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맘 상담실] ‘엄마표’ 음악교육 지도법

  • 이효설
  • |
  • 입력 2018-10-15 07:49  |  수정 2018-10-23 07:10  |  발행일 2018-10-15 제17면
“귀에 익은 영화·CF 속 음악에 의미를 부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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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음악 시간에 초등생들이 음악을 즐기는 모습. <대구시교육청 초등교육과 제공>

음악교육을 악기 배우기로 이해하는 학부모가 적잖다. 자녀가 생활 속에서 음악을 즐겁게 감상하면서 음악을 하는 방법에 대해 현직 교사에게 들어보자.

Q. 우리 아이도 악기 하나쯤은 배워야 하겠지요.

A: 부모님의 욕심과 취향에 따라 악기 수업을 시작하기 이전에, 아이가 생활 중에 ‘음악 하기’를 통해 음악과 악기에 관심을 갖고 즐기도록 해주세요. 우리의 목적은 ‘악기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음악 하기’를 통해 아이가 행복을 찾는 것이 아닐까요.

아이가 책임감을 갖고 자신이 선택한 악기를 끈기있게 배울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주세요. 그러면서 아이와 함께 여러 악기를 탐색하게 해주세요. 다양한 생활 속의 음악들, 영화 OST, CF 음악, 카페에서 나오는 음악을 유의미한 음악으로 만들어 주세요. ‘어, 이 소리는 무슨 악기일까. 아까 피아노와 지금 기타 중에 OO는 무슨 소리가 좋아?’ 관심을 갖고, 함께 탐색하며 듣도록 귀를 열어주세요. 그리고 마침내 아이가 스스로 좋아하는 것을 찾았다면 그제야 배우게 해봅시다. 아이가 스스로 선택한 악기가 훨씬 매력적일 테니까요.


악기 배우는 아이에게는 세밀한 칭찬
음악 감상 함께 나누면 감수성 길러져



Q. 우리 아이는 악기에 흥미를 못 붙이네요.

A: 물론 쉽지 않겠지요. 악기, 시작만 하면 금방 연주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잘 안됩니다. 이때 ‘어떤 곡을 연주할 수 있는지’가 아니라, 더 작은 것을 발견하고 세밀하게 칭찬해주세요. ‘이렇게 복잡한 악기를 조립하고, 분해할 수 있게 되었구나’하고요. 이제 악기 조립하는 법 배웠는데, 왜 어려운 곡을 안 하냐고 다그치지 마세요. 지금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공감해주세요. ‘더 넓은 음역을 소리 낼 수 있게 되었구나’ ‘이 곡이 지난번보다 셈여림이 더 잘 살아서 감동적이구나’ 차근차근 아이와 함께 음악의 영역을 넓혀갑시다. 연습하고, 잘 하게 된다면 자신감이 생기겠죠. 그러면 더 좋아하게 되고, 즐겁고, 자주 하고, 더 잘하게 됩니다. 우리 아이들은 이런 ‘자신감의 순환’ 과정을 겪을 때 성장합니다.

Q. 아이가 악기 배우기를 너무 싫어해요.

A: 아이가 정말 악기 배우기를 싫어한다면 굳이 억지로 시키지 않길 권장합니다. 그 시간에 아이가 좋아하는 다른 활동을 통해 감성을 기르게 해주세요. 음악교육의 필요성이 확실함에도 이렇게 당부하는 이유는 본인의 의지 없이는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식이 되면서 서로 힘든 상황이 오기 때문입니다.

음악과는 ‘표현, 감상, 생활화’ 세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악기 연주는 음악 전체의 일부인 표현영역 중에서도, 기악의 일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표현영역에 부족함이 있다면 아이가 좋아하는 음악을 찾아 들으며 감수성을 키우는 감상과 생활화에 더 시간을 투자하면 어떨까요. 그 음악이 꼭 교과서 음악이나 클래식이 아니더라도 아이가 좋아하는 음악이 있다면 부모님이 함께 듣고 그 음악의 특징, 좋았던 부분, 왜 이 부분이 좋은지, 어떤 점이 좋은지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나누며 공유한다면 이 또한 감수성을 키우는 좋은 음악교육이 될 것입니다.

Q. 아이가 학교에서 배운 음악이 아니라 가요만 좋아해요.

A: 요즘 아이들은 음악을 참 좋아합니다. 대부분의 아이가 스마트폰을 갖고 있고, 방탄소년단, 워너원의 음악을 찾아 듣지요. 그 음악을 아이들이 즐겨 듣고 행복을 느낀다면 좋습니다. 그 음악, 가요가 우리 아이에게는 중요한 또래 집단에 속할 문화적 열쇠이기도 하니까요. 부모님이 아이와 함께 그 음악을 들으며 가사와 뮤직비디오를 살펴봅시다. 욕설이나 선정적인 내용과 장면이 있다면 아이가 민망해하겠지요. ‘엄마와 함께 듣거나 보기 민망한 것은 아직 네가 보기 좋지 않은 것 같지’라고 함께 가이드라인을 정해 봅시다.

그리고 부모님과 공유할 좋은 음악을 찾아 함께 들어봅시다. 어디선가 들어본 멜로디라면 귀가 쫑긋해지고 흥얼흥얼 따라 부르게 됩니다. 영화 OST, CF, 드라마에 삽입된 음악이라면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음악이 무척 많습니다. 이런 매체에서 자주 나온 음악은 우리 귀에 익숙하기 때문에 원곡 전체를 다 들어도 지루할 틈 없이 귀기울여 듣게 됩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 도움말 = 이진화 대구 관천초등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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