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관람객 2배 늘었지만 시민축제 자리매김은 숙제”

  • 조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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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0-18   |  발행일 2018-10-18 제22면   |  수정 2018-10-18
■ 막내린 2018대구사진비엔날레
아프리카·동유럽 작품 소개 ‘호평’
해외 사진전과 협약체결 외연 확장
대구화랑가와 협업은 아쉬운 대목
“유료관람객 2배 늘었지만 시민축제 자리매김은 숙제”
대구사진비엔날레 전시장 전경. 작은사진은 전시장 입구(왼쪽)와 체험행사.(대구문화예술회관 제공)

2018 대구사진비엔날레가 16일 폐막했다. 운영 주체가 민간이 아닌 대구시로 넘어간 뒤 처음 치른 사진비엔날레였다. 대구시가 주최하고 대구문화예술회관이 주관했다. 12억원의 예산을 들이고도 시민과 관객들의 외면을 받았던 2016년 사진비엔날레의 실패를 거울삼아 야심차게 준비한 사진축제였다. 사실상 첫 출발인 셈이다. 결과는 나쁘지 않다. 작품 수준이 좋아졌고, 관객들도 대폭 늘어났다. 잡음이 들리지 않은 것도 다행스럽다. 다만 일각에서 개최시기나 대구화랑가와의 협업 등에서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2020년 사진비엔날레를 준비해야 하는 대구문화예술회관이 고민해야 할 대목이다.

◆수준 높은 작품 전시와 늘어난 관람객

프랑스의 세계적인 독립 큐레이터 아미 바락을 주제전 예술감독으로, 독일의 베른하르트 드라즈를 특별전 기획자로 영입하면서 작품의 수준을 높였다. 앤 콜리어, 아이다 물루네, 오마르 빅터 디옵 등 유명 작가들도 대거 참여했다. 특히 그동안 국내에 좀처럼 소개되지 않은 아프리카 및 동유럽 국가들의 작품이 대거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현대미술의 다양한 시선을 보여주는 비엔날레의 가치를 잘 구현했다. 세계 사진사를 빛낸 거장들의 빈티지 프린트를 만날 수 있는 ‘바슐로 콜렉션’과 강영호, 김재수, 김태한, 박달근 등 대구사진 선구자들의 작품을 모은 ‘대구사진사 시리즈’도 호평을 받았다. 달라진 대구사진비엔날레에 관객들의 반응도 적극적이었다. 대구문화예술회관에 따르면 올해 사진비엔날레 관람객은 10만명을 넘었다. 유료관람객도 1만5천명에 달했다. 2016년 총관람객 6만명, 유료관람객 6천700여명과 비교하면 흥행에서 성공을 거둔 셈이다. 세계적인 사진축제인 ‘휴스턴 포토페스트’와 정기교류에 합의하고 ‘유로피안 포토그래피’와 교류협약을 체결한 것도 성과로 꼽힌다. 해외 네트워킹 확장으로 국제적인 위상을 높일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전국 유일 국제 사진축제로서의 고민

대구문화예술회관은 주 전시장인 대구문화예술회관뿐 아니라 대구예술발전소, 대구지역 화랑가에서도 사진을 볼 수 있도록 노력했다. 실제 대구예술발전소에서는 사진작가협회 사진전이 열렸고, 대구시내 12개 화랑에서 기획전이 진행됐다. 또 대구시내 33개소에서 시민들이 참여하는 ‘프린지 포토 페스티벌’을 열었다. 대구시민과 함께하기 위해 마련한 프로그램이지만, 좀 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게 일각의 시선이다. 무엇보다 봉산문화거리에 위치한 화랑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정책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 대구에서 열리는 사진축제인 만큼 대구 전역을 축제 분위기로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프린지 포토 페스티벌’에 대한 홍보 방안과 개최시기도 연구 대상이다. 올해 대구사진비엔날레는 부산비엔날레, 광주비엔날레와 동시에 개막해 전국적인 주목도가 적었다. 대한민국 유일의 국제사진비엔날레로서는 다소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다. 대구문화예술회관 최현묵 관장은 “올해 미비했던 점을 보완하고 축적된 노하우를 살려 2020년엔 최고의 사진비엔날레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조진범기자 jjch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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