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달 착륙 50주년

  • 배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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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1-09   |  발행일 2019-01-09 제31면   |  수정 2019-01-09

올해는 인간이 최초로 달에 착륙한 지 5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다. 미국은 1969년 7월20일(미국 동부시각 기준) 인간을 태운 아폴로 11호 우주선을 달에 성공적으로 안착시켜 세계를 놀라게 했다. 당시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달에 첫 발을 내디딘 암스트롱은 “이것은 한 사람의 인간에게는 작은 발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다”는 명언을 남겼다.

달을 향한 인간의 도전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15세기 대항해시대 유럽의 해양강국이 경쟁적으로 탐험에 나서 식민지를 만들었듯이 21세기에는 달을 선점하려는 우주강국의 경쟁이 뜨겁다. 1972년 이후 중단된 달 탐사를 재개한 미국은 올해 민간기업 주도로 달 착륙선을 보내고, 2024년부터 국제공조로 달 궤도 우주정거장을 건설한다는 각오다. 러시아도 2030년까지 달에 유인우주선을 착륙시키고 향후 기지건설에 나서기로 했다. 지난 3일 창어4호를 달 뒷면에 보내 우주굴기를 과시한 중국은 2025년까지 인류 최초로 달 기지를 건설하고 5년 내에 유인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유럽우주기구(ESA)도 달 기지인 ‘문 빌리지’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이처럼 주요 국가들이 앞다퉈 달 탐사에 매달리는 것은 단순히 국력 과시용만은 아니다. 우주개발 과정에서 소재·초정밀제어·통신 등 산업 전반에 파급효과가 엄청나다. 또 달은 중력이 지구의 6분의 1이라 저렴한 비용으로 로켓을 발사할 수 있어 심우주 탐사의 전초기지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무엇보다 헬륨3·희토류·우라늄·백금 등 희귀자원이 풍부하다. 지구에는 없는 자원인 헬륨3를 핵융합발전에 활용하면 불과 25t으로 핵폐기물·방사능 걱정 없이 미국의 연간 소비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우주 강대국의 각축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달 탐사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추진 계획이 갈지자 행보를 거듭했다. 내년에 미국 스페이스X 발사체로 달 궤도선을 보내고 2030년까지 자체 로켓으로 무인 탐사선을 보낸다는 목표지만 갈 길이 멀다. 국가차원의 투자규모는 미국의 2%, 일본의 20% 수준에 불과하다. 기술도 선진국과 비교해 발사체는 67%, 위성은 71% 수준에 머물러 있다. 중국의 우주굴기를 부러워만 할 게 아니라 과감한 기술투자와 인재양성이 뒤따라야 한다. 조기에 독자적인 달 기지 확보가 어렵다면 다국적으로 추진되는 국제우주개발 프로그램에라도 적극 참여해 지분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배재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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