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자유한국당 두 개의 장면, 정답은 투철한 쇄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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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1-12   |  발행일 2019-01-12 제23면   |  수정 2019-01-12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최근 당 안팎에서 벌어진 2개의 ‘사건’으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하나는 이른바 ‘예천군의원 캐나다 토론토 가이드 폭행사건’이고, 또 다른 하나는 정당 사상 처음 도입한 당협위원장 선발 공개오디션이다.

해외연수 폭행사건은 ‘정치인 충원’에서 공당이 얼마나 신중하고 또 조심해야 하는지를 입증하고 있다. 9명의 해외연수 예천군의원 중 7명은 한국당 소속이다. 폭행을 주도한 박종철 군의원은 이번 사건 직후 탈당했다. 한국당은 알다시피 지방의회가 1991년 복원된 이래 경북지역에서는 거의 일당독점의 권력을 휘둘러 왔다. 간헐적으로 타당 의원들이 당선되기는 했지만, 사실상 경쟁을 불허했다. 이 바람에 지방선거 때마다 공천만 되면 당선된다는 등식이 성립됐고, 지방의원 후보는 지역 국회의원이나 소수의 당 지도부 인사들이 밀실에서 낙점하듯 찍어내렸다. 지역여론이 도외시되고, 의원 개개인의 자질이 걸러지는 장치가 크게 부족했다는 뜻이다. 이 같은 공천구조는 결국 이번 사건처럼 세금으로 외유에 나서면서도 전혀 미안해하지 않는, 폭행을 저질러 놓고도 단순히 밀쳤다고 거짓말하는, 여론악화에도 수습할 생각은 없이 숨어버리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탈을 쓴 지방의원들을 양산했다. 국민이 분노하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반대로 당협위원장 오디션 선발은 한국당내 인물 충원의 새바람을 몰고 왔다. 당 쇄신을 놓고 정답에 가까운 방향을 제시한다. 공개오디션은 조직강화특위 위원뿐만 아니라 50명의 당원 평가단이 참석해 현장 심사와 투표에 임했다. 전 과정은 유튜브로 생중계됐다. 선발 결과가 반드시 최선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실제로 3선의원 출신으로 당 사무총장을 지내며 이른바 과거 친박(친 박근혜) 실세였던 권영세 전 의원이 서울 용산구 당협위원장 오디션에서 전직 여성 위원장과 맞대결 끝에 탈락했다. 과거처럼 했다면 거의 나오기 힘든 결과물이다.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다. 서울 강남구을과 송파구병에서는 30대 청년 위원장이 탄생했다. 모두 공개 오디션의 효과다. 당내부에서도 구태에서 벗어난 정치 신인을 그만큼 갈망하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당소속 의원의 해외연수 폭행사건은 여론조사에서도 일부 악영향을 미쳤다. 경북지역 한국당 지지율이 갑자기 추락한 것이다. 오디션은 유튜브 등에서 호평을 받아 당의 위상을 일부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두개의 장면’은 자유한국당이 공당으로서 향후 재집권을 꿈꾸는 정당이라면 어느 쪽으로 개혁과 쇄신의 방향을 틀어야 하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명심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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