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문화로 소통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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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1-16 08:02  |  수정 2019-01-16 08:02  |  발행일 2019-01-16 제23면
[문화산책] 문화로 소통하기

얼마 전 TV에서 Z세대의 삶을 다룬 KBS 신년 스페셜 ‘어른들은 모르는 Z세대의 삶’이라는 프로그램을 보았다. Z세대는 이른바 ‘디지털 원주민’이라고 불리는 1990년대 중반에서 201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로 방송에서는 이들이 사회에 진출하여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자신만의 생태계를 구축하고 사회현상에 직접 목소리를 내는 모습을 보면서 프로그램 제목처럼 ‘어른들은 모르는 Z세대의 삶’을 실감하게 되었고 Z세대의 문화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어느 시대나 세대 갈등은 있어왔지만 급속도로 변화하는 사회의 모습, 유례없는 취업난, 디지털 정보 격차 등으로 인해 세대 간 갈등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일자리를 두고 노인과 청년이 서로 경쟁하기도 하고 정치적 견해차이가 세대 갈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그래서 명절 때 가족끼리 정치이야기 하지 않기를 약속하고 명절을 맞는 풍토도 생겨났다.

Y세대는 Z세대를 두고 휴대폰만 보며 시간을 허비한다고 생각하고 너무 자유분방하다, 개인주의가 강하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반면 Z세대는 Y세대를 회사에 모든 걸 걸고 꿈도 없이 살아가는 꼰대로 보기도 한다. 그런데 알고 보면 Y세대의 20대는 지금 Z세대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들도 개성이 넘치다, 자유분방하다는 소리를 들었고 그 누구보다 큰 꿈을 가지고 자유를 갈망했던 사람들이었다.

최근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열풍을 보며 문화를 통한 세대 간 소통이 가능할 거라는 기대가 생겼다. 70년대, 아웃사이더에서 영국의 전설적 록 밴드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다룬 이 영화를 통해 우리는 40~50년 전의 젊은이도 현재의 젊은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알게 된다. 영화는 곧 누적 관객 수 1천만명을 눈앞에 두고 있다. ‘퀸’세대가 아닌 10대, 20대에게도 ‘퀸 알아가기’ 열풍이 불며 중장년층뿐 아니라 ‘퀸’을 잘 몰랐던 젊은이들도 극장을 찾고 있다. 영화로 소환된 전설의 록밴드가 세대를 연결해 주고 있는 것이다. 세계적 가수로 부상한 방탄소년단 신드롬 또한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방탄소년단의 팬클럽인 ‘아미’와는 별개로 34세 이상 이모 팬들로 구성된 ‘방탄이모단’은 방탄소년단을 통해 젊은 세대와 소통하고 그들의 문화를 자연스럽게 접하며 서로를 이해하곤 한다.

과거 백범 김구 선생께서는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라고 하셨는데 앞서 언급한 현상을 보니 새삼 선생께서 말씀하신 ‘문화의 힘’을 체감하게 된다. 세대간 갈등이 깊어지는 시점에 문화가 세대를 이어주는 좋은 매개가 될 수 있음에 감사한다.

이현정 (어울아트센터 공연기획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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