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진단] TK 한국당 사는 길에 ‘조원진’이 나오는 이유는

  • 이영란
  • |
  • 입력 2018-10-30   |  발행일 2018-10-30 제26면   |  수정 2018-10-30
대구·경북 문제해결 중심축
한국당이 될 수밖에 없지만
야성을 가진 TK리더 안보여
전열 가다듬고 기회 살려야
지역민의 마음 얻을 수 있어
[화요진단] TK 한국당 사는 길에 ‘조원진’이 나오는 이유는
이영란 서울취재본부 부국장

자유한국당이 29일부터 전국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당협위원장) 교체를 위한 현지 실태조사에 돌입하는 것을 계기로 TK정치권을 향한 대구·경북의 분위기를 타진해 보았다. 한결같이 대구시민들이 집단우울증에 걸릴 정도로 맥빠져 해도, 경북의 대표적인 도시인 포항· 구미의 경쟁력이 사그라져가도, 탈원전 정책으로 울진 주민들이 아우성을 쳐도 “함께 하겠노라”라고 결기 있게 나서는 리더가 없다는 점에 한탄했다. 통화음 너머에 일렁이는 안타까움이 손에 잡힐 듯 했다.

실제로 곽대훈 대구시당 위원장, 장석춘 경북도당 위원장이 새로 취임한 지 한참 됐지만, ‘TK 한국당을 어떻게 재건할 것인가’하는 비전제시에는 관심이 없는 듯 감감무소식이다. 이런 가운데서 당무감사가 실시되자 누가 인적쇄신의 대상이 될 것인가에만 관심이 몰리고 있다.

얼마나 답답했던지 ‘권력’ 가까이 가는 것에는 한사코 손사래를 치던 지역의 재야 리더들이 목소리를 높인다.

“대구·경북이 정서적으로 기력을 회복하려면 한국당이 살아서 펄쩍여야 합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TK 한국당에 한 번 물면 끝장을 보겠다는 ‘미친 야성’의 리더가 안 보입니다. 그래선지 요즘 지역에서 좀 쓸 만하다는 인물로 뜻밖에도 대한애국당 조원진 의원의 이름이 나옵니다. 유튜브 등을 통해서 연설하는 모습을 보면 결기와 전투력이 돋보인다는 겁니다. 대구·경북에는 파격적인 변화가 필요합니다. 과단성 있게 치고 나가는 지도자가 필요한데 안정적 궤도 위에서 벗어나지 않으려고만 해서는 될 것이 없을 겁니다. 한국당 소속 권영진 대구시장 4년 전과는 다르네, 이철우 도지사 ‘퍼덕’거리네 저러면 되겠네, 이런 이야기가 나와야 되지 않겠습니까.”

“당 대표 선거와 총선이 가까워지니 이제 와서 다시 친박, 비박 가리는데 이건 시민이 보기에 정말 추잡스러운 것입니다. 서로 나가야 된다고 하는데 (탄핵, 정권교체 과정을 복기해 보면) 나가야 한다면 다 나가야 되는 것 아닙니까. 남아있을 사람이 어디 있냐 말입니다. 보수의 자원이 결집해야 하는데 배지에 연연하고 있다면 지도자라고 할 수 없지요.”

“TK 한국당이 살려면 당장 ‘청년당원 20만명 양병’에 나서야 합니다. 젊은이들이 찾아오지 않는다고 손놓고 있을 게 아닙니다. 틀만 잘 짜면 가능할 겁니다. 일단 명분이 있지 않습니까. ‘믿을 데가 그대들밖에 없다. 때묻지 않고 열정이 넘치는 여러분이 들어와서 당도 바꾸고 지역도 바꾸자. 우리 기성세대가 뒷받침할 것’이라고 읍소하면 지역의 젊은이들이 움직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사실 야당이긴 하지만, 대구·경북 문제 해결의 중심축은 한국당이 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어쩌면 지금이 한국당으로선 절호의 기회라고 할 수 있다. 문재인정부의 TK 예산 패싱, 지역경제를 갉아먹고 있는 탈원전 정책 등에 대해 TK 한국당이 가담해 ‘야성’을 발휘하다 보면 떠났던 지역민의 마음을 얻을 것이고, 청년당원도 모을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이는 과거 총선 공천에서 이뤄졌던 한국당 중앙당의 TK에 대한 무분별 물갈이를 막는 방법이기도 하다.

서울에서 활동하는 지역출신 한 정치평론가는 “지금과 같은 ‘초선 천지’로는 대구·경북의 미래를 담보하기 어렵다”며 “국회의장, 당대표 등을 배출할 수 있도록 TK 정치권이 선수별로 피라미드형의 인적구조가 되어야 한다. 대구·경북에서 더 이상 싹쓸이 물갈이론이 나와선 안 된다. 그러려면 지역 정치권이 제대로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짚는다.

이런 가운데 국회가 29일 대부분 상임위에서 종합감사 일정을 갖고 올해 국정감사에 마침표를 찍었다. 싱거울 뻔했던 이번 국감에서 대구권에선 4선의 주호영(수성구을), 재선의 윤재옥(달서구을), 초선인 강효상(비례대표), 추경호(달성), 정태옥 의원(북구갑) 등 일부의원들의 분투로 그나마 활기가 돌았다는 평가가 나와 주목된다. 경북권에서는 3선으로 국회 외교통상위원장을 맡고 있는 강석호 의원(영양-영덕-봉화-울진), 초선인 이만희 의원(영천-청도)이 탈원전 등 에너지정책과 관련한 대정부 압박이 눈에 띄었다는 후문이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