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슈끄지 사건’ 정보기관 일탈이라는 사우디 왕가

  • 입력 2018-10-17 00:00  |  수정 2018-10-17
살해혐의 왕세자와 ‘선긋기’
트럼프 “모르는 것처럼 들려”
짐작하는 형식으로 간접 지원
美언론 “책임 외부로 돌려” 비판
20181017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터키 내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실종돼 피살 의혹이 제기된 사건이 결국 사우디 정보기관 등 일부 집단의 ‘비승인 일탈행위’로 결론나는 분위기다.

실종 뒤 2주 가까이 사우디 왕실은 이번 사건과 연관성을 극구 부인해 왔지만, 최근 하루이틀 사이에 갑작스럽게 ‘피살 사건은 있었지만 사우디 왕실은 몰랐던 일탈 행위였다’는 요지로 급속히 정리되는 기류다.

국제사회 압박과 비난에다 막대한 경제적 손실 위험 등 엄청난 후폭풍에 놀란 사우디 왕실과, 경제·안보적 측면에서 사우디를 끝까지 안고 가려는 ‘최우방’인 미국이 손을 잡고 출구전략을 마련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5일(미국 동부 현지시각) 공개한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과의 전화통화에서도 이 같은 기류가 감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살만 국왕과 20여 분간 통화한 뒤 기자들과 만나 “살만 국왕의 얘기는 어쩌면 (범인이) 불한당 살인자들일 수도 있는 것처럼 들렸다"면서 “나에게는 그와 왕세자가 모르는 것처럼 들렸다"고 말했다.

이전까지 카슈끄지 실종 사건에 대한 사우디 측의 공식적인 해명은 그가 주이스탄불 총영사관을 떠났으며, 피살설과 총영사관은 무관하다는 것이었다.

이와 달리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본인이 짐작하는 형식이기는 해도 사우디 정부 내 일부 인사가 카슈끄지 실종에 연루됐을 가능성을 국왕이 인정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카슈끄지 피살을 부인하는 것이 어려워진 상황이라면 사태 파장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사우디 왕실은 이를 몰랐다"는 쪽으로 몰고가려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이라도 하듯 CNN 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은 소식통을 인용해 사우디 정부가 카슈끄지 사망을 인정하되 책임을 일부 인사에 전가하려 한다고 보도했다.

사우디 정부는 카슈끄지가 심문 과정에 문제가 생겨 숨졌으며, 이 작전은 왕실의 승인 없이 진행됐다는 보고서를 준비하고 있다고 익명의 소식통이 CNN에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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