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지역 대학과 도시의 상생

  • 뉴미디어부
  • |
  • 입력 2018-09-17 08:03  |  수정 2018-09-17 08:03  |  발행일 2018-09-17 제24면
[문화산책] 지역 대학과 도시의 상생

한 도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도시의 박물관, 대학, 산업단지, 시장을 가보면 된다. 특히 오랜 역사를 가진 대학이 있을 땐 그 대학을 방문하면 도시의 미래를 알 수 있다. 역동적이고 개방적인 대학이 있다면 그 도시의 미래는 밝다.

세계 여러 도시들이 지역 대학과 연계하여 도시재생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미국 시라큐스는 에어컨 제조사인 캐리어 본사와 공장, GE 방위산업 공장이 있는 산업도시였으나 탈산업화 여파로 쇠퇴의 길로 들어섰다. 지역 기업들이 남부지역으로 공장을 이전하고, 중산층은 도심에서 교외로 이탈하면서 슬럼화가 진행되었다. 1960년대 후반부터 다양한 도시재생사업이 진행됐음에도 큰 성과가 없었던 시라큐스는 2005년 시라큐스 대학과 협력하여 교육과 의료산업을 성장시켰다. 피츠버그, 클리블랜드 등의 산업도시도 지역 대학을 중심으로 도시재생을 실현하고 있다.

일본도 2005년 무렵부터 대학이 가진 자원을 활용하는 도시재생을 국가정책과제로 추진해 오고 있다. 요코하마시는 요코하마시립대학을 주축으로 도시재생을 하고 있으며, 2009년 지역공헌센터를 설치하고 2014년 지역 상점가 내 빈 점포에 대학의 지역공헌활동 거점공간을 마련하였다. 주민들에게 열린 공간을 제공하고, 사업 후에는 지역 주민들이 중심이 되어 운영하고 있다. 또한 대학이 ‘요코하마학 입문’ ‘마을만들기학 입문’ 등의 과목을 개설하여 지역사회를 더 잘 알 수 있는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인구 감소, 고령화, 지방인재 유출의 문제에 직면한 우리 도시를 재생하기 위해 지역 대학이 혁신적 역할을 주도해야 한다. 대학이 가진 인력, 연구, 기술, 문화 자원을 혁신으로 활용하는 장을 만들어서 도시가 변화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대학타운형 도시재생사업이 올해 새롭게 생겼으며, 대구에는 경북대를 중심으로 하는 재생사업이 공모에 선정되었다. 앞으로 4년 동안 360억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경북대 일대를 청년을 중심으로 하는 기술과 문화의 융합놀이터로 조성할 계획이다. 대학이 폐쇄적인 상아탑에서 벗어나 개방적이고 도전적인 자세로, 시민들을 포용하는 자세로 지역사회와의 갈등을 조정하면서 소통의 채널을 구축하고 사회 협력의 기반을 먼저 갖추어야 한다. 지역사회 협력을 위한 조직적 역량을 강화하고, 지역적 서비스 프로그램을 발전시켜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사회적 자산을 형성할 때 지역 대학과 도시가 상생할 수 있다. 박선경 (SK건축사사무소 대표)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문화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