긍정적인 면이 많지만 다수의 병원이 수가 등의 이유로 실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낮병원 운영에 있어 가장 우선돼야 할 것은 안정적인 환자의 상태다. 급성기 증상이 있는 환자라면 출퇴근하며 치료받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증상 완화를 위해 직접적인 뇌 전기자극을 통해 급성기 증상을 완화하는 ‘마취하 전기경련치료(MECT)’, 일 년에 최대 4번 주사제 투여를 통해 약물 농도를 유지하는 ‘장기지속형 주사제(LAI)’ 등 다양한 치료방법이 활용되고 있다.

장기지속형 주사제의 경우 한 달에 한 번, 혹은 세 달에 한 번 주사를 통해 치료를 진행하기 때문에 환자가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재발률 감소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조현병은 환자 스스로 약물 복용을 중단하는 등 질병 관리가 쉽지 않아 재발이 잦다. 재발이 계속될 경우, 다시 회복하기까지 시간이 점차 길어지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치료의 연속성이 매우 중요하다. 우리 병원이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임상심리사, 약사 등 다직종이 포함된 치료 공동체에 기초한 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이유다.

주치의가 모든 치료를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병을 가진 사람들을 그룹화해 26개의 전담팀이 치료부터 재활까지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담당해 치료 효율을 높일 수 있다. 2012년부터 낮병원 운영을 시작한 것도 같은 이유다.

조현병 환자에게 적절한 치료를 제공하고 이들이 다시 사회로 복귀하기까지 모든 과정을 함께할 수 있도록 통합적 치료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앞으로 조현병 치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박상운 (대동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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