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머리의 작은 기적] 인성교육-다름을 이해로 채워주기

  • 최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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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0-29 07:49  |  수정 2018-10-29 07:49  |  발행일 2018-10-29 제18면
모두가 ‘다문화’ 일부…있는 그대로를 바라봐야
20181029
일러스트=최소영기자 thdud752@yeongnam.com

#1. 어머니가 외국 출신인 초등 5학년 ○○은 반에서 1등을 할 정도로 공부를 잘했다. 공부도 잘하지만 쾌활하고 착해서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은 아이였다. 하지만 아이의 어머니가 학교에 다녀가신 뒤 다른 친구들의 시선은 완전히 달라졌다. 엄마를 본 학생들이 ○○을 “까맣다”며 놀리기 시작한 것이다. 심지어 아이는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받기도 했다. 그 뒤 ○○은 엄마와 한 달간 말도 하지 않았다. 성적은 바닥으로 떨어졌고 활달하던 성격도 내성적으로 바뀌었다.

#2. 외국에서 태어난 초등 4학년 △△은 어릴 적에 부모님을 따라 한국으로 이주해 왔다. △△의 한국 생활은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집단 괴롭힘에 시달리며 고통스러웠다. 생김새가 다르고 한글을 늦게 배워 말을 잘 못한다는 이유에서였다.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는 고학년 학생들이 △△의 가방과 책을 쓰레기통에 버리기도 했다. 점심시간에는 너희 나라에서는 손으로 음식을 먹지 않느냐며 수저를 빼앗기도 했고, 너희는 맨발로 다니지 않느냐며 신발을 빼앗기도 했다.


다문화학생 증가…일반적인 일 될것
다름은 틀린 것 아냐 선입견 벗어야
친구에게 다양한 문화 배울 좋은 기회
소수 무시할 권리 누구에게도 없어



위의 사례는 신문지상에 소개된 다문화 학생이 겪는 어려움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최근 학교에서 다문화 학생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습니다. 개중에는 한국말을 능숙하게 해 일부러 알리지 않으면 다문화 학생인지도 모르는 경우도 있고, 말투나 생김새를 보고 한눈에 알 수 있는 아이도 있습니다. 그만큼 다문화 학생이 많이 늘었고, 앞으로 더 일반적인 일이 될 것입니다.

학교에서 다문화 학생들이 모두 위의 사례 같은 어려움을 겪는 것은 아닙니다. 친구들과 서로의 차이를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자연스럽게 지내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위와 같은 사례는 현재도 일어나고 있고, 앞으로도 일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좋은 방향으로 해결해야 할 것은 분명한데 ‘어떻게’라는 물음에 시원한 답이 없을까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나 사회를 비롯하여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문화 학생들이 우리 사회에 올바르게 정착할 수 있도록 많은 정책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런 노력들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노력은 ‘다름’을 ‘이해’로 채워주는 마음가짐이라 생각합니다. 위에서 제시한 사례 역시 서로 다른 것을 이해해 주지 못해서 생긴 문제니까요.

다문화 친구들을 대할 때 선입견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해 보세요. “넌 좀 이상해” 또는 “그게 뭐야? 정말 웃겨”라는 생각은 좋지 않아요. 다문화 친구들은 나보다 못하다는 선입견과 편견에서 벗어나야 그들을 있는 그대로 봐 줄 수 있습니다. 그들을 있는 그대로 봐 주고, 다른 것은 그대로 인정해 주세요. 우리의 눈으로 보았을 때 그들이 다르듯이, 그들의 눈으로 보면 우리도 다른 사람들입니다. 서로 다른 것을 가지고 트집을 잡거나 괴롭히는 것은 너무 비겁한 일이예요. 다르다고 해서 틀린 것은 아니니까요. 입장을 바꾸어서 만약 우리가 다른 나라에 가서 그런 차별을 받았다고 생각해 보세요. 얼마나 억울한 일이겠어요. 틀린 것은 바르게 고쳐 주어야 하지만, 다른 것은 서로 이해해 주고 인정해 주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서로 부족한 건 채워주려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다문화 친구는 우리가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될 수도 있고,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줄 수도 있습니다. 세계화 시대에 우리 것만을 고집하며 살아갈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경험하지 못했던 다양한 문화의 모습들을 내 주변의 친구에게 배운다고 생각해 보세요. 다문화 친구들은 우리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고마운 친구입니다. 또 그들의 부족한 부분을 우리가 채워주면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거창한 정책이 아닙니다. 내 주변에 있는 친구를 다르게만 보지 말고, 여러 문화가 섞여 아름다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생각을 바꾸어 보세요. 영화 ‘완득이’에서 완득이의 엄마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왜 한국 사람들은 이주노동자나 이주여성들이 스크린 가득 잡히면 부담스러워 하는 거죠? 외계인이나 괴물, 귀신은 대체 어떻게 참고 보나요?”

다문화 친구들은 외계인이나 괴물이나 귀신이 아닙니다. 우리가 살아가야 할 세상은 그야말로 ‘다문화’ 세상입니다.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은 모두 ‘다문화’의 일부입니다. 다수라고 해서 소수를 무시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습니다. 다문화 친구들이 우리의 부족함을 채워 주고 함께 도와주는 친구이길 바라세요, 아니면 그 친구에게 편견과 차별로 씻을 수 없는 고통을 안겨주고 싶나요? 선택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차별 섞인 우리의 시선이 고정되어 다른 것을 틀린 것으로 보지 않기를 바랍니다. 나아가 다름을 이해로 채워주는 조화로운 세상이 되기를 바랍니다.

김대조(대구화원초등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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