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스라밸과 문화예술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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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1-14 07:55  |  수정 2018-11-14 07:55  |  발행일 2018-11-14 제28면
[문화산책] 스라밸과 문화예술교육
이재경<아트앤허그 대표>

몇 해 전 오직 현재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는 소비패턴인 ‘욜로(You Only Live Once)’가 유행하더니, 올해는 ‘워라밸’이라는 단어를 많이 듣게 된다. 워라밸은 주당 근무시간 강제 단축 등의 환경으로 일과 삶의 균형을 찾는다는 뜻(Work and Life Balance)의 줄임말이다. 직업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나 본인의 경험이나 주변의 직장인들을 볼 때 제시간 퇴근은 여러 사람의 눈치를 보아야 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런 현상은 다만 우리나라 성인들만의 문제일까? 우리아이들에게는 ‘스라밸(Study and Life Balance)’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아이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방과 후 여러 학원을 다니며 유년기를 보낸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오전 8시 전에 등교해야 하고 야간자율학습까지 하면 밤 10시가 넘어 귀가한다. 거기다 학원까지 다니면 밤 12시가 넘기도 하고 주말에도 특강을 듣기 위해 온전한 휴식을 가지기 힘들다. 과도한 경쟁과 획일적인 교육과정, 충분한 탐색과 경험을 가질 겨를도 없이 청소년기를 보내게 된다.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교육부에서는 자유학기제, 진로, 동아리학습 등을 학교에서 운영하며 청소년에게 충분한 진로의 경험과 학습에 스스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또한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등에서는 학교예술교육과 학교 밖 예술교육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필자도 몇년간 꿈다락 토요문화학교라는 10대들을 위한 문화예술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 경험이 있다. 어떻게 하면 좀 더 참여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흥미있게 참여할 수 있을까를 가장 중심에 두고 만들었다. 참여해본 학생들은 단순히 재미있었다는 내용에서부터 “지금까지는 해보지 못한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아주 오래 기억에 깊이 남을 것 같다”고 한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청소년들의 연령이 올라갈수록 토요일 3시간 동안 진행하는 프로그램조차 시험기간이 몇 주 앞에 다가오면 국영수 학원 수업보강으로 참여가 힘들겠다는 연락이 온다는 것이다.

우리의 신체와 뇌는 적절한 일과 적절한 휴식이 있을 때 능률이 상승된다. 또한 좌뇌와 우뇌의 균형있는 자극이 필요하다. 문화예술활동은 예술적 가치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함께 참여하면서 서로 소통하고 공감하는 법을 배운다. 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스스로와 타인을 알아가고 협업과 문제해결력 등도 경험할 수 있다. 또한 작은 완성의 성취감과 작은 실수와 실패를 배움으로 청소년들은 앞으로 인생에서 겪게 될 도전과 새로움 앞에 좀 더 주도적으로 나아갈 수 있는 준비를 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재경<아트앤허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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