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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구미] 경북지역 보이스피싱 범죄가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7월까지 도내 보이스피싱 피해는 1천12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19건) 대비 56.6%(407건) 증가했다. 피해액도 지난해(74억6천만원)보다 31.6% 늘어난 98억2천만원에 이르렀다. ‘대출사기형’이 1천21건(피해액 80억6천만원), ‘기관사칭형’이 105건(피해액 17억6천만원)이다. 대출사기형은 지난해 말부터 대출금리 인상·가계대출 증가로 인해 큰 폭(80.4%)으로 늘어났다. 기관사칭형은 상대적으로 적지만 단일 건으로 큰 피해를 야기한다는 점에서 안심할 순 없다.
보이스피싱은 통신수단을 악용해 무차별적으로 범행을 저지르는 조직적·국제적 범죄다. 국경 뒤에 숨어 수사기관의 단속을 피하고 있다. 문제는 보이스피싱 범죄수법이 통신 기술 등의 발달과 함께 계속 진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경찰 단속과 금융·통신제도 강화, 지속적인 홍보 활동에도 불구하고 관련 피해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경북에선 1천398건이 발생해 피해금액이 13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화금융사기 피해현황 집계 이래 가장 큰 피해규모를 기록한 것.
피해 규모에 비해 국외범 검거 실적이 저조한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국내에선 검거되더라도 대체 가능한 단순 인출책·수금책 등 하부 조직원 위주로만 검거되는 실정이다. 지난해 경북경찰이 검거한 보이스피싱 범죄자 1천60명 가운데 ‘계좌(대포통장) 개설인’(927명·87.5%)을 제외한 실질 검거 인원은 12.5%(133명)에 불과했다.
보이스피싱 범죄가 늘어남에 따라 경찰은 예방·홍보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칠곡경찰서의 경우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해 생활 주변 미디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중심가 전자광고판·버스정류장 영상시스템·금융기관 고객시청용 모니터와 케이블TV, 학교 전광판 등에 ‘보이스피싱 예방 홍보영상’을 내보내고 있으며 관내 금융기관과의 협업 시스템도 구축했다. 이같은 예방 활동으로 올해 칠곡지역 금융기관에선 6차례 1억3천만원 상당의 피해를 예방했다. 구미경찰서도 지난달부터 전통시장·대형마트를 중심으로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 홍보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구미지역 보이스피싱 범죄 증가율은 36.6%로 경북 평균 증가율(56.6%)보다 낮다.
이병우 칠곡경찰서장은 “보이스 피싱은 결코 남의 얘기가 아니다. 경찰·검찰·금융기관을 사칭한 보이스 피싱과 금융기관 대출 신용도를 사칭한 보이스피싱에 속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준영기자 mj3407@yeongnam.com
조규덕기자 kdcho@yeongnam.com

마준영

조규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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