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황교안 입당, 찬반 떠나 자유한국당 겪어야 할 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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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1-16   |  발행일 2019-01-16 제31면   |  수정 2019-01-16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15일 자유한국당에 입당했다. 정치적 중량감을 가진 인물로는 최근 한국당에 들어온 오세훈 전 서울시장에 이어 두번째다. 이들은 다음달 27일로 예정된 한국당 전당대회에 당 대표 후보로 출마할 것이 확실시 된다.

황 전 총리는 박근혜정부 마지막 국무총리를 지냈다. 또 박 전 대통령이 탄핵심판으로 대통령직을 박탈당한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그날까지 대통령 권한대행을 했다. 그는 정치무대 등장 일성으로 ‘자유우파에 힘을 보태 문재인정부와 맞서겠다’고 선언했다. 세계가 미래를 바라보는데 현 정권은 과거에만 집착하고 있다며 문 정권의 현실을 총체적 난국으로 규정했다. 자유시장경제를 신봉한다면서 변화와 혁신에 이제 한국당이 답을 줘야 한다고 입당의 명분을 밝혔다.

‘황교안의 입당’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등 여타 정당은 극렬히 비판하고 나섰다. 박근혜정권 국정농단에 책임을 져야 할 전직 총리가 박 전 대통령 재판이 끝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개선장군처럼 정치를 시작했다고 비판했다. ‘한국 보수의 비극이고 씁쓸한 현주소’ ‘희극적 좀비정치의 비극적 서막’이란 논평마저 나왔다.

자유한국당 내에서도 환영만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당협위원장 공개 오디션을 계기로 부각되던 당의 쇄신과 보수 혁신의 기운이 황 전 총리의 입당으로 상쇄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왔다. 당의 수구화와 과거 복귀로 국민적 신뢰를 잃을 수 있다는 걱정이다. 이제 간신히 탄핵 프레임에서 벗어나 ‘좌파 권력’에 맞설 만해지자 당에 무혈 입성해 보스가 되려 한다는 비판도 가세했다.

황 전 총리의 한국당 입당에 대해서는 당연히 호불호가 갈릴 것이다. 집권여당과 다른 정당의 비판은 경쟁구도의 민주 정당체제에서는 자연스러운 것이다. 한국당 내에서도 당권, 나아가 대권 경쟁과 맞물려 찬반이 엇갈릴 수밖에 없다. 반면 그의 입당은 한편 한국당이 언젠가는 겪어야 할 궤도이기도 하다. 한국당은 대통령 탄핵사태 이후 쪼개졌다. 보수의 분열이라고 한다. 이는 국가 운영체제의 한 축을 무너뜨렸다. 한국당은 보수 부활의 책임이 있고, 그러려면 보수적 가치를 가진 이들이 한 울타리 안에서 통합과 경쟁의 시험을 거쳐야 한다. 누구를 선택하고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줄지는 당원과 국민이 하는 것이다. 한국정치는 탄핵정국 이후 극단적 대치 속에 길거리 정치를 양산했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거리의 목소리, 장외 호소를 끌어안고 이제 제도권 안으로 수렴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 제도권 민주주의가 작동할 때 경제도 사회도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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