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 십전대보탕, 기억력 회복 효능

  • 홍석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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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0-16 08:04  |  수정 2018-10-16 08:04  |  발행일 2018-10-16 제21면

영화 ‘내 머릿속의 지우개’는 알츠하이머병으로 기억을 잃어가는 여자와 그런 그녀를 사랑하는 남자의 이야기다. 여자는 점점 자신의 집도 못 찾을뿐더러 자기 자신마저 기억할 수 없을 만큼 상태가 심각해진다.

학습 및 기억력 장애를 동반하는 대표적 질병은 퇴행성 신경질환(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혈관성 치매(뇌혈관 질환)다. 현재 시도되는 기억력 개선제나 치매 치료제는 병변을 완전히 없애거나 차단하는 치료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다만 질환의 진행을 늦출 뿐이다. 한 번 발이 빠지면 도저히 헤어날 수 없는 늪처럼 뚜렷한 해결책이 없다.

또 기존 기억력 개선제와 치매 치료제는 위장질환, 식욕감퇴, 불면 등의 부작용까지 동반해 환자들의 고통이 크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의 마진열 박사는 한약처방 발효 십전대보탕에서 그 답을 찾았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은 최근 십전대보탕을 발효해 손상된 기억력을 개선하는 새로운 효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퇴행성 신경질환(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 혈관성 치매(뇌혈관 질환)에 해결책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십전대보탕은 대중적으로 알려진 한약처방이다. 인삼, 백출, 복령, 감초, 당귀, 천궁, 작약, 숙지황, 황기, 육계로 구성된 전통 한약처방이다.

‘동의보감’ 잡병편의 허로문에는 ‘허약하고 피로해서 기와 혈이 모두 약해진 것을 치료하고 능히 음과 양을 조화롭게 한다’ ‘허약하고 피로해서 저절로 땀이 나는 증상을 치료한다’라고 기록돼 있다. 쇠약해진 몸을 전반적으로 보양하는 역할이다.

기존의 한약재 및 한약처방에 발효기술을 접목시킨 것이 혁신의 길을 열었다. 연구팀은 효능을 검증하기 위해 실험쥐를 통한 동물실험을 진행했다. 실험쥐를 정상군, 기억력 손상을 유발한 유도군(학습·기억력 저해물질 스코폴라민 투여), 기억력 손상 유발(스코폴라민 투여) 후 매일 1회씩 총 14일간 신소재(FSJ)를 경구투여한 실험군으로 나눠 각각의 차이를 관찰했다.

추출물의 기억력 개선효과 평가에는 모리스 수중미로실험(Morris water maze test)1)과 수동회피실험(passive avoidance test)2) 등 2가지 실험방법이 활용됐다. 실험쥐가 수조에 숨겨진 섬을 찾아가는데 걸린 시간을 측정해 학습 및 기억력을 평가하는 수중미로실험, 실험쥐가 밝은 방에서 어두운 방으로 들어가는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하는 수동회피실험을 통해 발효 십전대보탕이 기억력 회복에 효능이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새로운 뇌신경세포 생성을 약 83% 개선시키는데 효능이 있는 신소재(FSJ)를 개발한 것이다.

한의학연구원 관계자는 “치매에 걸리지 않았더라도 노화로 인한 인지기능 저하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여겨왔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이번 연구 성과로 자신의 삶을 온전히 기억하는 노후를 꿈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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