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대구교육의 놀이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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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1-07 07:39  |  수정 2018-11-07 07:39  |  발행일 2018-11-07 제13면
[기고] 대구교육의 놀이수업
오보정 (대구시교육청 초등교육과 장학사)

“선생님, 오늘 공부는 안 하고 놀기만 했어요.”

아이의 말에 선생님이 묻는다. “그래서 어땠어?”

아이는 힘차게 대답한다. “아주 재미있었어요. 내일도 빨리 학교에 오고 싶어요.”

놀이와 연계한 수업을 실천하는 대구 달서구 한 초등 1학년 학생이 하굣길에 선생님과 나눈 대화다. 실제로 이 선생님의 수업을 참관한 적이 있다. 자음과 모음이 만나면 글자가 되는 것을 배우는 국어시간이었다. 아이들은 둥글게 책상을 만들고 앉아 카드 뒤집기 놀이를 신나게 하고 있었다. 그러더니 가, 나, 다, 다리, 누나 등 단어를 재미있게, 그리고 눈 깜짝할 사이에 칠판에 붙이는 것이었다. 학생들이 재미있게 놀면서 자음과 모음이 만나면 글자가 되고 낱말이 된다는 공부를 저절로 터득한 것이다.

지난 9월 핀란드 파이반케라초등학교를 직접 방문하면서 이런 수업방식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됐다. 수학 시간임에도 아이들은 복도와 교실을 오가면서 즐겁게 덧셈을 배우고 있었다. 이 학교는 놀이시간뿐만 아니라 수업시간도 놀이처럼 활동을 구성해 개념을 재미있게 배울 수 있도록 했다. 수성구 한 초등은 놀이와 접목한 교육적 연구를 시도 중이다. 학생에게 설문한 결과 ‘행복놀이 시간이 즐겁다’ ‘수업 중에 놀이하는 것이 공부이기도 하다’ ‘나는 수업놀이가 재미있다’ 등 긍정적 응답이 주류를 이뤘다.

놀이는 말만 들어도 즐겁다. 그리고 세상에서 제일 쉬운 것이다. 편안하게 아이들과 함께 이루어진다면 그것보다 좋은 놀이가 어디 있을까. 아이들이 그저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것이 지금 우리 대구교육의 놀이수업이다.
오보정 (대구시교육청 초등교육과 장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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