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월요일 책모임…일주일을 긴장감 있게 시작하죠”

  • 글·사진=진정림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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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1-14   |  발행일 2018-11-14 제12면   |  수정 2018-11-14
대구 주부 독서동아리 ‘채기조아’
모임 7년째…수백권 함께 읽어
“아이들도 자연스레 책 관심가져”
“매주 월요일 책모임…일주일을 긴장감 있게 시작하죠”
주부 독서모임인 대구의 ‘채기조아’ 회원들이 7년째 매주 월요일 모여 책을 읽으며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공유하고 있다.

온가족이 북적거리던 주말이 지나고 남편은 일터로, 아이들은 학교로 떠나보낸 주부들에게 찾아온 월요일은 어떤 의미일까. 40대 주부 8명으로 구성된 독서동아리 ‘채기조아’에는 월요일이 특별하다. 이들은 지난주 월요일 독서를 위해 대구 달서구 이곡동의 동아리 회원 이은미씨의 집에 모였다.

2012년 2월 쥘 베른의 ‘80일간의 세계일주’를 시작으로 매주 월요일(방학기간 제외) 만나 독서를 하고 있으며, 1년에 35~40권의 책을 읽는다. 6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들이 함께 읽은 책은 수백권에 이른다. 10명으로 시작한 모임은 타지역으로 이사가거나 직장이 생겨 떠난 회원을 제외한 8명, 초창기 멤버 그대로다.

이들이 월요일을 책모임 날짜로 정한 이유는 “일주일을 긴장감 있게 시작하기 위해서”라고 입을 모은다. 모임 장소는 주로 회원의 집이다. 누구에게도 방해 받지 않고 깊이 있는 독서를 하기 위해서다.

회원들이 매주 월요일 책과 함께 지참해야 하는 것은 각자 만든 반찬 한가지씩. 독서토론을 하다보면 어느덧 점심시간이 다가오는데, 자신의 집을 모임장소로 제공하는 회원에게 음식 만드는 부담까지 주지 않기 위해서다. 집주인은 밥만 제공한다는 원칙까지 세워 최대한 책읽기에 집중한다.

이들이 책모임을 시작한 이유는 혼자 읽기 힘든 책을 끝까지 읽기 위해서다. 혼자서는 읽기 힘든 고전 같은 경우, 필사를 하거나 반복해 읽고 때론 각자 문제를 만들어 와서 퀴즈를 내기도 하는 등 이들의 독서법은 다소 전투적이다. 아이들이 방학을 맞이해 모임이 어려울 때면 각자 읽은 책을 밴드를 통해 공유한다.

이들이 자녀양육과 가사일을 병행하면서 7년째 독서모임을 꾸준히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뭘까.

회원인 배지현씨(40)는 “젖먹이를 키우면서 매주 한권씩 책을 읽는다는 것이 만만치는 않았다. 읽고 와야 하는 부담감도 있었고 2년간 타지역으로 이사가서 공백기간도 있었다. 회원들이 다시 따뜻하게 맞아줘 너무 고맙다. 처음에는 책을 목적으로 만났지만 지금은 가족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박하림씨는 “책 한권 읽기가 힘들었던 과거에 비해 독서력이 생겼다. 무엇보다 주인공이나 등장인물의 입장을 생각하며 읽게 되고 공감이 간다. 깊이 있는 책읽기가 된 듯하다”고 말했고, 이은미씨는 “몇 년 동안 같은 책을 읽었으면 생각이 비슷할 법도 한데 갈수록 각자의 개성이 뚜렷해진다. 다름을 인정할 줄 아는 힘이 생긴 듯하다”고 전했다. 김지혜씨는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책에 관심을 가진다. 책을 매개로 해서 아이들과 대화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글·사진=진정림 시민기자 truefors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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