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만 ‘카슈끄지 파문’ 사우디 입장 옹호

  • 입력 2018-10-18 00:00  |  수정 2018-10-18
G7 외무장관 “매우우려” 성명
라가르드 IMF 총재 방문 연기
국제사회 투명조사 요구 커져
폼페이오 “사우디 지도부가
범법행위 관련자 처벌 약속”
트럼프만 ‘카슈끄지 파문’ 사우디 입장 옹호

살해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사진> 실종 의혹 사건의 파문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카슈끄지가 심문 도중 ‘우발적으로’ 사망했다는 쪽으로 봉합을 시도하려고 하고 있지만, 보다 철저하고 투명한 조사를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들이 17일(현지시각) 성명을 내고,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사우디 방문을 연기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사우디 정부를 옹호하는 발언을 내놨다.

G7 외무장관들은 이날 성명에서 “캐나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영국, 미국 등 G7과 유럽연합(EU)의 외무장관들은 표현의 자유 수호와 자유언론 보호에 헌신할 것을 단언한다"며 “우리는 저명한 사우디 언론인 카슈끄지의 실종에 대해 매우우려한다"고 말했다.

외무장관들은 이어 “카슈끄지 실종에 책임이 있는 이들에게는 반드시 책임 추궁이 있어야 한다"며 “사우디와 터키의 공동 조사를 고무적으로 평가하며, 이미 발표된 대로 사우디가 철저하고 신뢰할 만하며 투명하고 신속하게 조사를 진행할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G7 성명이 나온 직후 IMF도 대변인 명의로 “사전에 잡힌 라가르드 총재의 중동 지역 방문이 연기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오는 23일 개막하는 대규모 국제투자회의인 ‘미래 투자 이니셔티브(FII)’에도 참석해 연설할 예정이었다.

IMF는 일정 연기의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았으나 카슈끄지 사태가 그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라가르드 총재에 앞서 김용 세계은행 총재와 글로벌 기업들의 경영진이 잇따라 이 행사 불참을 선언했다.

라가르드 총재도 최근 인도네시아 기자회견에서 카슈끄지 실종 사건과 관련해 “섬뜩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브렛 캐버노 미 대법관 인준 과정에서 불거졌던 성폭행 미수 의혹에 비유하며 사우디를 향한 국제사회의 비판 여론을 비난했다. 그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먼저 밝혀야 한다"며 “또 시작이다. 무죄가 입증될 때까지 당신은 유죄라는 거다. 나는 그런 건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사우디로 급히 날아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사우디 국왕과 왕세자 등과 만난 뒤 성명을 내고, 사우디 측에서 철저하고 투명한 조사를 약속했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사우디 방문을 마친 뒤 터키로 출발하기 전 기자들에게 “사우디 지도부는 이번 일의 범법행위와 관련된 누구에게라도 책임을 묻겠다고 약속했다"고 재차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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