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0년 약령시 명성, ‘글로벌 최첨단 의료산업’으로 이어간다

  • 홍석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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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0-30 08:32  |  수정 2018-10-30 08:33  |  발행일 2018-10-30 제41면
■ ‘대한민국 의료특별시’ 대구는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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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시티 대구’는 360년 전통의 약령시에서 출발한다. 대구 약령시는 조선 효종 임금의 명에 의해 설치된 3개의 약령시 중 가장 번성했으며, 지금도 대구 중심지에 위치해 전통과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메디시티 대구’는 서양의학에 있어서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110여년 전 설립된 동산의료원(1899년, 제중원)과 경북대병원(1907년, 동인의원)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병원으로 손꼽힌다. 이러한 병원들을 중심으로 ‘메디시티 대구’는 수준 높은 서양 의술을 가장 먼저 펼쳐 온 현대 의학의 선도 지역이자 의료 인력의 산실이었다. 인근 지역을 포함해 7개 의과대학을 중심으로 연간 7천여명의 의료 인력이 배출되고 있다. 의사, 약사, 한의사 등 전국 의료인력의 약 20%가 대구에서 배출될 정도다. 2009년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를 계기로 국내 최고 수준의 의료산업 및 의료 R&D 허브를 표방하며 탄생한 ‘메디시티 대구’가 대구시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대한민국 의료특별시를 더 이상 꿈이 아닌 현실로 만들어 나가는 데에는 민관 거버넌스 기구인 메디시티대구협의회, 대구의료관광진흥원, 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이 3개 기관의 노력과 역할이 눈부시다.

1899년 제중원에 이어 1907년 동인의원
서양의학도 110여년 뿌리 깊은 역사·전통
수준 높은 醫術 선도지이자 의료인력 산실
전국 의료인력 5명 중 1명 대구서 배출돼

환자중심 의료서비스 전환‘메디시티대구協’
해외환자 유치 주도‘대구의료관광진흥원’
신약 등 R&D 허브 ‘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2009년 첨복단지 유치 계기 메디시티 주역


◆‘대구의료산업 핵심’ 메디시티대구협의회

2007년 의사, 약사, 간호사, 한의사, 치과의사 등 5개 보건의료단체와 5개 대형병원 기관장들이 의료산업을 지역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자 의기투합했다. 직역 간 갈등이 심한 보건의료계에서는 그 유례를 찾기 어려운 범의료계 협의기구로 ‘보건의료협의회’를 설립한 것이다.

이후 대구시와 대구경북병원회가 2008년 10월 발표한 ‘메디시티 대구’의 전국적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2009년 4월 ‘의료산업 신성장 동력 창출, 글로벌 수준의 선진의료 서비스 제공을 통한 대한민국 의료특별시 실현’이라는 비전으로 ‘메디시티 대구’를 선포하게 된다. 이러한 비전 실현의 첫 걸음은 바로 다음해인 2009년 8월에 국가 의료R&D 허브 기능을 수행할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로 나타났다. 이후 2012년 6월에 ‘메디시티대구협의회’로 명칭을 변경하고 매월 넷째주 목요일 지역 보건의료계의 대표들이 대구시와 함께 메디시티 대구 실현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메디시티대구협의회는 산하에 ‘기획위원회’ ‘의료질향상위원회’ ‘의료서비스개선위원회’ ‘의료관광산업위원회’를 둬 매월 분과 위원회별로 의제토의 후 결정된 사항을 대구시 의료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국내 처음으로 의료 서비스 지표와 환자 안전관리 지표를 개발하고 친절 우수 병원, 환자경험 중심의 병원혁신, 베스트 의료인 프로젝트 등을 통해 병원 중심의 의료 서비스 체계를 환자 중심으로 전환해 왔다. 또한 의료 종사자에 대한 통합적인 고객만족 교육과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미소친절 메디시티 대구 병원을 만들어 가는데 앞장서 오고 있다.

한편 다양한 병원 간 협업사업을 통해 의료기관의 경쟁력 제고에 힘쓰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으로는 공동세탁물처리공장 운영, 첨복단지 입주기업 제품 우선구매 지원, 의료 5개 단체 공동 해외나눔의료 봉사활동, 의사가운 메디시티 대구 로고 각인 지원, 지역 6개 의료기관(경북대병원, 칠곡경북대병원, 계명대동산의료원, 파티마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 영남대병원)이 참여한 대구공동IRB운영, 병원 간 의료정보교류시스템 사업 등이 있으며, 매월 정기적 만남을 통해 단체 간, 병원 간, 회원상호 간 칸막이를 해소하고 결속력을 다지고 있다.

올 2월에는 국내 최초 팔이식 수술 1주년을 기념해 경과 설명회를 열어 1년간의 주요 치료 경과 설명 및 소감발표 등 세미나를 가졌다. 팔이식 수술은 미국에서 시작돼 전 세계적으로 70여건만 시행했으며, 아시아권에서는 의료 선진국인 일본에서도 시행하지 못했다.

◆‘의료관광 중추역할’ 대구의료관광진흥원

해외환자를 유치하는 의료관광 사업은 민간 병원 중심의 대구의료관광진흥원이 앞장서고 있다. 지역의 5개 대형병원과 중소병원들이 참여하고 있는 의료관광진흥원은 전신인 대구의료관광발전협의회를 2014년 확대 개편한 것이다. 의료관광 관련 병원안내, 통역, 숙박, 교통 등 토털컨시어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의료관광진흥원의 본격적인 활동은 지역 의료관광 발전의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다. 의료관광을 대구시 차원에서 본격 추진한 2009년 2천816명이던 해외환자 유치실적이 2015년에는 1만2천988명으로 매년 30% 이상씩 성장해 왔으며, 2016년에는 비수도권 최초로 2만명(2만1천100명)을 돌파했고, 지난해에는 사드 등에도 불구하고 2만1천867명으로 2년 연속 2만명을 돌파해 비수도권 1위를 했다.

그간 의료관광진흥원이 공을 들여온 사업은 의료관광 해외 홍보센터 구축이다. 2018년 현재, 주요 타깃국가인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캐나다, 카자흐스탄, 러시아, 필리핀, 몽골 등 8개 국가에 19개소의 대구의료관광을 담당하는 홍보센터가 구축돼 있다.

대구시는 의료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과 제도적인 시스템도 구축하고 있다. 의료사고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3천여 의료기관을 심사해 현재 47개 병·의원을 의료관광 선도의료기관으로 지정·운영하고 있다. 이들 병원은 의무적으로 의료사고책임보상 보험에 가입한 상태다. 또 이와 별도로 대구시는 민간보험회사와 책임보험을 가입하고 있다.

환자 안전보장과 의료기관의 질 향상을 위해 미국의 JCI(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 Joint Commission International)에서 인정하는 지역 선도 의료병원인 올포스킨피부과, 에필성형외과, 미르치과, 덕영치과, 경북대병원 건강검진센터 등 5개 병원이 선정됐으며, 의료관광객의 이동불편을 해소하고 의료관광 편익증진을 위한 외국인 의료관광 홍보도우미(스타렉스 등) 8대를 운영 중에 있으며 향후 15대로 확대할 예정이다.

또 메디시티대구는 해외에 현지병원 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2017년 중국 우한메이라이병원, 상하이 인애병원, 카자흐스탄 카라간다 등 3곳에 메디시티대구센터를 개소했으며, 설립형태는 현지 기관합작 계약에 의한 의료시스템 수출이다.

중국 우한메이라이병원과는 비엘성형외과피부과의원이 합작해 정기적으로 의사를 파견해 진료하고 있고, 중국 보아이그룹 상하이 인애병원과는 덕영치과병원이 협약해 대구병원 치료 후 사후관리, 의사 파견진료 방식으로 진료를 진행하고 있다.

카자흐스탄 카라간다 메디시티대구센터에는 올포스킨피부과의원 외 지역의 2개 병원이 공동참여하여 파견진료가 진행되고 있으며 중앙아시아 의료시장 대상 메디시티 대구 홍보전진기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2018년 10월 말 현재, 3개국 10개 지역에 현지 합작형태로 진출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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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시티대구 심장부’ 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대구를 첨단의료산업 분야 최고 역량을 갖춘 글로벌 R&D 허브로 키워나가기 위한 중추적 역할은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DGIMF)이 맡고 있다. 첨복단지가 유치된 1년 후인 2010년 12월에 설립된 첨복재단은 국내 의료기업의 상품화에 대한 실질적인 기술지원과 산학연관의 네트워크 구축으로 국가의료산업의 커뮤니티를 주도하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첨복재단은 핵심시설 구축완료 직후인 2014년(97억원) 대비 2017년 과제 수행규모가 2배 상승한 220억원 규모의 연구개발을 수행했으며, 치매·고혈압·당뇨·빈혈 등 신약파이프라인 12건을 확보했다. 또 갑상선암 치료제와 백혈병 치료제의 기술이전으로 보유기술의 사업화에도 성공했으며, 지혈용 거즈의 국산화에 성공해 수십억원의 기업매출액 달성에 기여하는 등 센터별로 주목할 만한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신약개발지원센터는 2015년‘생체정보 획득장치 및 모니터링 시스템’을 기술 이전한 이래 건립 4년 만에 총 7건을 기술이전했다. 이를 통해 약 80억원의 정액기술료에 향후 매출액에 따른 경상기술료까지 받게 돼 재단자립화에도 기여했다. 보통 신약 후보물질 하나를 개발하는 데 5년의 시간이 걸리는 걸 감안하면 2016년부터 총 5건의 후보물질을 개발한 것은 경이적인 성과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첨단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는 국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연구개발부터 시제품제작, 제품평가, 임상시험 연계지원까지 의료기기 제품화를 위한 원스톱 지원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 시제품제작 231건, 제품평가 316건 등 기업지원 서비스를 제공했으며, 약물주입기(유니메딕스), 체외충격파치료기(이레코리아), 스마트배란측정기(종로의료기) 등의 공동연구개발과 기술서비스를 통한 중소기업의 의료기기 제품화 성공지원 등 많은 성과를 거뒀다.

의약생산센터는 GMP 시설구축을 완료하여 2017년 3월 국내 최초 공공기관 의약품 GMP 승인을 받았고, 센터의 인프라를 활용해 임상시험 승인지원 3건, 생산지원 28건, 분석지원 39건 등 실질적인 의약품 생산 지원기관으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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