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훤당 김굉필 선생 ‘불천위 제사’

  • 글·사진=이외식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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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1-21   |  발행일 2018-11-21 제12면   |  수정 2018-11-21
달성 현풍읍 서흥김씨 종가서 열려
전국서 종인 30명 참례
한훤당 김굉필 선생 ‘불천위 제사’
지난 8일 달성군 현풍읍 지리 못골마을 한훤고택 광제헌 제청에서 서흥김씨 종친들이 불천위 제사를 모시고 있다.

지난 8일 달성군 현풍읍 지리 못골마을 서흥김씨 종가인 한훤고택 광제헌(光霽軒)에서는 한훤당 김굉필 선생의 덕을 숭모하는 불천위 제사(不遷位 祭祀)가 거행됐다. 소학세가(小學世家)란 편액이 걸린 광제헌 제청(祭廳)에서 치러진 불천위 제사는 종손 김백용씨(74)를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참례한 서흥김씨 종인 30명이 선생의 유덕을 기리며 숭모했다.

이날 불천위 제사는 한강 정구 선생 가례를 따르면서 감실(龕室)에 안치된 신주를 모셔와 예를 갖췄다. 높게 쌓은 다양한 제물을 진설하고 가양주인 ‘스무주’로 헌작하는 삼헌례로 치렀다. 불천위 제사는 조상의 덕을 현양하고 혈족의 정을 나누는 과정을 통해 문중성원으로서 정체성을 확립하고 자긍심 고취에도 큰 역할을 한다.

불천위는 나라에 큰 공훈이 있거나 도덕심과 학문이 뛰어나 4대가 지나도 신주를 묻지 않고 사당에 영구히 두면서 제사를 지내는 종가에 전승되는 독특한 제례문화다. 국불천·향불천·사불천 세 종류가 있는데, 국불천은 백성에게 존경받는 정2품 이상의 시호를 받은 관리에게 임금이 직접 예조에 명해 추대하며, 한훤당 제사는 국불천위다.

김굉필 선생은 어릴 때부터 성격이 호방해 의리를 중시한 선비로서 성리학의 근본철학을 소학에서 깨달을 수 있다고 해 소학동자로 지칭됐다. 갑자사화 때 점필재 김종직 선생의 문하란 이유로 사약을 받아 연산군 10년(1504) 음력 10월1일에 돌아가셨는데, 중종반정 후 제자인 조광조 등에 의해 신원돼 우의정으로 사후 증직됐다. 퇴계 이황 선생과 남명 조식 선생은 한훤당 선생을 도학의 대종이라 추앙했으며 조선 유학 사상의 지평을 연 인물이다.

20세손인 김백용 종손은 “물질문명에 찌든 현대사회의 부조리를 옛 선현의 말씀을 거울 삼아 우리의 정신문화를 이해해 가치관 정립에 젊은층이 앞장설 때”라며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글·사진=이외식 시민기자 2whysi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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