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독성 강한 자살송 유행, 처벌 규정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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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9-21   |  발행일 2018-09-21 제23면   |  수정 2018-09-21

청소년에게 자살을 권장하는 가사의 ‘자살송’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유행하고 있다. 가사는 ‘나는 밥만 먹는 식충, 엄마 미안해요 대가리 박고 자살하자’는 끔찍하고 자극적인 자기 비하 내용인데, 초등학생들이 아무런 거리낌없이 따라 부르고 있다는 것이다. 조회수가 이미 100만명을 넘어선 이런 자극적인 자살송은 특히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에게 심각한 악영향이 우려되지만 퍼나르기 등을 통해 버젓이 유통·확산되고 있어 문제다. 이런 자살 권장 내용은 온라인에 올라와도 청소년 유해정보로만 분류될 뿐 게시자 처벌과 같은 근절 대책이 없다. 보다 실효성 있는 관련 규정을 신설하거나 법규를 강화해야 마땅하다.

이 자살송처럼 중독성이 강한 영상물은 극도로 위험하다. 청소년이 생각없이 부르다가 가사 내용을 충동적으로 따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에서 자살률이 1위인 국가다. 13년간 부동의 1위이며, 자살률도 OECD 평균치의 2.4배나 된다. 요 근래 5년간 점차 자살률이 줄어드는 추세이지만 아직도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자살자는 1만2천463명으로, 하루 35명꼴이다. 5년 전인 2013년에는 지난해보다 2천여명이 많은 1만4천427명이나 자살해 그 심각성을 드러내고 있다. 때문에 국가와 중앙자살예방센터나 자살예방국가행동계획과 같은 기구가 주축이 돼 자살률 1위의 오명국가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각도로 시책을 펴고 있을 정도다. 2017년 인구 10만명당 24.3명인 자살률을 5년 뒤인 2022년에는 17명대로 낮추는 게 목표다.

자살은 경제적 어려움·신체 질병·정신 건강과 밀접한 관계를 지니고 있다. 그러므로 이런 자살 유발 요인을 줄이는 게 핵심이다. 자살위험군의 결행을 저지할 게이트 키퍼를 많이 확보하는 것도 중요한 예방책이다. 평소 사회 안전망을 유기적으로 가동해야 하는 이유다. 어쨌거나 고귀한 생명을 스스로 저버리는 자살은 절대 미화되어서는 안되는 사회악이다. 어떤 방식으로든 돋보여서도 안된다. 보건복지부를 비롯한 관계 당국은 SNS에 범람하는 자살 관련 유해 내용을 모조리 끌어내리고, 유해물 게시자나 운영자를 처벌하는 제도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와 함께 자살을 유발 또는 방조하는 사회적·경제적 여건 개선에도 힘써야 한다.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이 질환자의 적기 치료를 방해하고 있어서야 되겠는가. 사정이 이러한데도 높은 자살률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는 작금의 사회 분위기도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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