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구은행장 선임절차 본격적으로 착수하나

  •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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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1-19   |  발행일 2018-11-19 제21면   |  수정 2018-11-19
[이슈분석] 오늘 대구銀 이사회…지주사와 갈등 끝날까

그룹 지배구조 규정개정 통과에 난색을 표하며, DGB금융지주사와 갈등관계를 지속해 온 DGB대구은행이 19일 마침내 이사회를 연다.

DGB지주이사회가 지배구조 규정개정 최종 통과시한으로 못박은 19일 은행측이 이사회를 개최한다는 점에서 분위기는 그리 나쁘지 않다. 고심 후 내린 이사회 개최 결정인만큼, 규정개정 통과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무엇보다 이날 은행 이사회가 규정개정을 통과하면 7개월째 공석중인 은행장 선임절차는 곧바로 개시될 수 있을 전망이다. 지주 이사회측은 연내에 행장 선임을 매듭짓겠다는 입장이다.

◆은행 이사회 극적 개최 결정 배경은

18일 DGB금융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대구은행은 19일 오후 ‘그룹 지배구조 규정개정’ 통과여부를 의결하기 위해 이사회를 개최한다. 지난 8일 통과를 보류시키고, 대신 지주 이사회에 과감하게 사전 요구사항까지 전달하며 ‘승부수’를 던진 지 꼭 11일만이다. 은행 안팎에선 규정개정 통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는 최근 은행이 당면한 여러 상황을 감안한 것이다. 우선 은행 이사회가 규정개정을 최종 거부하면 2011년 DGB금융지주사 창립 이래 처음으로 지주사가 불가피하게 ‘주주권’을 발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지주 이사회는 은행 이사회가 좀더 신중한 결정을 하도록 규정개정 통과 데드라인을 4일(15→19일) 늦췄다. 만약 주주권이 발동되면 은행 이사회를 건너뛰고 은행의 유일한 주주인 ‘지주’가 직접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주주총회’를 소집해 규정개정이 포함된 ‘정관’을 변경하게 된다. 주식회사의 정관은 법적 구속력을 갖는다. 이사들이 정관을 위반하면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한다. 지주사중심체제의 금융사에서 자회사가 지주사에 반기를 든 모양새로 인식돼 외부엔 DGB금융 그룹 내부에 지배구조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다는 점을 대놓고 광고하는 셈이 된다. 기업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이 될 수 있다. 지주사는 조직안정차원에서 이 같은 상황도 감내하겠다는 것이다. 여태 지주사와 힘겨루기를 해온 은행 이사들의 심경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 지켜볼 대목이다.


지배구조 규정개정案 통과되면
지주사 최고경영자추천委 가동
절차개시 선언 후 40일 이내 선발
내부 출신 인사들로 후보군 압축
“올해 안에 새 행장 뽑을 것” 방침


지역사회 정서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대구은행의 올 3분기 영업실적은 쪼그라들었다. 은행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각각 10.4%, 7.9%나 감소했다. 코스피 상장사인 DGB금융지주의 수많은 일반 주주들도 손실우려감으로 불안하다.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된 은행발 DGB사태에 대해 지역사회가 피로감을 호소하는 것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그룹 내 자회사 중 이사회가 구성돼 있는 하이투자증권(13일), DGB생명(15일)은 이미 지배구조 규정개정을 마쳤다. 은행의 선택만 남았다.

◆차기행장선임 올해 안 넘기고 가능할까

만약 은행 이사회가 이날 뒤늦게라도 규정개정을 통과시키면, 차기 행장 선임절차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사실 이는 지주사와 은행의 이사진이 모두 원하는 것이다.

규정개정 통과 후 은행 이사회가 차기행장 선임절차개시를 요구하면 지주사가 ‘자회사 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자추위)’를 가동한다. 현재 행장이 없는 상황인 점을 고려해 ‘비상시 규정’에 따라 새 행장은 자추위의 승계절차개시선언 이후 40일 이내 뽑아야 한다.

자추위가 행장후보 자격요건을 확정하면, 롱 리스트·숏 리스트 등 단계적으로 압축한 뒤 후보군 검증작업이 진행된다. 이어 은행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자추위’가 추천한 최종후보자를 대상으로 재검증을 한 뒤 이의가 없으면 주총 안건으로 상정하게 된다. 은행 사외이사들은 이 과정에서 자추위의 ‘행장 자격기준’ 마련 및 후보 리스트 압축과정에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바뀐 규정에 따르면 지주 이사회가 행장후보 추천권을 전적으로 갖게 된다. 하지만 은행이 현재 특수상황인 점을 감안, 이번 차기 행장선임절차건에 한해서만 은행 사외이사들의 의견을 수렴키로 했다.

지주 이사회측은 은행 이사회와 원만하게 논의해 내부(퇴직인사 포함) 출신들로만 한정해 후보군에 올려놓고 검증작업을 할 생각이다. 연내에 행장을 결정, 해를 넘기지 않겠다는 게 지주사의 기본방침이다.

차기 행장후보로 거론되는 상당수 은행 임원출신이 연루된 ‘수성구청 펀드손실보전의혹’과 관련된 검찰 조사가 최근 모두 종료돼 곧 수사결과 발표만 앞두고 있다. 금융당국도 펀드손실보전 관련 검찰 수사결과가 나오면, DGB에 대한 별도 제재관련 심의를 서둘러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럴 경우, 차기행장 선출은 악조건속에도 나름 속도를 낼 수 있게 된다. 물론 규정 통과 후에도 행장 자격요건 완화와 관련, 지주-은행 이사회 간 의견차가 커지면 일정 전체는 뒤틀릴 수도 있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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