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을 넘은 캐스팅…더 풍성해진 한국영화

  • 윤용섭
  • |
  • 입력 2018-12-03 08:06  |  수정 2018-12-03 09:33  |  발행일 2018-12-03 제23면
■ 外人배우 출연 잇따라
20181203
‘PMC 더 벙커’ 출연진
20181203
자레드 그라임스
20181203
제니퍼 엘
20181203
뱅상 카셀

한국영화에 출연하는 외국 유명배우들의 발걸음이 잦아지고 있다. 작품성과 대중성을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한국영화의 높아진 위상을 말해주는 방증일텐데, 이는 할리우드는 물론 다수 국가로부터 한국영화 콘텐츠에 대한 리메이크와 판매 문의가 끊이질 않고 있다는 점에서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세계적인 감독 반열에 올라 있는 박찬욱, 봉준호, 김지운 감독 등을 향한 기대와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인 만큼 한국영화를 바라보는 그들의 시선은 더욱 호의적일 수밖에 없다. 한국영화 출연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주인공들을 만나본다.

‘국가부도의 날’ 뱅상 카셀
‘스윙키즈’ 자레드 그라임스
유명배우 작품 줄줄이 개봉

봉준호 등 세계적 감독 배출
높아진 한국영화 위상 확인


◆국내 감독들과의 유대감 과시

최근 몇 년간 외국 유명배우들의 등장은 국내 관객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들 역시 평소 한국영화에 대한 좋은 인식을 갖고 있었고, 본인의 경력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흔쾌히 출연을 결심했다는 후문이다. 먼저 영화 ‘피아니스트’와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으로 얼굴을 알린 독일 배우 토마스 크레취만이 있다. 지난해 개봉한 ‘택시운전사’에서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을 취재해 세상에 알리려는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 역으로 인상적인 모습을 남겼다. 그는 박찬욱 감독의 열혈팬이기도 한데, ‘택시운전사’ 촬영 당시 응원차 현장을 방문한 박찬욱 감독에게 “평소 존경했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영화 ‘테이큰’ 시리즈로 큰 사랑을 받아온 리암 니슨도 주목을 받았다. 영화 ‘인천상륙작전’(2016)에서 UN 연합군의 총사령관 맥아더 장군 역으로 출연한 그는 분량은 많지 않았지만 묵직한 존재감으로 영화의 완성도에 힘을 보탰다. 매 작품 새로운 캐릭터 변신으로 화제를 모은 틸다 스윈튼과 ‘캡틴 아메리카’의 크리스 에반스는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2013)에서 각각 메이슨과 커티스 역으로 출연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틸다 스윈튼은 봉준호 감독에 대해 “그는 내 형제”라고 표현할 만큼 끈끈한 유대감과 신뢰감을 표시했다. 그는 봉준호 감독의 ‘옥자’(2017)에도 1인 2역으로 출연했다.

◆한국영화의 높아진 위상을 방증

올해는 특히 대미를 장식할 한국영화 3편이 대거 등장해 주목된다. 지난 달 28일 개봉한 ‘국가부도의 날’에는 뱅상 카셀이 얼굴을 비쳤다. 영화 ‘라빠르망’ ‘제이슨 본’ ‘블랙 스완’ ‘오션스 트웰브’ 등에서 보여준 탁월한 연기력과 특유의 매력으로 국내 관객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그의 첫 한국영화 출연이다. 뱅상 카셀은 협상을 위해 비밀리에 입국한 IMF 총재로 분해 강렬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시종 여유로운 태도와 치밀하고 냉정한 전략으로 구제금융이 필요한 한국정부를 압박하는 모습은 특히나 인상깊다. 그의 캐스팅 과정에 대해 영화사 집 이유진 대표는 “존재감이 필요한 중요한 역할이라 고민이 컸다. 무작정 뱅상 카셀의 에이전시에 제안을 했고 배우 역시 IMF 총재를 연기한다는 점, 한국 영화에 대한 관심, 시나리오의 흥미로움으로 흔쾌히 출연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뱅상 카셀은 “예전에 일어났던 사건이 왜 지금까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궁금했다”며 “이번 작품을 통해 당시 한국의 상황을 많이 배울 수 있었다”고 출연소감을 전했다.

오는 19일 개봉하는 ‘스윙키즈’에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을 위한 공연의 메인 댄서로 활약한 바 있는 브로드웨이 댄서 출신 배우 자레드 그라임스가 출연한다. 오합지졸 댄스단 스윙키즈의 리더 잭슨 역이다. 2014년 아스테어 어워드 최고의 남자 퍼포머 상을 수상하며 세계적 주목을 받은 그는 안무 아이디어까지 직접 해내며 기존 한국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압도적인 댄스 퍼포먼스와 완벽한 케미스트리로 ‘스윙키즈’의 앙상블을 풍성하게 완성했다. 강형철 감독은 “자레드 그라임스의 탭댄스는 인간이 할 수 있는 정도인가 싶을 정도로 훌륭했다”며 “캐릭터를 정확히 이해한 연기를 보여주었고, 유쾌한 에너지가 넘쳐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와 호흡을 맞춘 도경수(로기수 역) 역시 “자레드 그라임스와 춤을 출 수 있는 것만으로도 정말 기분이 좋았고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26일 개봉하는 ‘PMC 더 벙커’에는 글로벌 용병 블랙리저드팀으로 분한 외국배우들이 대거 등장한다. 극중 캡틴 에이헵(하정우)을 제외한 총 12명이다. 누구보다 빠르고 완벽한 실력을 갖춘 블랙리저드팀은 지금까지 한 번도 작전에 실패한 적 없는 막강한 팀으로 설정됐다. 때문에 이에 부합된 배우들을 불러 모으기 위해 할리우드 전문 캐스팅 디렉터가 나섰고, 총 3년여의 시간이 소요됐다. 그 중 케빈 두런드, 마릭 요바, 스펜서 다니엘스는 실제로 할리우드와 영국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배우다. ‘쿨 러닝’(1994)에서 율 브레너 역으로 출연한 마릭 요바는 최근 유행하는 신조어 ‘탈룰라’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또 실제 용병 출신 줄리안 후아킨, 제임스 스틸, 제프 보슬리, 폴 메익스너, 쿠람바쿱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 노련한 액션으로 극의 생동감과 긴박감을 더했다.

김병우 감독은 “시나리오 속 총기나 화기를 다루는 액션에 따로 디렉팅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 다들 충분한 실력을 갖췄다. 덕분에 전투장면을 쉽게 촬영할 수 있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특히 ‘킹스 스피치’ ‘오만과 편견’으로 잘 알려진 제니퍼 엘이 비중있는 CIA 핵심팀장 맥켄지 역으로 출연해 눈길을 끈다. 그는 “흥미로운 콘셉트였고 이야기엔 특유의 동력도 있다. 지금까지 했던 영화들과는 달리 에너지와 활력이 넘친 작품”이라며 애정을 전했다.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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