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크 환자 중 수술 필요한 경우는 5∼10% 수준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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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0-23 08:03  |  수정 2018-10-23 08:03  |  발행일 2018-10-23 제21면
■ 부족한 스트레칭·무분별한 운동으로 인한 허리디스크
허리 통증에 다리까지 저리면 의심을
활동량 많은 20대∼40대에 주로 발생
추나 요법 등 비수술적 치료법도 주목
디스크 환자 중 수술 필요한 경우는 5∼10% 수준 불과
디스크 환자 중 수술 필요한 경우는 5∼10% 수준 불과
이현종 교수<대구한방병원 척추관절센터>

얼마 전부터 폭염이 지나간 후 가을 냄새가 물씬 풍겨온다. 폭염으로 인해 운동을 기피하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공원으로, 산으로, 헬스장으로 몰려가기 시작한다. 그러나 충분한 스트레칭 과정을 생략한 후 급하게 시행하는 많은 동작들은 갑작스러운 허리 통증을 유발하게 된다.

특히 헬스장에서의 무거운 아령운동과 등산 시의 과도한 허리 굽힘 등은 허리를 삐끗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하고, 심하면 극심한 허리 통증 혹은 다리 저림으로 앓아 눕는 경우도 있다. 대다수는 단순한 근육통으로 보고 파스를 붙여보거나 약국에서 진통제를 처방받아 복용한다.

그렇지만 잘 낫지 않고 허리 통증뿐만 아니라 다리까지 아프고 저린 경우에는 요추 추간판 탈출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요추 추간판 탈출증은 흔히 말하는 ‘허리디스크’로 활동이 많은 20~40대에 많이 발생하며, 움츠러든 척추 주변의 근육과 인대가 디스크 안의 압력을 높이고 외부적인 충격으로 디스크의 외측인 섬유륜이 찢어지면서 디스크 속의 수핵이 탈출돼 발생한다. 젊은 연령층에서는 컴퓨터 업무 등 오랜 시간 움직이지 않다가 갑자기 무리하게 움직였을 때에도 생길 수 있다.

장시간 앉아 있는 경우 운동량과 신체 활동이 줄어들어 몸을 지지하고 허리를 숙이고 펴는 동작을 하는 근육의 힘이 약해지게 되고, 나쁜 자세를 유지하는 경우 허리에 과도한 긴장을 유발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요추 추간판 탈출증 환자 중 약 80%가 초기에 심한 요통을 경험한다. 요통은 세수를 하거나 양말을 신는 등 허리를 숙일 때, 장시간 앉아있거나 서 있을 때,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심해지고, 휴식을 취하거나 걸을 때는 약해진다.

증상이 심해지면 다리로 내려가는 통증과 저린감이 생기면서 요통의 강도는 오히려 줄어든다. 요통을 호소하는 사람 중 5%가량만이 요추 추간판 탈출증이지만, 요통과 더불어 다리 통증이나 저린감이 있다면 흔한 원인이 추간판 탈출증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탈출된 수핵이 신경근을 압박하면 허리통증뿐 아니라 자극을 받은 신경근의 피부 신경절을 따라 다리가 저리고, 당기고, 욱신욱신하고 따가운 증상이 생길 수 있으며 이 느낌은 대개 무릎 아래에서도 느껴진다.

디스크라는 얘기를 듣고 문득 수술을 해야 하나 고민하는 사람들도 많다. 요추 추간판 탈출증 환자 중 수술이 꼭 필요한 경우는 5~10%가량에 불가하다. 대변이 본인도 모르게 나오거나 소변이 장시간 안 나오는 경우, 걸을 때 발이 질질 끌리는 등의 근력저하 소견이 있는 경우에는 수술요법이 필요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보존적인 치료법을 우선적으로 시행한다.

추간판 탈출증은 초기에는 증상이 격렬하지만 2~3개월 내에 통증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3개월간은 비수술적인 보존적 요법을 시행하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비수술 치료가 크게 부각되고 있으며 80~90%에서 호전이 있어 치료 효과가 높고 환자의 만족도 또한 증가하고 있다. 다만 비수술적 치료를 3개월 정도 시행했으나 호전이 없는 경우에는 수술법을 고려할 수 있다.

그렇다면 한방적으로는 어떻게 치료를 할까. 한방에서는 한약·침·뜸·봉약침을 중심으로 한 약침요법, 매선요법, 추나요법 등과 같은 비수술적 치료법을 사용한다. 한약은 병증 및 체질을 고려해 처방되고 어혈 제거, 통증 완화, 근육 및 뼈를 튼튼하게 하며, 기혈을 보하고 순환을 돕는 약제 등으로 구성된다. 급성기에는 신경의 염증을 제거하고 통증을 줄이는 한약을 주로 사용하며, 심한 통증이 줄어들고 만성화되면 통증 제거보다는 근육이나 뼈를 보강하고 기혈 순환을 돕는 한약을 주로 사용한다.

만성기의 은근한 통증엔 보하는 약물을 사용하고 운동도 병행해 강화시키고 안정화시켜야 통증을 제거할 수 있으며 재발도 막을 수 있다. 침 치료는 허리 주변의 경혈에 침을 놓아 통증을 감소시키고 기혈 순환을 촉진시키는 근위 취혈법과 허리에 비교적 멀리 떨어져 있는 손발의 경혈 및 특효혈에 침을 놓는 원위 취혈법이 있다. 근위 취혈을 기본으로 하고 환자의 증상 및 상태에 따라 원위 취혈을 배합해 치료한다.

약침 중에는 대표적으로 봉약침 치료가 있다. 봉약침 치료는 꿀벌에서 벌독을 추출한 후 정제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주사액을 경혈 등에 주입하는 방법으로, 진통·항염증 효과가 뛰어나 디스크 통증의 원인이 되는 신경 염증을 제거하는 치료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매선 요법은 약화된 근육의 결을 따라 매선침을 자입해 지속적 유침 작용뿐만 아니라 근막과 인대조직의 수축 이완을 조정해 통증을 감소시키는 방법이다.

추나 요법은 비뚤어진 척추를 바르게 해 디스크에 증가된 압력을 떨어뜨려 신경압박을 감소시키고 순환을 원활하게 하여 통증을 줄이는 치료로 효과가 뛰어나다.

디스크 하면 수술을 꼭 해야 한다는 두려움 때문에 진료 받기를 망설이거나 추간판 탈출증을 단순 요통으로 착각해 방치하는 경우, 증상이 더 심해지거나 잘 낫지 않는 만성 통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통증을 줄이기 위한 특정 자세를 유지하다가 무의식적으로 척추 측만까지 유발할 수 있다. 증상이 유발되었을 때 망설이지 말고 정확한 검진을 시행한 후 비수술적인 한방 치료를 시작해 건강한 허리를 만들기 바란다. 이현종 교수<대구한방병원 척추관절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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