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차 협력사 납품단가 올려주면 중견기업도 휘청”

  • 손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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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1-14 07:43  |  수정 2018-11-14 08:59  |  발행일 2018-11-14 제14면
■ 대구자동차산업 위기극복 간담회서 車부품업계 성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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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대구기계부품연구원에서 열린 ‘자동차산업 위기 극복을 위한 자동차부품업계 간담회’에서 지역 차부품업체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13일 대구기계부품연구원에서 열린 ‘자동차산업 위기 극복을 위한 자동차부품업계 간담회’는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제에 대한 성토의 장이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인들은 한목소리로 미국·중국 수출 급감과 내수 시장 침체 등의 요인 못지않게 인건비 상승과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여파를 자동차산업 위기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에스엘 박흔철 부사장은 “2~3차 협력사들이 급격한 노동정책 변화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1차 협력사로서 이에 대해 지원하려고 하지만 한계를 느낀다. 2~3차 협력사들이 단가 인상을 요구해도 그것을 다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와 지자체에서 2~3차 협력사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다.

김인보 이래AMS 대표도 “중견기업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여파 자체가 크지 않지만 2~4차 협력사는 당장 큰 타격을 입는다”면서 “타격을 줄이기 위해선 2~4차 협력사 납품 단가를 인상시켜줄 수밖에 없는데, 그 요구를 들어주면 중견기업도 경영상 위기를 피할 수 없게 된다. 중견기업이 무너지면 하도급업체들은 뒤따라 무너지고 대기업에도 위기가 도래할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지역기업들 왜 현대車만 좇나
판로개척 위한 로드맵 없는탓
수출지원 받을 창구 마련돼야”
R&D자금 등 금융지원 요청도

위기 대응책으로 거론되는 해외 수출판로 개척에 대해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김장호 세원정공 이사는 “지역기업이 현대차만 좇는 이유는 지역에 해외 진출 로드맵이 없기 때문이다. 내수시장은 포화된 지 오래고 해외에 나가야 하는데 어떻게 진출해야 할지 모른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정보력으론 해외에 진출하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전규태 탑테크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산업이 불황인데 현대·기아차만 믿고 있을 수 없어 수출 판로를 늘려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수출 구심점이 없다. 대구테크노파크나 대구기계부품연구원에 수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R&D 자금 지원과 금융 지원 요청도 잇따랐다. 황순용 평화산업 대표는 “수소차 연료전지 부품을 개발, 생산해 양산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설비 투자비용이 만만치 않고 유동성에 대한 우려도 높다. 정부측에서 투자를 권장하는 만큼 투자 조건도 고려해줬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이석도 경창산업 상무는 “지난해부터 자동차업계 실적이 하락하면서 신용등급이 1~2등급 떨어지고 금융권에서 기업대출에 대해 문을 닫고 있다. 외환위기 때 공적자금 받아 회생한 금융권들이 기업의 위기에 대해 나몰라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자동차부품업체들이 불만과 바람을 쏟아내자 기업지원기관 등에서도 대응책을 내놓았다. 박선근 기술보증기금 대구경북본부장은 “보조금 형식은 아니지만 기보에서 R&D 자금부터 시제품 제작 자금, 양산 자금까지 지원하고 있으니 이용해달라”고 답변했다.

김한식 대구경북중소벤처기업청장은 “중소벤처기업청에서도 다양한 지원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기업들이 워낙 바빠 잘 모르는 것 같다. 이달 중 자동차업계 실무진을 모셔 R&D와 수출 관련한 지원들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겠다”고 대응했다.

손선우기자 sunwo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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