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완공 대구 르노 차량시험센터 개소식은 왜 11월23일에 열릴까

  • 최수경
  • |
  • 입력 2018-11-08 07:51  |  수정 2018-11-08 07:51  |  발행일 2018-11-08 제17면
르노, 亞太 첫 직접투자 공들여
佛본사 엔지니어 파견해 테스트
‘본사와 비교해 손색 없다’ 확신
9월말부터 일정 조율하기 시작
대구시 車 관련 행사 많아 지체

세계적 완성차기업인 르노그룹의 대구차량시험센터 개소식이 오는 23일 열린다. 올해 3월말 지능형자동차부품주행시험장(달성군 구지면) 내 부지에 시설이 완공된 것을 감안하면 한참 늦은 것이다. 여기엔 르노그룹이 대구 차량시험센터에 대한 기대감이 얼마나 큰지가 고스란히 투영돼 있다는 해석이 많다.

7일 대구시에 따르면 오는 23일 열리는 르노그룹 대구차량시험센터 개소식에는 권영진 대구시장과 도미니크 시뇨라 르노삼성자동차 대표이사, 그리고 그룹본사 고위임원이 참가할 예정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시설완공 후 시간이 많이 지연돼 개소식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실제 르노그룹은 지난해 3월 대구시와 차량시험센터건립 협약을 체결했고, 그해 9월 착공에 나섰다. 올 3월 말에는 준공을 마치고 실제 차량테스트가 진행됐다. 또한 르노그룹이 센터건립에 투자한 금액도 3억원(전체 10억원)으로 그리 많지 않다. 대구시와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이 각각 4억원, 3억원을 보탰다. 하지만 업계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개소식이 늦어진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우선 르노그룹은 센터준공 이후 6개월간 프랑스 본사의 엔지니어들이 대구를 수시로 방문해 쉼없이 테스트 및 검증작업을 했다.

시험장비가 모두 갖춰진 프랑스 본사의 시험센터수준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는 확신을 가진 것이 지난 9월이었다. 르노그룹은 이때부터 개소식 일정조율에 나섰고, 지난달에는 대구시에 차 관련 행사가 많아 지체됐다고 한다. 결국 대구국제미래자동차 엑스포 행사 이후에야 개소식 일정이 잡힌 것이다. 르노가 이만큼 대구차량시험센터시설에 큰 공을 들이는 것은 큰 금액은 아니지만 그룹본사 차원에서 아시아·태평양지역에 처음으로 직접 투자하는 시설이라는 점을 들 수 있다. 한국내 시험센터는 생산공장이 있는 부산과 다른 글로벌 완성차업체와 함께 쓰는 경기도 화성(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 있다. 그러나 부산의 시험센터는 소규모이고, 화성의 경우 다른 업체도 같이 사용하면서도 데이터측정 및 관리에 어려움이 적잖았다. 이에 독자적인 시험센터 부지를 국내에서 물색해왔다. 이같은 상황에서 경기도 용인에 있는 연구소(인력 1천여명)인 ‘르노 테크놀로지 코리아’가 대구에 차량시험센터 건립을 권유했고, 그룹 본사에서 이를 수락했다. 2016년부터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 주행시험장을 간헐적으로 이용하면서 눈여겨 본 것이다. 특히 지능형 교통시스템(ITS)이 갖춰진 것에 큰 점수를 줬다고 한다. 이에 따라 르노그룹은 아시아시장 진출의 전초기지로 삼고 있는 한국에 부산(생산), 용인(연구소), 대구(테스트) 등 3곳을 핵심 교두보로 확보하게 됐다. 아시아시장을 겨냥해 출시하는 그룹내 신차를 비롯해 전기차 등 미래차에 대한 성능시험을 대구에서 모두 하게 되는 셈이다. 2000년 삼성 상용차가 대구에서 철수한 이래로 끊어졌던 삼성차와의 인연도 르노그룹을 통해 다시 이어지게 됐다.

지역 부품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르노그룹의 차량시험센터 유치에만 머물지 말고, 지역 차부품업계가 한단계 더 도약하려면 르노그룹의 연구소도 같이 들어서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다”면서 “대구경북지역의 르노삼성 1차협력사 30곳도 납품전 사전성능테스트를 할 수 있어서 제품 손실을 최대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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