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병 걷어찬 이승우, 격려와 충고 아끼지 않는 축구 선배들, 팬들은 비난과 응원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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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1-17 00:00  |  수정 2019-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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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승우 인스타그램

2019 아시안컵 한국축구가 16강에 진출한 가운데 이승우(헬라스 베로나 FC·사진) 선수가 물병을 걷어차 논란에 휘말렸다.

지난 16일 축구대표팀은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알 나얀 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3차전에서 승리를 거뒀다.


조 1위로 순항중이던 상대팀 중국은  한국을 상대로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조별리그 3차전은 손흥민의 합류로 대한민국의 기세도 만만치 않았다. 강행군에 따른 컨디션 난조를 걱정했으나, 손흥민은 선발로 출전해 골에 도움을 더하며 맹활약을 펼쳤고 이에 황의조와 김민재가 득점에 성공, 중국을 2-0으로 물리치며 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승리의 기쁨이 전해지는 가운데, 뛸 기회를 얻지 못했던 이승우가 물병을 걷어찬 행동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소속팀서 6경기 연속 선발로 출전하던 이승우는 벤투호의 부름을 받고 급하게 합류했다. 공격수 나상호가 부상으로 뛸 수 없게 되면서 벤투 감독은 대타로 이승우를 선택한 것. 

선발 당시에는 이승우가 소속팀에서 주전으로 도약하며 경기력을 끌어올린 시점이라 이번에는 그 어느 때보다 기대감이 컸다.


당시 이승우는 뉴시스를 통해 벤투호 합류에 대해 "생일에 연락을 받고 그날 바로 비행기를 타고 넘어왔다. 기쁜 마음으로 왔다"고 밝혔다.


이어 "항상 나에게 주어진 상황과 위치에서 최선을 다했다. 꾸준한 모습도 보여줘서 좋은 기회를 얻었다"며 "선수로서 감독님이 언제 투입할지 모르니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후 필리핀과 조별리그 1차전에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출전 기대감을 높였으나, 그라운드를 밟을 수 없었다. 키르기스스탄과의 2차전에도 기회를 얻지 못했다.


문제는 중국과의 최종전에서 발생했다. 이날도 벤치를 지키던 이승우는 호출에 대비해 그라운드 밖에서 몸을 풀고 있었다. 이때 벤치에서 몸을 그만 풀고 돌아오라는 신호가 나왔고, 출전 무산에 실망한 이승우는 물병을 차버리는 행동을 보였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 나온 이승우는 취재진의 인터뷰에 "죄송합니다"라며 거절 의사를 내비치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벤투 감독은 지난해 10월 A매치에도 이승우를 호출했지만, 출전기회를 주지 않은 바 있다.

이에 대해 축구 팬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감독과 선배들이 있는 자리에서 무례했다”  “인성을 더 길러야한다”는 비난 여론도 있었지만 “이제 막 소속팀에서 주전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선수를 불러다 안 쓸거면 왜불렀는지”, “축구에 대한 열정이 남달라서 그런듯”, “다음 경기엔 꼭 출전했으면”과 같은 응원의 메시지도 줄을 이었다.
 
이승우의 행동을 두고 선배들은 이해할 수 있다는 반응이다.

기성용은 "이승우가 물병을 차는 모습을 보지는 못했지만 선수로서는 충분이 이해한다"며 "잘한 행동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는 이해가 된다. 이승우를 잘 타이르겠다"라고 말했다.

황의조 역시 "이승우가 물병을 찰 때 옆에 있었다. 승우도 뛰고 싶은 마음이 크고 축구 열정이 커서 그런 모습이 나온 것 같다"며 "워낙 알아서 잘 하는 선수인 만큼 컨디션 관리를 잘 해서 기회가 올때 잘 잡으면 좋겠다"라고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17일 유튜브 채널 '꽁병지TV'에서 현영민은 "나도 물병을 찬 적이 있다"면서 "이승우의 경우 몸은 풀렸는데 화가 안 풀려 뛰고 싶은 마음이 강했을 것"이라고 나름의 해석을 전했고, 김병지 역시 "이승우도 그런 경험을 통해 성장할 것"이라고 속내를 전했다.

하지만 이영표는 자신의 SNS를 통해 "결정적인 순간 팀보다 나를 앞세우는 이질적 사고의 문화는 아니라고 본다"며 "우리는 이승우에게 경기력 외적인 부분을 더 요구해야한다"고 충고했다.
뉴미디어부 ynnew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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