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대의 시간을 담은 건축] 삼성라이온즈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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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2-07   |  발행일 2018-12-07 제40면   |  수정 2018-12-07
자연을 품은 팔각 다이아몬드…9회말 홈런 ‘인생역전 드라마’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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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징조형물 광장에서 바라본 삼성라이온즈파크의 야경(위). 삼성라이온즈파크는 8각형(OCTAGON PARK) 다이아몬드 형태의 건축 디자인이다.

국민스포츠의 첫째 종목을 꼽으라면 단연 축구라 할 것이다. 그러나 축구 못지않게 국민적 인기와 관심을 끌고 있는 종목은 야구일 것이다. 다양한 스포츠나 레저가 없었던 시절을 보낸 중년 이라면 공통된 아련한 과거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다. 축구상비군이라 불렀던 청룡·백호팀의 스타 선수들 이름과 활약상, 고교야구 전성기 시절의 응원 열기와 불세출의 스타들. 그들은 프로야구선수로, 명감독으로도 명성이 이어지고 있다. 야구를 비롯한 인기 스포츠들은 지역 연고 프로팀의 승패를 벗어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오아시스가 되고 있다.

1982년 3월 한국 프로야구 개막전이 잠실구장에서 열리며 KBO가 출범했다. 당시 국민의 정치적 관심사를 프로야구로 유인하려는 정권의 이른바 3S 정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 해 창단된 삼성 라이온즈는 모기업 삼성그룹의 본향인 대구 연고의 프로야구팀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메이저리그 개방형 구조, 8각형 평면
낮은 외야석 넘어 내부 관람석 드러나
바비큐·패밀리·잔디석·이벤트석 마련
50% 이상 녹지·산지, 자연친화형 배치
경기 없어도 전망공원 등 피크닉 즐겨
강렬한 이미지 ‘황금빛 야구공’조형물
시설 만큼 KBO 우승반열 오르길 기대

프로야구팀은 그 연고 지역에 전용구장이 있는데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은 30년 넘게 삼성 라이온즈의 홈구장이었다. 1948년 건립된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은 시설이 노후돼 2011년 새로운 야구장 건립을 추진했다. 새 경기장 부지는 대구 도시철도 2호선 대공원역 인근으로 위치, 환경, 교통, 접근성에서도 좋은 여건의 경기장이라 하겠다.

2016년 완공된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Daegu Samsung Lions Park)는 진취적인 미래도시 계획지구 한편에 위치한다. 대구의 동쪽 시지 방향으로 지하철 2호선과 연계하며 수성IC와 월드컵대로, 대구스타디움, 대구미술관, 알파시티, 수성의료지구의 신도시 지구에 인접하고 있다. 이 지역은 향후 대구 대공원과 간송미술관이 계획되어 있어 문화도시적 면모를 갖추게 된다.

일반적인 경기장은 곡선 타원 형태로 나타나지만 삼성라이온즈파크는 반듯한 수직수평면 파사드로 나타난다. 원형 평면이 아니라 8각형 평면이기 때문이다. 시지 방향에서 시내 방향으로 담티고개를 넘어올 때는 낮은 외야석 스탠드 너머로 내부 관람석이 편안하게 드러나 보인다. 경기장(달구벌대로)에서 남쪽 대구미술관(유니버시아드로)을 잇는 30m 폭의 도로명은 야구전설로로 명명되었고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노상주차장이 된다. 외부 벽면에는 삼성 야구의 전설, 영원한 국민타자 36번 이승엽의 초상 그래픽이 그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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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라이온즈파크는 부지 면적 15만1천526㎡(4만5천916평)에 지하 2층, 지상 5층으로 연면적 4만5천㎡(1만3천862평) 규모다. 고정 관람석이 2만4천석, 최대 수용인원 2만9천명이며 총사업비 1천666억원이 투입되었다. 야구장의 설계 특징은 8각형(OCTAGON PARK) 다이아몬드 형태의 독창적 건축설계 디자인이다. 메이저리그 경기장 사례를 바탕으로 한 개방형 구조는 내외야 어느 곳에도 트인 시야를 확보하는 설계다.

경기장은 관람객 중심배치를 적용하여 하절기 그늘이 최대한 확보되며 독립된 스카이 박스와 바비큐석, 패밀리석, 자연지형을 그대로 살린 잔디석과 다양한 이벤트석의 배치, 산지를 활용한 전망공원 및 산책로 조성으로 경기가 없는 날에도 여가와 피크닉을 즐길 수 있는 구장이다. 편안한 영화관을 찾듯 야구장도 쾌적한 환경에서 가족들과 음식을 먹으면서 편안하게 관람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100만 관중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자연녹지지구에 위치한 대구야구장은 자연훼손을 최소화하는 레벨계획을 하고 있다. 기존 녹지를 최대한 보전하여 50% 이상 녹지와 산지를 확보함으로써 자연친화형 배치를 하였다. 콤팩트한 필드계획으로 관람객과 선수 사이 거리를 최대한 근접시켜서 현장감을 극대화하고 있다.

경기장 전면 광장에서는 황금빛 야구공이 빠른 속도로 부딪치는 강렬한 이미지의 상징조형물 ‘blue FEVER’가 눈길을 끈다. 조형물은 공모작 발표 당시 모 TV 방송 프로그램의 로고와 유사하다는 표절작 시비로 물의가 있었지만 그대로 건립되었다.

KBO리그는 최근 3년 연속 연간 관중 800만명을 넘기고 있고 1천만명 관중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어느 스포츠 신문이 KBO리그 10개 구단이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9개 구장 중 최고 구장과 최악의 구장을 뽑는 설문을 최근 조사한 적이 있다. 최고 구장 1위는 2014년 개장한 광주의 기아챔피언스필드 구장이 선정되었고 2위는 1표 차이로 2016년 문을 연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가 선정됐다. 국내 유일의 전천후 실내 구장인 넥센 히어로즈의 고척 스카이돔은 3위에 그쳤다. 반면에 오래된 구장인 창원 마산의 NC 다이노스 구장과 대전의 한화 이글스 구장은 최악의 구장으로 뽑혔다.

최근의 새 구장은 시설 환경면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밖에 없지만 경기장 수준은 단지 관중석의 편의성만을 기준하지 않는다. 밖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선수들을 위한 라커룸 등의 내부 편의시설과 위치, 환경, 교통, 접근성의 상관관계가 중요한 것이다. 시민들은 삼성라이온즈파크 경기장의 시설 순위만큼 KBO리그 순위도 우승 반열에 오르기를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삼성 라이온즈의 2016~2017시즌 성적은 최하위권인 9위로 마감됐다.

한국 프로야구 원년의 개막전이 열렸고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가 함께 홈구장으로 쓰는 잠실야구장은 대구의 건축가 고(故) 후당 김인호(대아건축)의 설계 작품이다. 잠실 대로변에 위치하여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경기장의 환한 조명으로 마치 거대한 인공위성이 내려앉은 듯한 분위기의 도시풍경을 자아낸다.

짜릿한 9회 말 역전 끝내기 홈런이 일어나는 것이 바로 야구 경기다. ‘인생은 9회 말부터’ 인생역전 드라마를 기대하기에 사람들은 야구경기장으로 몰려드는지도 모르겠다.

한터시티건축대표·전 대구경북건축가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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