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대 ‘총장 + 취업본부장’ 1인 2역…학생일자리 직접 뛰는 김상호 총장

  • 박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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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1-19 07:54  |  수정 2018-11-19 07:54  |  발행일 2018-11-19 제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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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호 대구대 총장(오른쪽 둘째)이 장길화 세안정기 대표(대구대 총동창회장·왼쪽 첫째)를 만나 학생 취업을 위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대구대 제공>

지난 6월 취임한 대구대 김상호 총장은 총장 외 직함이 하나 더 있다. ‘김상호 진로취업본부장’이다. 그는 총장 직함과 함께 총장 직속기구인 진로취업본부장의 직함을 갖고 있다. 대학 총장이 직접 취업 관련 부서 보직을 맡아 진두지휘를 하는 것은 다른 대학 사례를 비춰봤을 때 이례적이다.

대구대와 함께 대구사이버대 총장을 함께 맡고 있는 그의 일정은 항상 빼곡하다. 이런 상황에서도 총장이 직접 학생 취업을 챙기는 것은 대학의 경쟁력이 바로 ‘취업’에서 나온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는 취임할 때 학생 취업을 위해 기업 300곳을 찾아가겠다고 공언했고, 현재까지 50여개의 기업을 방문했다. 그는 기업을 방문할 때마다 기업 관계자에게 총장 명함이 아닌 진로취업본부장 명함을 건넨다. 그리고 “좋은 인재를 길러낼 테니 대구대 학생을 잘 부탁드린다”는 말을 항상 덧붙인다.

취임때 “기업 300개사 찾겠다” 약속
6개월새 50여개사 방문 열혈 홍보
앵커·국회의원 등 각계 전문가 섭외
매주 진로취업 특강 열고 직접 진행

부본부장 김창훈 교수 활약도 눈길
자신 휴대폰번호 새긴 티셔츠 입고
교내서 취업지원 홍보·즉석 상담

이뿐만이 아니다. 김상호 총장은 ‘진로취업스페이스’라는 저학년을 대상으로 한 진로취업 관련 수업을 직접 맡아 진행하고 있다. 매주 목요일 오후 2시에 진행되는 이 수업은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특강자로 나서는 릴레이 특강 형식으로 진행된다. 특히 김 총장은 학생들이 원하는 분야의 전문가를 섭외하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지금까지 방송사 앵커, 게임회사 프로그래머, 여경(여자 경찰) 등이 특강자로 나섰다. 이들 모두는 학생들이 섭외를 요청한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이다. 총장의 탁월한 섭외력으로 유명 인사가 특강자로 등장하기도 한다. 지난 8일에는 사립유치원 비리 폭로로 국정감사 스타가 된 박용진 국회의원이 이 수업 특강자로 나섰다. 수업이 끝날 때마다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맞춤형 특강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김 총장은 11월부터 점심시간을 이용해 각 단과대학을 찾아다니며 취업간담회를 갖고 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학과 교수들을 만나 학생 취업에 걸림돌이 되는 문제점을 직접 듣고 해결하기 위해 뛰고 있다.

이러한 총장의 행보에 맞춰 진로취업본부 부본부장을 맡고 있는 김창훈 교수(컴퓨터정보공학부)는 아예 진로취업본부 홍보대사가 되길 자처했다. 김 부본부장은 편안한 복장에 자신의 휴대전화번호와 ‘일자리해결싱크탱크’란 문구가 적힌 티셔츠와 조끼를 직접 제작해 입고 다니면서 진로취업본부를 적극 알리고 있다. 그리고 매주 점심시간을 이용해 학생 식당을 찾아 학생들에게 명함을 건네며 교내 취업 프로그램을 홍보하거나 즉석에서 취업 상담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는 교수로서의 품위를 내려놓고 학생들에게 편안하게 다가가기 위해 이 방법을 택했다. UDT(해군 특수전전단) 출신인 그는 일을 추진하는 데 있어 탁상공론보다 몸으로 직접 뛰며 과감성과 추진력을 보여준다. 그렇다고 그가 취업 분야 전문성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그는 2015년부터 IPP센터 소장을 맡으면서 채용연계형 현장실습을 적극 도입해 현장실습을 한 학생들이 실제 취업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대구대는 올해 4월 ‘IPP형 일학습병행제 사업 평가’에서 2년 연속 우수대학에 선정되기도 했다.

최악의 청년실업난을 겪고 있는 후배들을 위해 동문들도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 10월 동문기업들이 나서 ‘동문기업과 함께하는 취업한마당’을 연 것. 올해로 10년째 이어 온 이 행사는 선후배 간의 끈끈한 정을 보여주는 사례로, 동문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10년째 동문기업 박람회를 열고 있는 대학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 취업박람회에는 <주>세안정기 등 지역의 우수 강소기업 10곳이 참가해 채용 상담을 진행했다. 또한 정부의 청년고용정책과 대학의 진로취업 프로그램 안내와 상담도 함께 실시했다.

이 행사를 주관한 장길화 대구대 총동창회장(세안정기 대표)은 “우리 기업도 지금까지 10여명의 우수한 후배 직원을 채용했다”면서 “동문기업과 대학일자리센터가 연계해 마련된 이번 취업박람회가 후배들의 취업 경쟁력을 높이고 취업문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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