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 정보화의 비대칭성 극복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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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0-29   |  발행일 2018-10-29 제30면   |  수정 2018-10-29
한반도의 평화무드 속에도
북한의 사이버공격은 급증
사이버전 위험성 낮추려면
북한사회 정보화수준 올려
남북간 비대칭성을 줄여야
[아침을 열며] 정보화의 비대칭성 극복이 중요하다
박문우 한국정보화진흥원 사회혁신 TF팀장·북한학 박사

20일간의 일정으로 지난 10월10일 시작된 문재인정부의 집권 2년 차에 대한 국정감사가 오늘 마무리된다. 올해 국정감사는 4월27일의 판문점 선언과 6월12일 북미 정상회담, 그리고 9월19일의 평양공동선언 등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와 남북관계 변화에 따라 거의 모든 위원회별 국정감사에서 북한문제에 관한 이슈들이 제기되었다.

특히 눈길을 끌었던 이슈는 평양공동선언에 따라 ‘남과 북은 비무장지대를 비롯한 대치지역에서의 군사적 적대관계 종식을 한반도 전 지역에서의 실질적인 전쟁위협 제거와 근본적인 적대관계 해소로 이어나가기로 합의’한 것과는 달리 사이버공간에서의 적대행위는 지속되고 있고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이는 미국의 국토안보부(DHS) 산하 컴퓨터긴급대응팀(CERT) 홈페이지에서 ‘북한의 부정한 사이버 행위(North Korean Malicious Cyber Activity) 경보’가 게재된 것과 최근 들어 북한의 우리 군을 대상으로 한 사이버공격이 급증하여 군 당국이 이에 대응하기 위한 ‘사이버전 교전 수칙’ 제정을 검토 중이라는 언론 보도로 더욱 촉발되었다. ‘히든 코브라(Hidden Cobra)’라는 해커 부대가 미국은 물론 전 세계를 대상으로 사이버 공격을 감행하고 있고, 우리 군과 국방부를 대상으로 한 사이버 공격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오프라인에서의 남북한 간의 적대행위 종식은 물론 온라인상에서의 상호 적대행위 중단을 위해 ‘사이버공간의 평화선언’을 제안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북한은 정찰총국 산하에 일명 전자정찰국(사이버전 지도국)이라는 사이버공작 및 도·감청을 실행하는 기술국이 있으며 121부대, 180부대 등 사이버전을 위한 6천여 명의 전문인력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히든 코브라’는 물론 ‘라자루스(Lazarus)’라는 북한이 지원하는 해커집단도 있다. 이처럼 북한의 사이버전 능력은 북한이 IT분야 고급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해오는 데 기인한다. 실제로 북한은 IT분야의 전문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IT영재들을 적극적으로 양성하고 있다. 2000년대 이후 ‘강성대국 건설전략’의 일환으로 소프트웨어 인재양성에 주력하고 있으며, 각 인민학교, 중학교에 이르기까지 ‘컴퓨터 수재반’을 편성하여 IT분야 영재들을 발굴해 김일성대학, 김책공업종합대학, 이과대학 등을 통해 IT전문인력으로 길러내고 있다. 이렇게 양성된 IT전문인력들이 매년 1천400여 명에 달하며, 2000년 이후 누적 인원으로 4만6천명이 넘는다.

한편 북한의 사이버전 능력의 위험성은 사이버전의 피해가 비대칭적이라는 점에 있다. 남한은 정보화에 있어서 세계 초일류 수준으로 국방분야는 말할 것도 없이 정부서비스는 물론 정치·경제·사회 모든 분야에 있어 정보화가 진전되어 있는 반면, 북한은 필요한 부분에 한정하여 정보화를 추진할 뿐이지, 아직 인터넷을 개방하고 있지 않을 정도로 폐쇄적이다. 때문에 남한과 비교하여 사이버 공격의 대상과 피해의 정도가 상호 절대적으로 비대칭적이다. 이러한 ‘정보화의 비대칭성’이 북한의 사이버전 능력을 한층 더 강화시키는 구조적 원인으로 작용한다. 이에 남북한 간의 군사적 긴장완화 조치에 있어 사이버전의 위험성도 상호 완화시켜야 한다는 논의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 방법론이 ‘사이버공간의 평화선언’과 같은 수세적 대응책으로는 한계가 있다. 사이버공간의 특성상 공격의 원점을 찾기란 쉽지 않기 때문에 좀 더 적극적인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최선의 방법은 북한 사회의 정보화 수준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끌어올려 정보화 부분에 있어서 남북한 간의 비대칭성을 줄이는 것이다. 북한 사회도 많은 부분에 정보화가 진전되고 또한 적극적으로 인터넷을 개방하고 이용하는 수준이 된다면, 사이버공간에서의 평화선언도 그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의 오프라인상의 개혁·개방뿐만 아니라, 온라인상의 개혁·개방도 적극 지원해야 할 것이다.
박문우 한국정보화진흥원 사회혁신 TF팀장·북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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