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의 늪 탈출 시동”…고급세단·SUV·쿠페 줄줄이 출격 대기

  • 손선우
  • |
  • 입력 2018-12-01  |  수정 2018-12-01 09:14  |  발행일 2018-12-01 제13면
■ 연말연시 신차 출시 봇물 예고
20181201
자동차업계가 ‘연말은 쉬어간다’는 통념을 깨고 신차를 잇따라 출시한다. 신차판매 확대로 자동차시장의 불황을 이겨내기 위해서다. 폴크스바겐 플래그십 세단 아테온, 제네시스의 부분 변경 모델인 ‘G90’, 한국GM의 9세대 말리부. (위부터 시계방향) <현대자동차, 한국GM, 폴크스바겐 제공>

내년도 자동차 시장의 수요 성장률은 1%대로 예상된다. 현대차의 어닝 쇼크, 수입차의 내수시장 강세, 현대·기아차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 등 여러 악재도 겹쳤다. 이런 상황에서 자동차업계가 연말연시를 맞아 신차를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침체된 자동차 시장의 경기 반등을 노린 전략이다.

◆신차 효과로 경기 반등

국내 완성차업계에서 출시하는 차량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브랜드는 ‘제네시스’다.

현대차는 지난달 27일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최상위 세단 ‘EQ900’ 부분변경 모델 ‘G90’을 출시했다. 제네시스는 도요타의 렉서스처럼 현대차가 최고급차 시장에 도전하겠다며 2015년 출범시킨 브랜드다. 현대차는 제네시스를 출범하면서 초대형 고급 세단인 에쿠스의 인지도를 살리기 위해 국내 시장에선 EQ900 이름을 달았는데, 이번에는 G90으로 바꿔 라인업 이름을 통일했다.

새로 출시된 G90은 공식 출시 전부터 소문을 타며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12일부터 사전계약을 받았는데 6천713대가 계약됐다. 이전 모델인 EQ900의 올해 1~10월 월평균 판매대수(669대)의 10배가 넘는 물량이다.

G90은 부분변경 모델이지만 외형과 편의사양 등을 신차 수준으로 확 바꿨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특히 전면부가 크게 달라졌다. 오각형 모양에 아래쪽이 뾰족한 ‘크레스트 그릴’과 네 개의 램프로 구성된 ‘쿼드램프’ 헤드라이트를 장착했다. 제네시스 고유 패턴인 ‘지-매트릭스(G-Matrix)’는 그릴과 램프, 휠 등에 적용했다. 다이아몬드를 빛에 비췄을 때 볼 수 있는 모습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인 패턴이다. 무채색 위주였던 외장 색깔은 빨간색과 은색 계열을 추가하고 내장 색깔로 파란색 등을 추가했다.

차량 전체에 수평 라인을 적용해 시각적 안정감도 높였다. 실내엔 소재를 고급화해 플래그십 세단의 정체성을 강조했다. 센터페시아 스위치 개수를 줄이고 복잡한 요소를 최대한 단순화한 것도 특징이다. 중앙에서 바큇살이 퍼지는 멀티스포크 형상의 18인치 전용 휠도 인상적이다.

최신 기술을 대거 적용한 점도 눈에 띈다.

국산차 최초로 신규 내비게이션 지도 및 소프트웨어를 무선으로 다운로드해 자동 업데이트하는 ‘내비게이션 자동 무선 업데이트’가 탑재됐다. 보통 차량에 매립된 내비게이션은 운전자가 정기적으로 프로그램을 업데이트해야 한다. 소음이 발생하면 반대 음원을 만들어 소음을 제거하는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 가속 페달을 밟지 않으면 자동으로 변속기를 중립에 놓아 연비를 2~3% 향상시켜 주는 ‘지능형 코스팅 중립제어’ 등의 신기술도 적용됐다. 터널이나 공기가 좋지 않은 지역에서는 자동으로 바깥 공기를 차단해주는 ‘외부 공기 유입 방지 제어’와 실내 공기를 정화해주는 ‘공기 청정 모드’ 등도 있다.

또 머신러닝 기법을 활용해 차량에 기록되는 유의미한 정보로 차량 운행 습관을 분석, 배터리와 브레이크 패드 관리 등의 운전자 맞춤형 차량 관리 가이드를 제공하는 ‘지능형 차량 관리 서비스’가 도입됐다.

제네시스 G90은 국내에 이어 내년 상반기부터 미국·캐나다·러시아·중동 등에 순차 출시될 예정이다. 가격은 3.8 가솔린 7천706만원, 3.3 터보는 가솔린 8천99만원, 5.0 가솔린은 1억1천878만원부터다.

현대차는 G90 출시를 계기로 제네시스의 해외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

미국, 캐나다, 러시아, 중동 등 해외 시장에서 제네시스(G70·G80·G90) 판매량은 2016년 1만3천164대에서 지난해 2만2천273대로 늘었다가 올해엔 1~10월 1만8천833대 팔리는 데 그쳤다.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4.8% 감소한 것이다. 현대차는 우선 한국에서 G90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고, 내년부터 공격적인 해외 마케팅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제네시스 부분 변경 모델인 G90
외형·편의사양은 신차 수준 바꿔
입소문 나며 사전 계약 6천713대

8단 변속 대형 SUV 팰리세이드
V형 6기통 가솔린 엔진에 주력
중형시장서 존재감 커진 말리부
전면 디자인 역동적 업그레이드
4도어 쿠페 아테온도 5일 출시


◆대형 SUV와 중형 세단 쿠페도 출시

현대차는 또 대형 스포츠유틸리티(SUV) 시장을 잡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달 중 현대차의 새 플래그십 대형 SUV ‘팰리세이드’가 출시된다. 차명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 해변의 지명인 ‘퍼시픽 팰리세이즈’에서 따왔다. 태평양이 보이는 절벽 위 고급 주택지구다. 하이킹 코스와 고급 골프장, 공원 등이 많아 현지인 사이에선 여가를 즐기기 좋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팰리세이드는 30일 사전계약 첫날 3천468대의 실적을 올렸다. 이는 포드 익스플로러와 혼다 파일럿 등 동급 외산 대형 SUV의 작년 평균 5개월치 판매량에 가까운 수치다. 또 지난해 연간 국내 대형 SUV 산업 수요(4만7천대)의 7%에 해당한다. 현대차는 역대 현대차 모델의 사전계약 첫날 대수 기준으로 그랜저IG(1만6천88대), 싼타페T(8천193대), EQ900(4천351대)에 이어 네 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8인승으로 만들어지는 팰리세이드는 현대차의 차세대 대형 SUV 플랫폼을 사용해 전체 길이와 실내 공간이 기존 차량보다 크게 넓어진다. 파워 트레인은 디젤 모델도 출시되지만 V형 6기통 가솔린 엔진이 주력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전륜구동 방식을 채택했으며 8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될 것으로 전해졌다.

팰리세이드는 운전석에서부터 3열 승객석에 이르기까지 모든 공간에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UX)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실내 디자인은 복잡한 구성요소를 배제하고 간결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스타일로 마무리하고, 운전자와 승객들의 실사용 공간을 고려해 동급 최대 수준의 공간성(헤드룸·레그룸)을 확보했다. 레저스포츠와 여행·쇼핑 등을 위해 2~3열 공간을 스마트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한 다양한 시트 베리에이션(Variation)도 특징이다.

한국GM은 지난달 26일 쉐보레 말리부의 부분변경 모델을 공개했다. 쉐보레 말리부는 1964년 데뷔 이후 현행 9세대까지 이르며 많은 사랑을 받은 ‘미국을 대표하는 세단’ 모델이다. 국내에서는 8세대부터 판매됐고, 9세대 말리부는 ‘다운사이징’의 흐름을 가장 잘 반영한 차량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한국GM은 가솔린 중형 세단 시장에서 꾸준한 존재감을 과시해온 쉐보레 말리부의 디자인과 엔진 라인업을 다듬었다. 외관은 전면을 대대적으로 다듬었다. 더욱 과감히 연출된 듀얼 포드 프론트 그릴과 날렵한 헤드라이트, LED 주간주행 등을 더해 역동성을 강조했다.

파워트레인 라인업도 확장했다. 전자식 워터 펌프 및 전자식 웨스트게이트 등 최신 기술을 대거 적용한 E-터보 엔진을 추가했다. 1.35L의 작은 배기량에서도 156마력과 24.1㎏·m의 출력을 확보한다고 알려졌다.

오는 5일에는 폴크스바겐이 플래그십 세단 아테온을 정식 출시한다. 2017년 3월 스위스 제네바모터쇼에 세계 최초로 모습을 드러낸 4도어 쿠페다. 폴크스바겐그룹 전체에서 폭넓게 활용하고 있는 MQB 플랫폼을 기반으로 설계했다. 엔진이 앞쪽에 가로 배치되는 구조다. 덕분에 휠베이스는 2천840㎜로 넓다. 이 차의 크기는 길이 4천860㎜, 높이 1천870㎜, 너비 1천450㎜이다. 부분적으로 보닛의 양쪽 날개와 앞쪽으로 길게 뻗은 라디에이터 그릴이 돋보인다. LED 헤드램프와 주간주행등은 보닛과 라디에이터 그릴의 크롬 크로스바와 결합했다. 동급 대비 넉넉한 뒷좌석도 갖췄고 디지털 액티브 인포 디스플레이,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의 디지털 편의장치를 채용했다.

이 차량은 유럽 신차 안전도 평가(유로 NCAP)에서 최고 등급인 별 다섯 개를 획득했다. 특히 성인 탑승자 보호 영역 96%, 어린이 탑승자 보호 영역 85%라는 높은 점수를 받았다. 전면 에어백, 앞·뒷좌석 사이드 에어백, 사이드 커튼 에어백 등을 넣었고 경추 손상 방지 헤드레스트, 긴급제동보조시스템 등 추가 기능이 들어갔다. 가격은 미정이다.

손선우기자 sunwoo@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경제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