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비슬산 ‘무릉도원 길’을 걸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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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1-09 00:00  |  수정 2018-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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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치유에 대한 관심이 높다. 단순히 걷고 느끼기만 하던 자연에서 인간의 아픈 곳을 치유해 준다는 산림치유는 의료의 개념이 포함되기에 많은 주목을 받는다. 그렇지만 산림치유는 의료기술로 병을 낫게 하는 것과는 확연히 다르다. 숲에서 내뿜는 이로운 물질로 인간의 맘과 몸을 이완되게 하고 새로운 에너지를 받아들여 자연 상태의 몸으로 돌아가게끔 도와준다는 개념이다. 이렇듯 현재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은 자연의 힘을 얻어 스트레스와 각종 신체적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다. 실제로 자연을 통해 신체회복이 되고 과학적 결과로 증명되면서 현대인들은 자연에 의지하는 마음이 늘고 있다.
 

비슬산 ‘산림치유센터’가 최근 문을 열고 내방객을 맞이하고 있다. 연말까지는 무료로 자신의 건강측정과 ‘산림테라피’라 불리는 건강기구를 통한 체험이 가능하기에 많은 사람이 몰리고 있다. 또한 소나무와 참나무로 구성된 걷기 좋은 길을 치유사와 함께 동행하면서 명상과 요가, 자연 느끼기 등의 다채로운 ‘숲치유’활동을 통해 숲에서의 만족도를 높여 주고 있다.
 

치유센터를 중심으로 구성된 걷기 좋은 길 중에서 단연 압권은 ‘무릉도원 길’이다. 비슬산 관기봉 정상으로 오르게 되는 무릉도원길은 완만하게 시작하여 서서히 오르막을 올라 숨이 헐떡이는 가파름을 느끼게 하고 정상에 오르는 순간 사방이 탁 트이는 충만한 시야가 모든 수고로움을 잊게 만든다. 걷는 내내 비목나무와 참나무의 단풍이 황홀하리 만큼 낭만적 풍광을 자아내고 떨어진 나뭇잎의 향기로움이 정신을 맑게 만든다. 특히 비목나무 잎을 비비면 손 안 가득 퍼지는 레몬향이 천국에라도 온 듯 “어서 오라” 발길을 재촉한다. 더 욕심을 내어 금수암 전망대까지 이어지는 길은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생강나무의 노란 단풍과 고로쇠나무의 붉고 강렬한 단풍은 자연 앞에서 인간의 한계를 느끼게도 한다.
 

가을의 정점을 찍고 초겨울로 접어들고 있다. 몸과 맘이 건강해지는 숲길을 걸어 정신과 몸이 건강해진다면 다가오는 겨울은 끄떡없이 넘어서리라 본다. 만추의 아쉬움을 무릉도원 길로 달래보면 어떨까 싶다.

전 영 순 (비슬산 산림치유센터 숲길체험지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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