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주택 화재…80대 아버지 구하려던 아들 함께 숨져

  • 황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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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0-11   |  발행일 2018-10-11 제15면   |  수정 2018-10-11
안동 주택 화재…80대 아버지 구하려던 아들 함께 숨져
안동 주택 화재현장에 도착한 소방관들이 장비를 이용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안동소방서 제공>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불이 난 집으로 뛰어든 아들이 아버지와 함께 숨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10일 오전 3시55분쯤 안동 길안면 구수리 A씨(84) 집에서 화재가 발생, A씨와 아들(54)이 모두 숨졌다. 불이 나자 소방차 12대와 인력 30여명이 진화에 나섰지만, 한옥 지붕이 무너지면서 진화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불은 50㎡ 규모의 주택을 모두 태우고 1시간10여분 만에 진화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화재가 난 집엔 A씨 부부가 거주하고 있었다. 같은 마을에 살고 있는 아들이 이날 송이를 채취하기 위해 부모 집에 들렀다가 불이 난 것을 발견했다. A씨 아내 C씨(81)는 불길을 피해 집을 빠져 나왔으나 거동이 불편해 집에 남겨진 A씨를 구하기 위해 아들이 집으로 들어갔다가 함께 변을 당했다. C씨는 경찰에서 “아들이 남편을 구하러 집으로 뛰어들어 갔는데, 잠시 후 집이 무너지면서 둘 다 나오지 못했다”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안방이 있던 자리에서 아버지 시신을, 처마가 있던 곳에서 아들 시신을 각각 발견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 아들이 타고 온 승용차가 운전석 문이 열린 채 시동이 걸려 있는 상태였다”며 “미처 시동도 끄지 못하고 급히 집 안으로 뛰어들어 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근 주민들은 “아들이 평소에도 부모를 자주 찾아뵙는 등 효심이 지극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A씨 아내의 진술과 현장 정황을 토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안동=황준오기자 joon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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