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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가운데)이 2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근로시간 및 최저임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둘러싼 진통 끝에 최저임금 위반 여부를 따질 때 법정 주휴수당과 주휴시간은 포함하되 노사 합의로 정하는 약정휴일 수당과 약정휴일 시간은 빼는 내용의 수정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
경영계는 정부의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 수정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는 안”이라며 반발했다. 최저임금을 계산하는 기준시간에 주휴시간을 포함해 대법원 판례와 어긋난다는 이유에서다.
최저임금은 산입대상 임금(기본급+고정수당+매월 지급하는 상여금·복리후생비 일부)을 기준시간으로 나눠 계산한다. 단순하게 요약하면 분자가 늘어나거나 분모가 줄어들면 기업에 유리하고, 분자가 줄거나 분모가 늘어나면 노동자에 유리하다. 이런 탓에 법에 규정된 문구를 어떻게 해석하느냐를 놓고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와 법원의 판단이 달랐고, 경영계와 노동계가 갈등을 빚어왔다.
이번 수정안에서 가장 큰 논란이 되는 것은 근로기준법에 규정돼 있지만, 최저임금법에는 명시돼 있지 않은 ‘주휴수당’이다. 주휴수당은 근로기준법에 명시된 법정수당으로 사용자가 반드시 지급해야 하는 돈이다. 저임금 시절 노동자의 임금 보전을 위해 만든 것으로, 주당 15시간 이상 일하면 하루(8시간)의 유급휴일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일하지 않은 8시간만큼의 돈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경제단체들은 수정안에 대해 비판을 쏟아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국무회의에서 노조의 힘이 강한 대기업에만 존재하는 약정유급휴일과 관련한 수당(분자)과 해당시간(분모)을 동시에 제외하기로 한 건 노동부의 기존 입장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것으로 경영계 입장에선 아무런 의미가 없는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도 “대법원 판례가 일관되게 유급휴일 근로시간을 최저임금 산정에서 제외하는데, 이에 배치되는 정부 개정안은 재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어려운 경제 현실과 선진국에 거의 없는 주휴수당, 불합리한 임금체계 및 최저임금 산정방식, 한계선상에 있는 영세·소상공인의 부담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정부는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같은 날 논평을 통해 “실제 근로하지 않은 주휴시간까지 포함해 최저임금을 지급하도록 하고 입법적으로 해결할 사항을 시행령에 담았다는 점은 유감”이라면서 “근본적인 해결책은 타당한 입법취지와 해외 사례를 찾기 어려운 주휴수당을 폐지하는 것이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정덕화 대구경영자총협회 사무국장은 “주휴시간을 최저임금 기준시간에 포함하는 것은 논리적인 모순에 해당한다. 임금은 노동의 대가인데, 상식적으로 최저임금을 계산할 수 없게 된다”면서 “기업이 글로벌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국제기준에도 맞지 않다. 노동생산성이 더 악화되고 기업의 활동이 위축될 것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종학 대구상공회의소 사무처장은 “국무회의 시행령 개정안은 합리적인 절충안이 아니라 기업의 부담만 늘리는 안에 불과하다”며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은 최근 2년간 최저임금이 29.1%나 인상돼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소상공인연합회도 정부 결정에 크게 반발하며 헌법소원 등 강도 높은 대응을 예고했다. 연합회는 국무회의 논의와 관련, “약정 휴일 부분은 노사협약을 맺는 대기업에 해당하는 것으로 대부분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은 해당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노동부의 시행령 개정안은 행정해석의 기준"이라며 “노동부의 과도한 행정해석으로 인한 영업생존권 침해에 대해 소상공인들의 뜻을 모아 차후 헌법소원 등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주휴시간을 최저임금 산정 기준 시간에 포함하는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심의했으나 통과시키지 못하고 이를 완화한 수정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수정안은 약정휴일을 최저임금 산정 기준에서 제외하는 내용으로, 이날 입법예고를 거쳐 오는 3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다.
구경모기자 chosim34@yeongnam.com
손선우기자 sunwoo@yeongnam.com

구경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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