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산업의 쌀’ 베어링, 100년 미래를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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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1-20 00:00  |  수정 2018-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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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움직이는 모든 물건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이들 물건 속에 모두 베어링이 들어 있다는 사실이다. 베어링은 ‘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기계의 중요 부품으로, 움직이는 모든 물건에 들어 있다고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다양하게 사용된다.
 가장 쉬운 예로 우리가 매일 접하는 컴퓨터에는 각종 데이터를 저장하는 하드디스크가 들어 있는데, 하드디스크는 데이터의 내용을 회전하는 디스크상에 저장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고속으로 회전하는 디스크의 성능을 좌우하는 가장 결정적인 부품 중 하나가 베어링이다. 마찬가지로 사무실에서 흔히 접하는 복사기가 고속으로 작동하면서도 종이가 걸리지 않게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부품 역시 베어링이다.
 산업현장에서의 베어링의 쓰임은 더욱 다양해진다. 각종 산업 부품들이 처음 생산되기 시작하는 설비에서부터 기계의 제작까지 수도 없이 사용된다. 특히 베어링의 대표적인 산업은 자동차분야로, 베어링의 50%가 현재 자동차와 관련돼 활용되고 있을 정도다. 자동차 한 대에 평균 100~300개 이상의 베어링이 사용되며 철도, 비행기,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진공청소기 등에도 베어링이 사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반도체, LED, 로봇 솔루션, 태양광, 풍력 등의 신산업 분야에서도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기계를 움직이는 이음새 역할을 하는 베어링의 최적 상태를 정밀하게 제작하는 것은 고도의 기술이라 할 수 있다. 베어링은 초정밀.초고속.고내구성 기술이 집약된 최첨단 기술로, 스웨덴과 독일 등의 6개 기업이 세계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선진국 중심으로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항공.우주.정밀공작기계산업 등 최첨단 산업분야에 베어링 제품이 활용돼 향후 첨단산업의 주도권을 판가름할 주요 산업으로 인식되면서 선진국에서는 이와 관련한 개발을 집중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최근 우리 경제는 저성장 기조 속에서 신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추진 중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산업분야 중 하나가 바로 베어링이다. 우리나라의 주력 제조업 분야인 자동차, 기계, 철강 및 조선 산업을 육성함과 동시에 에너지, 우주항공 등 신종 유망 산업분야에서도 중요한 핵심부품을 확보해 베어링이라는 기술 하나만으로도 미래 산업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선진국에 비해 조금 늦었지만 우리 정부에서도 첨단베어링 산업을 육성해 나갈 계획을 수립 중에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영주시가 있다. 영주시가 첨단산업에 주목하게 된 것은 10여 년 전으로, 일찌감치 신산업을 선점하기 위해 2011년 세계적 자동차부품 기업인 일진그룹과 3천억원 규모의 투자양해 각서를 체결하고 베어링을 영주시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기 위해 힘써왔다. 그동안의 노력과 성과를 발판으로 지난 8월31일에는 국토교통부에서 발표한 국가산업단지 후보지로 최종 확정됐으며 11월에는 국내 유일의 베어링 시험평가 기관인 하이테크베어링 시험평가센터가 영주에서 문을 열고 운영을 시작했다.
 

영주시는 국내 베어링산업 지도를 보았을 때 중간 지점에 있어 위치상의 이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 베어링 산업을 이끌고 있는 토종기업인 일진이 터를 잡고 있고, 영주시의 적극적인 투자 유치로 일진 관련 납품업체가 지속적으로 옮겨오고 있는 상황이다. 영주 첨단베어링산업단지가 국가산업단지 후보지로 최종 선정되면서 베어링 관련 산학연이 한곳에 모여 상호 협력 속에 첨단산업의 눈부신 발전을 만들어낼 기회를 갖게 됐다. 성공적으로 추진하게 된다면 지역의 100년 미래를 이끌 산업 기반이 조성되는 만큼 장밋빛 청사진 제시가 아니라 실질적인 계획 수립과 추진으로 우리나라의 첨단베어링산업 발전과 함께 지역의 자생력으로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장 욱 현 (영주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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