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서구 소망모자원 어머니들, 주민 80여명 초청 ‘한바탕 잔치’

  • 글·사진= 김호순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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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0-10   |  발행일 2018-10-10 제14면   |  수정 2018-10-10
우쿠렐레·밸리댄스 등 선보여
직접 장보고 만든 음식 대접도
대구 서구 소망모자원 어머니들, 주민 80여명 초청 ‘한바탕 잔치’
지난 6일 대구 서구의 소망모자원 소속 거주민들이 지역 주민을 위해 마을 잔치를 열고 있다.

태풍 ‘콩레이’가 비바람을 거세게 몰아친 지난 6일 오전 대구 서구의 소망모자원(새방로 25길 46)에서는 색다른 잔치가 열렸다. 모자원 거주 어머니들이 의기투합해 인근 주민 80여명을 초청해 마을 잔치를 열었다. 지금까지 지원받기만 하던 관계에서 벗어나 따뜻한 사랑과 관심을 베풀어 준 지역 어르신, 주민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자리였다. 모자원 거주 어머니들이 직접 장을 보고 음식을 만들어 점심을 대접하고 공연, 어르신 장기자랑, 선물 등의 순서로 이어졌다.

이날 잔치에선 가수지망생이던 어머니들이 노래를 불렀고, 깜직한 유치원생들의 춤과 어머니 율동팀 ‘소망 시스터즈’의 공연으로 이어져 참석자들의 큰 갈채를 받았다.

이날 잔치를 주도한 박혜주 소망모자원 어머니회장(48)은 “올해 세번째 잔치다. 먹고살기 급급해 옆 돌아볼 여가도 없이 살았다. 어려움도 참 많았지만, 많은 이들의 도움을 받다보니 자립을 꿈꿀 수 있게 됐다. 가족은 안정을 찾고 표정이 밝아졌다. 감사함에 보답하기 위해 마을 잔치를 계획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함께 모여 잔치에 먹을 음식 메뉴를 짜고, 장을 보고 음식을 장만하는 것도 재미있었지만, 특히 공연을 준비하는 것이 바쁘고 힘든 생활 속에 큰 즐거움이었다고 박 회장은 귀띔했다. 박 회장은 “3년 전 8명의 어머니를 중심으로 소소한 일상과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어쩌다 밴드’를 구성해 자연스럽게 잔치에 빠질 수 없는 흥을 내기 위한 공연팀 ‘소망 시스터즈’를 결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성애 소망모자원장(48)은 “너무 뿌듯하다. 엄마가 자식 재롱잔치 보는 것 같다. 무대에서 지역 어르신에게 장기와 재주를 선보인 소망모자원 생활인 모두가 자랑스럽고 대견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음달 1일 여성가족부 주최 ‘한부모 가족 인식개선 네트워크’ 서울 무대에 서는 소망 시스터즈의 활약이 기대된다. 이들이 우쿠렐레, 모자춤, 북춤, 밸리댄스 등 갈고닦은 실력도 자랑이지만 뭔가를 할 수 있다는 자긍심, 함께하기에 가능한 협동과 끈끈한 소망가족애를 느끼는 것이 잔치를 통해 얻는 감동”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떡과 잡채, 불고기, 소고깃국으로 맛난 잔치상에 선물까지 받아든 백발이 성성한 김모 할머니는 “처음에는 과부촌이라고 주민들이 싫어했지만, 아이들 키우기 위해 돈 벌어가며 잔치 준비한 것을 보니 장하다”고 칭찬했다.

소망모자원은 18세 미만의 자녀(취학 시 22세 미만)를 양육하는 무주택 저소득 모자가정으로, 정부로부터 한부모 가정으로 지정 받으면 지역에 상관없이 전국 어디서나 입소 가능하다. 기본 3년을 거주할 수 있다. 1년 단위로 2회 연장해 최대 5년까지 거주 가능하다.

모자원에 입소하면 39.6㎡(12평형) 단독아파트 무상임대, 각 세대의 수급범위에 따라 급여 지급, 다양한 후원물품, 각종 프로그램 제공 및 유관기관 결연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글·사진= 김호순 시민기자 hosoo031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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