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 곪아터진 곳 수술 급하다”

  •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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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1-21   |  발행일 2019-01-21 제1면   |  수정 2019-01-21
행장 겸직 결정과정서 생긴 갈등 해소하고 환골탈태 나서야
폐쇄적 조직문화 탈피 시급…규모의 경제 실현도 핵심 과제

DGB대구은행이 우여곡절 끝에 오는 29일 김태오 DGB금융지주회장의 행장 취임을 계기로 새롭게 출발한다.

김 회장의 한시적 행장겸직 결정과정에서 DGB금융 내부와 지역사회의 갈등이 심했던 만큼 DGB금융의 환골탈태(換骨奪胎)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파벌문화를 타파하고 탕평인사로 내부 조직을 안정시키고, 수도권·해외 영업망 강화를 통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지속가능한 성장과 지역사회 기여라는 과제를 이뤄내야 하는 중요한 전환점을 맞은 것이다.

20일 DGB금융 등에 따르면 현재 대구은행이 재도약을 위해 가장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은 조직안정이다. 어수선한 조직분위기를 추스르지 않은 상태에선 아무리 유망한 사업아이템도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참에 순혈주의 등 은행의 폐쇄적 조직문화를 개방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조직의 미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외부인사 등도 유연하게 영입해 적극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은행 스스로도 역량과 자질에 바탕을 둔 투명한 인사시스템 정착과 조직 구성원 간의 단합을 최우선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 무엇보다 CEO와의 친분 및 학연·지연 연결고리를 바탕으로 형성된 파벌 간 알력으로 위기 때마다 단결보다 음해성 집단 투서문화가 나타났던 풍토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DGB 관계자는 “이번 행장 선임 절차에서도 볼 수 있듯이 단합을 외쳐야 하는 위기 상황에 계파 문화가 표출되면 사태해결은 더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분위기가 어느 정도 공감대를 얻게 되면 탈(脫) 대구·경북을 위한 ‘규모의 경제’ 실현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DGB금융의 한 사외이사는 “DGB금융은 지난해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통해 은행을 중심으로 증권·보험영업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복합점포 운영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물고기는 점점 커져가는데 어항은 그대로”라며 쓴소리를 했다. 시장 한계성이 뚜렷한 지역에만 천착하는‘우물 안 개구리식’ 영업 전략에서 탈피해 수도권을 비롯한 타 지역에서 많은 수익을 내야 지역기업의 자금지원 및 지역사회 공헌 활동 규모도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지점을 개설한 지 7년이 지났지만 아직 존재감이 미약한 중국 상하이지점의 조속한 현지화, 4년이 지나도록 사무소만 있는 베트남 호찌민 지역의 지점 개설, 미얀마 해외법인 설립 등 해외시장 개척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은행 안팎에선 “해외 진출 지역 기업에만 의존하는 운영 방식에서 탈피, 철저한 현지화를 통해 실질적 성과를 내야 지역사회도 동반 성장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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