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대구 상수도 문제 언제 해결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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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9-12 00:00  |  수정 2018-09-12
20180912

간이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 될 세 가지 요소는 햇빛과 공기 그리고 물이다. 이 중에서 대구에선 요즘 물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 지난 6월 대구시 달성군 다사읍 매곡굛문산취수장에서 신종 환경호르몬 발암물질인 과불화화합물이 검출되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한바탕 난리가 났다.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생수구입 대란이 발생했고 해묵은 취수원 이전 논란에 다시 불을 댕겼다.
 

상수도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은 대구시민들을 분노케하기에 충분했다. 1991년 페놀오염, 1994년 벤젠유출, 1996년 과염소산 유출 등 낙동강 수질 오염사고가 끊이지 않은 탓에 수돗물이 대구의 고질적인 문제가 되었다. 이에 9년 전부터 대구취수장을 구미 해평취수장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논의가 시작됐으나 낙동강 수질악화와 용수부족, 그리고 지역개발이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별다른 진척없이 유야무야된 상황이다.
 

대구의 상수원 현황을 살펴보면 매일 전체 취수량 164만곘 중에서 낙동강이 120만곘으로 73%를 차지한다. 이어 운문댐이 35만곘(21%), 가창댐 및 공산댐이 9만곘(6%)가량 된다. 낙동강물은 매곡과 문산정수장, 운문댐물은 고산정수장, 가창댐.공산댐물은 가창.공산정수장에서 각각 정수해 대구 8개 구굛군에 공급하고 있다. 이 중 대구시민의 최대 젖줄인 낙동강의 수질오염 문제가 잊을 만하면 불거지고 있으니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다.
 

과거 낙동강 등 수질오염 사태가 발생할 때마다 단체장은 사과를 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이번 과불화화합물 검출 사태도 마찬가지로 구미시가 반대하자 취수원 이전 논의는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 중앙부처 역시 이렇다 할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수수방관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구시민이 과연 생명수와 같은 깨끗한 물을 안심하고 마실 수 있을지 의문이다. 대구시와 구미시, 중앙정부 할 것 없이 문제해결을 위한 진정한 노력을 보이지 않아 안타깝다.
 

대구시장을 비롯한 간부 공무원들은 구미시를 찾아가 취수원 문제 등과 관련해 설득하고 조율하는 노력을 기울였는지 궁금하다. 또한 시민을 대상으로 한 공청회나 상수도 문제해결을 위한 여론 수렴 등을 한 번이라도 검토했는지도 따져 묻고 싶다. 248만 대구시민의 대변자인 국회의원과 지방의원들도 실망스럽긴 마찬가지다. 성명서 발표하고 시정질의만 한다고 해서 상수도 문제가 해결될 리 만무하다.
 

대구시는 1981년에 경북도로부터 분리됐다. 벌써 37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대구시와 경북도는 상생발전을 외쳐왔지만 와닿지 않는다. 취수원 사안만 봐도 상생을 위한 배려와 협력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대구와 경북이 진정 공존을 원한다면 수시로 현안사안에 대해 긴밀히 협조하고 의논해야 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대구시민의 수돗물 공포를 잠재우려면 깨끗한 취수원 확보를 위한 다양한 대안 검토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낙동강 오염원의 사전차단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 공단폐수와 하수처리장 관리감독 강화, 실시간 상수도 수질검사 공개 등의 조치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그리고 구미해평으로 취수장을 이전하는 게 정녕 불가능하다면 대구시와 경북도가 협의해 상주낙단보나 임하댐, 영천댐 등을 수원지로 검토할 수도 있을 것이다.

박 윤 용(전 경북도 노조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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