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건성안

  • 뉴미디어부
  • |
  • 입력 2018-11-06 07:42  |  수정 2018-11-06 07:42  |  발행일 2018-11-06 제20면
“눈물에 수분층 부족…머리까지 아파 편두통으로 오해”
20181106
장시간의 컴퓨터 작업 같은 눈을 집중하는 활동을 하게 되면 눈꺼풀을 깜박이는 횟수가 자연적으로 줄어들게 되므로 건성안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컴퓨터 회사에 다니는 30세 직장인 A씨는 직장에서 오후만 되면 눈이 침침하고 눈에 모래가 들어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으나 바빠서 참고 지냈다. 그런데 요즘 들어서는 자고 일어난 후에도 눈이 뻑뻑하고 흰 눈곱이 끼더니 눈도 콕콕 쑤시고 머리까지 아파 안과를 방문했다. 머리가 아파 편두통 증세인 줄 알았더니 ‘건성안’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시림·통증·눈부심·이물감·흐려보임 등 증상 나타나
장시간 눈 집중 독서·TV 시청·컴퓨터 작업땐 심해져
실내습도 60% 정도로 맞추고 보호안경 착용하면 도움
개개인 각결막 손상 정도 달라 진료 후 맞춤치료 필요



20181106
대구가톨릭대병원 안과 김근해 교수

건성안이란 무엇일까. 우리 눈의 눈물은 크게 세 가지 층으로 구성돼 있다. 수분층이 대부분을 이루며 지질층, 점액(뮤신)층이 나머지다. 건성안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눈물층이 불안정해 조직 각결막의 변화를 가져오는 질환이다. 크게 눈물의 수분층이 부족하거나(수분부족형), 눈물이 과다하게 증발하는 경우(증발형)로 나뉜다. 최근 들어서는 안구 표면의 염증도 한 원인으로 생각되는데, 예를 들어 눈꺼풀염이 있는 경우에는 눈꺼풀의 지질 생산이 불완전해 눈물의 질이 떨어지게 되므로 건성안 증상이 발생하게 된다.

증상은 눈부심, 이물감, 시림, 통증 등의 안구자극 증상과 퍼져보임, 시력 감소, 흐려보임 등의 시각증상으로 나타난다. 시각증상은 주로 증발형 건성안에서 호소하는 증상으로 오후에 활동하면서 더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독서, TV 시청이나 장시간의 컴퓨터 작업 같은 눈을 집중하는 활동을 하게 되면 눈꺼풀을 깜박이는 횟수가 자연적으로 줄어들게 되므로 건성안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일교차가 심한 환절기에 알레르기 비염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알레르기 결막염이 동반돼 건성안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건성안의 진단은 세극등현미경검사를 통해 각결막 표면의 미란 정도를 확인한 후 쉬르머검사를 통해서 눈물의 분비량을 확인하고, 형광염색 후 눈물막파괴시간을 체크해 눈물이 어느 정도 안구 표면에서 머무르는지 확인해 이뤄진다. 이밖에 로즈벵갈 염색 등도 시행해 볼 수 있다.

건성안은 나이가 들면서 심해지는 노화 현상이므로 완치할 수는 없지만 치료약을 적절히 사용함으로써 증상을 완화시키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증상을 호전시키려면 먼저 원인이 될 수 있는 눈 질환이나 주위 환경의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 실내습도는 60% 정도로 적절히 유지하고 외출할 때에는 보호안경을 착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리고 독서나 컴퓨터 작업 중에는 의식적으로 눈꺼풀을 자주 깜빡여서 눈물이 눈 표면에 잘 도포되도록 노력하고 작업시간도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 좋다.

치료제로는 우선적으로 인공눈물이 사용되는데, 수분층을 보존하는 카르복시메틸셀룰로오스와 히알루론산 계열의 무보존제 인공눈물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인공눈물에 효과가 없고 눈표면 염증이 동반된 건성안에서는 항염증 안약을 같이 사용한다. 스테로이드와 사이클로스포린A가 대표적으로 사용된다. 스테로이드는 장기간 사용하면 안압이 올라가는 등의 부작용이 많아 주의해야 하므로 의사의 처방 하에 사용해야 한다. 사이클로스포린은 T 림프구를 억제시키는 역할을 하는 면역억제제인데, 0.05% 사이클로스포린 안약이 요즈음 많은 빈도로 사용되고 있으며, 이는 스테로이드의 부작용을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경구 오메가-3제제는 마이봄샘에서 지질 분비를 촉진시켜 눈물층을 안정화시키고, 염증매개물질의 합성을 억제해 항염증 효과도 있어 안약을 사용할 때 보조적으로 같이 복용해 도움을 받을 수 있는데, 치료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적어도 2g을 3개월 이상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좋다고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점액(뮤신) 분비 촉진제와 지질층을 보충할 수 있는 약제들이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다. 3% 디쿠아포솔은 결막 상피와 술잔세포로부터 수분과 점액 분비를 촉진해 눈물층을 안정화시키는 약제로 수분부족형뿐만 아니라 증발형 건성안 모두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어 사용 빈도가 점차 많아지고 있다.

리포직겔은 치료약 중 유일하게 지질 성분이 포함된 약으로 증상이 심하고 기존 인공눈물로는 치료가 충분히 되지 않는 증발형 건성안에서 눈물막 불안정성을 개선시킬 수 있으므로 인공눈물과 같이 사용하면 눈물층 보충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

이런 모든 치료약을 사용해도 증상과 각결막의 상태가 나쁜 심한 건성안에서는 부득이하게 자신의 혈액을 빼서 특수처리해 자가혈청 성분만 눈에 점안하기도 한다. 이는 자가혈청내에는 성장인자나 영양분이 눈물보다 많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다.

건성안은 개개인에 따라 증상과 각결막의 손상 정도가 다르고 정해진 치료약이 있는 것이 아니므로 진료 후 개인에 따라 맞는 맞춤치료가 필요할 것이다.

대구가톨릭대병원 안과 김근해 교수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건강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