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대한민국 독서대전은 오로지‘讀書’대전이다

  • 뉴미디어부
  • |
  • 입력 2018-09-19 00:00  |  수정 2018-09-19
20180919

 지난 8월31일부터 9월2일까지 김해에서는 ‘대한민국 독서대전’이 치러졌다. 지방 행사임에도 유명 작가를 비롯해 전국에서 책을 사랑하는 많은 관람객이 함께해 준 덕분에 ‘함께 읽는’ 독서문화축제로 성황을 이룬 의미깊은 행사였다.


 ‘대한민국 독서대전’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과 매년 공모로 선정된 자치단체가 공동 주관하는 국내 최대의 독서문화 축제다. 올해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책읽는 도시’들의 치열한 경쟁 끝에 김해시가 선정됐다. 김해에는 7개의 공공도서관과 42개의 작은도서관이 있다. 또 도서관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통합도서관시스템과 도서관마다 다양한 독서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그래서 김해에서는 마음만 먹는다면 언제 어디서든지 원하는 책을 빌려서 읽고 반납할 수 있다.
 

김해는 우리나라 최초의 구비문학으로 알려진 ‘구지가’가 탄생한 곳이다. 구비문학은 독서방법적인 면에서 바라보았을 때 ‘낭독’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그래서 이번 독서대전에서는 ‘#함께읽을래?’라는 슬로건과 함께 ‘낭독’을 주요 콘셉트로 잡고 전국낭독공연대회, 낭독공연 등 낭독분야에 힘을 주었다. 전국책읽는가족한마당, 전국독서동아리한마당, 전국작은도서관 심포지엄, 독서콘퍼런스 등도 열었다. 한국 그림책 30년사를 돌아보고, 시대별 대표작가의 원화를 직접 볼 수 있는 한국 그림책 이야기 특별전시와 지방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작가 강연과 작가와의 식사자리 등 특별한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독서대전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북페어’다. 독서의 꽃은 ‘책’이다. 아무리 소프트웨어가 발전해도 종이책이 주는 감성을 대신할 수 없는 만큼, 북페어가 단순 책판매장으로 보이는 것이 싫었다. 컨테이너 모듈부스를 사용하여 외관부터 신경을 썼고, 멀리서 오는 출판사 직원들의 노고를 알기에 물류서비스도 제공하는 등 출판사의 편의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 다만, 북페어 기획단계에서 구상했던 일인출판사와 부산, 경남 등지의 지역출판사가 운영여건의 어려움으로 참여를 고사하여 수도권 위주의 출판사로 구성할 수밖에 없었던 점은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는다. 지역출판사들 입장에서 보면 3일간의 북페어에 참여해서 홍보도 하고 매출도 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임에도 근무직원을 보낼 여력이 없어 참여하기 어렵다는 답신을 해올 때 안타까웠다.
 

수도권 중심으로 열리고 있는 많은 도서전은 지역 관람객들에게는 ‘그들만의 행사’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전국을 순회하며 매년 열리는 대한민국 독서대전을 통해 지역에서 전국 유명 출판사를 만나고 소통할 수 있다면 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 대한민국 독서대전의 북페어는 그런 의미로 이해해야 한다. 비록 지역출판사의 참여가 저조하지만 이 문제는 별도의 정책적인 해법으로 개선해 나가면 되는 것이고, 수도권이든 지역이든 되도록 많은 출판사를 참여시켜서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즐거움을 선사한다면 그 자체로 충분히 의미가 있지 않겠는가?
 

얼마전 이번 행사를 비판적으로 다룬 칼럼을 본 적이 있다. 앞으로 개선을 강력히 바라는 선의에서 비롯된 것으로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7개월 동안 정부 주관의 전국 행사를 준비하느라 노력해온 공무원, 시민단체, 활동가 도서관, 출판 관계자들의 노고를 잘 아는 필자 입장에서는 아쉬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독서대전은 지역을 순회하며 책을 매개로 작가, 출판사, 독서단체 그리고 독자가 함께 어우러지는 순수한 만남의 장이다. 이제 5년차를 맞은 대한민국 독서대전이 앞으로도 계속 지역에 독서문화를 전파하는 전령사로 무럭무럭 성장해 나가기를 바라 마지않는다.

김 차 영(김해시청 인재육성지원과장)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