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핫 토픽] “이래도 가덕도인가”

  • 박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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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9-07   |  발행일 2018-09-07 제22면   |  수정 2018-09-07
[미디어 핫 토픽] “이래도 가덕도인가”
태풍 ‘제비’가 내습하기 전 일본 간사이공항 전경. <나무위키>

태풍 ‘제비’로 직격탄을 맞은 일본 간사이공항이 사흘 연속 포털의 핫이슈로 떠올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6일 발생한 홋카이도 지진으로 신치토세공항마저 폐쇄돼 더 주목받고 있다.

간사이공항은 1994년에 개항했다. 태풍이 닥친 지난 4일은 마침 개항 24주년이었다. 이 국제공항은 오사카만 인공섬에 지어졌으며, 현재 전세계 80개 도시를 연결한다. 동일본대지진 이후 도쿄를 배후로 둔 나리타공항까지 제칠 정도로 호황을 누리기도 했다. 현재 연인원 2천500만명, 매일 7만8천명이 이용하고 있다. 이같은 수요 폭증으로 50년 뒤 여객 처리 능력 4천만명을 목표로 제4터미널과 제3활주로 건립을 구상 중이다.

하지만 간사이공항은 이번 태풍으로 단점들이 속속 드러났다. 비싼 땅값, 소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건설됐기 때문에 수십억 달러의 공사비가 소요됐다. 또 연약지반에 건설된 탓에 개항 6년 만에 평균 11m가 가라앉아 약 1m의 부등침하(고르지 않게 가라앉음)가 일어났으며 개항 이후 24년 동안 통산 3.4m의 부등침하가 발생했다. 올해도 A활주로는 연간 약 6㎝ 침하 중이며, B활주로는 연간 30㎝가량 꺼지고 있다고 한다. 그 바람에 유지보수비가 매년 2천억원 이상 들어 간단다. 2002년에는 침하로 공항내 건물 지하가 침수되기도 했다. 그래서 공항이용료도 매우 비싸다.

간사이공항은 가덕도에 해상공항을 건립하려는 부산시가 나고야 센트레아공항과 함께 내세우는 모델이기도 하다. 그러나 가덕도 신공항 예정지의 연약지반(20~24m)은 간사이공항 연약지반(18~24m)보다 깊어 우려를 낳게 한다. 무엇보다 가덕도는 이번 사태에서 보듯 태풍과 지진 등으로 인한 해일에 취약한 게 가장 큰 단점이다. 태풍은 한해 평균 20여 개가 발생하는데, 이 중 한반도에 직접 영향을 주는 태풍은 보통 3개다. 가덕도는 태풍의 길목에 위치해 있기에 더 위험하다. 게다가 간사이와 달리 외해라 남해와 직접 맞닿아 있다. 인천공항이 해상공항이라지만 태풍의 길목이 아니며 지반침하도 개항 이후 1㎝ 미만이다.

포털에서는 “간사이공항 같은 것을 부산 가덕도에 신공항으로 만들었으면 두고두고 욕을 먹었을 것” “부산은 자연의 위력을 가볍게 봤다” “이제 가덕도 얘기는 그만하겠지” “이래도 부산 가덕도인가”라는 댓글이 올라오고 있다. 간사이공항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기까지 수개월, 길게는 6개월까지 걸린다고 한다. 부산시가 간사이공항을 교훈으로 삼아야 하는 이유다.

박진관 뉴미디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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