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가 문제 풀고 출제도 참여…퀴즈쇼는 변신 중

  • 윤용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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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0-15   |  발행일 2018-10-15 제23면   |  수정 2018-10-15
정통 퀴즈프로그램서 거듭 변신
토크·리얼예능 포맷까지 가미해
시대변화 맞춰 쌍방향 소통 시도
유재석 진행 ‘유 퀴즈’ 좋은 반응
‘신서유기5’ 등에선 감초 코너로
他예능 비해 제작비도 적어 매력
20181015

퀴즈 프로그램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장학퀴즈’ ‘도전 골든벨’ 등 꾸준히 사랑을 받아온 정통 퀴즈는 물론 다른 예능 장르의 틀을 빌려 신설된 퀴즈 프로그램들이 시청자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퀴즈와 토크, 리얼과 버라이어티를 접목시킨 이른바 ‘시청자 참여형 퀴즈쇼’다. 과거 연예인들이 주축이 된 ‘가족오락관’이나 ‘퀴즈탐험 신비의 세계’ 등이 포맷을 바꿔 시청자들을 중심으로 한 오락형 퀴즈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퀴즈 프로그램의 특성상 주로 스튜디오에서 이뤄지던 방식에서 ‘유 퀴즈 온 더 블록’처럼 직접 길거리로 나가는 ‘로드 퀴즈쇼’까지 생겨났다.

◆퀴즈 프로그램은 변신 중

과거 퀴즈 프로그램이 TV에서 큰 인기를 누릴 당시에는 ‘장학퀴즈’ ‘퀴즈 아카데미’ 등의 정통 퀴즈가 대세였다. 그러나 요즘 퀴즈 프로그램들은 다양하게 변주를 거듭하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의 포맷을 적극 수용한다. 퀴즈 프로그램의 제목 앞에 ‘버라이어티 퀴즈쇼’ 혹은 ‘퀴즈 버라이어티 토크쇼’ 같은 거창한 수식어가 붙는 건 그런 이유다. 변형된 형태의 퀴즈 프로그램이 생겨나는 건 그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자연스럽다. 스타 시스템하에서 연예인 예능 프로그램이 많이 제작되는 것처럼 퀴즈 프로그램도 시대의 변화에 맞춰 다양한 형태로 변형될 수밖에 없다.

정통 퀴즈 프로그램에 가까운 ‘도전 골든벨’도 이젠 단순한 퀴즈풀이에 그치지 않는다. 학생들이 마음껏 ‘끼’를 발산할 수 있도록 장기자랑의 무대가 마련되고 있다. 퀴즈와 상금의 만남도 변신 중이다. MBC ‘생방송 퀴즈가 좋다’를 기점으로 퀴즈 프로그램에 상금이 걸리기 시작했는데, KBS 2TV ‘1대 100’은 도전자가 전체 11단계의 문제를 다 풀지 않더라도 100인을 모두 탈락시키면 최고 5천만원의 상금을 획득할 수 있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은 길거리에서 마주친 시민에게 퀴즈 참여 여부를 묻고, 승낙하면 그 자리에서 퀴즈쇼가 진행된다. 총 다섯 문제를 모두 맞힌 시민에게는 근처 ATM기에서 상금 100만원을 바로 인출해준다. 예능에 노련한 유재석의 진행능력과 시민의 다양한 사연이 결합돼 신선하다는 평가다. tvN의 한 관계자는 “퀴즈쇼를 표방하지만 시민이 주인공이고 그들과 나눈 일상 이야기들이 공감대를 이루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1일 첫 방송된 KBS 2TV ‘꿀잼 퀴즈방’은 모바일 라이브 퀴즈 애플리케이션을 TV플랫폼으로 확장한 경우다. 퀴즈 애플리케이5션 선두주자 잼라이브와 협업해 제작됐다. 같은 방송이 KBS와 잼라이브에 동시 생중계되는 만큼 시청자 누구나 실시간으로 퀴즈에 참여해 총상금 1천만원을 획득할 수 있다. 퀴즈 내용도 KBS 아나운서의 발음 듣기 퀴즈, 한 주간 시사 이슈를 다룬 시사 퀴즈, 아재 댄스 퀴즈 등 다채롭게 구성된다.

‘꿀잼 퀴즈방’의 기획을 맡은 조영중 책임프로듀서는 “이번 협업은 TV와 모바일 플랫폼이 만났을 때 만들어낼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을 실험해 보는 시도”라며 “이를 기점으로 TV 포맷에 대한 다양한 실험이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MBC ‘뜻밖의 Q’는 제목 그대로 ‘뜻밖의’ 상황 속에서 펼쳐지는 신개념 대국민 출제 퀴즈쇼다. 시청자가 낸 문제를 연예인 Q플레이어 군단이 맞히는 쌍방향 소통 프로그램이다. ‘출제자의 성역없이 기존 퀴즈 형식을 뛰어넘는 창의적이고 다양한 퀴즈를 등장시키겠다’는 의도에 맞게 시청자들은 영상·이모티콘 등 여러 방식으로 문제를 출제한다.

◆변하지 않는 퀴즈의 인기

다수의 방송관계자들은 퀴즈 프로그램을 특별히 유행을 타지 않는 “방송계 스테디셀러와 같다”고 표현한다. 대표적으로 EBS ‘장학퀴즈’는 1973년 MBC에서 시작해 45년 넘게 방송 중이다. 퀴즈 프로그램이 이처럼 세월이 흘러도 계속 사랑받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인간의 궁금증을 유발하고 경쟁구도를 통해 시청자들이 감정이입을 하게 만든다는 점에 있다. 또 출연자에게는 한순간에 큰돈을 거머쥘 기회를 제공하고, 방송사 입장에서도 다른 예능 프로그램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제작이 가능하니 매력적이다.

시청률도 좋다. 2003년에 시작한 KBS 1TV ‘우리말 겨루기’는 매주 8~9%대의 높은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고, 2000년에 시작한 ‘도전 골든벨’은 6~7%대, ‘1대 100’ 역시 4~8%대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연예인들로 구성된 웬만한 예능 프로그램을 능가하는 수치다. 때문에 그 바통을 이으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올 추석에 ‘옥탑방의 문제아들’이 파일럿으로 전파를 탔고, 퀴즈쇼를 표방하진 않았지만 tvN ‘놀라운 토요일’ ‘신서유기5’ 등은 약방의 감초처럼 퀴즈 코너를 고정적으로 등장시키고 있다.

김광원 문화평론가는 “퀴즈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이 TV를 보면서 함께 참여하는 포맷일 뿐만 아니라 방송 후에도 퀴즈 문제와 정답이 SNS 등을 통해 계속 재생산되면서 더 많은 시청자의 관심을 받는다”며 “다만 시청자들이 흥미를 가질 만한 포맷을 만들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오랜 시간 공을 들인 결과물로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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