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영화] 마일22·휘트니

  • 윤용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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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8-24   |  발행일 2018-08-24 제42면   |  수정 2018-08-24
★마일22
막바지 무더위 시원하게 날리는 리얼 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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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워치는 군사·외교의 사각지대인 가상국가 인도카르에서 대 테러 작전을 수행 중인 미국의 비밀조직이다. 팀의 리더인 실바(마크 월버그)를 포함해 팀원들 모두는 일당백의 전투력을 지닌 전직 특수부대 출신. 그들에게 6개 주요 도시를 잿더미로 만들 수 있는 세슘의 정보를 지닌 리(이코 우웨이스)가 접근한다. 리는 정보를 알려주는 대가로 자신을 미국으로 보내달라고 요구한다. 미 정부의 승인이 떨어지자 오버워치는 즉시 미군 비행장까지 22마일에 걸친 수송작전에 돌입한다. 하지만 인도카르 정부가 그들을 쉽게 보내줄 리 만무하다. 미국대사관을 나서자마자 리를 노리는 적들의 거센 공격이 시작되고, 오버워치 팀원들은 자신의 목숨까지 내던지며 이송작전을 수행한다.

‘마일22’는 간만에 마주한 화끈하고 화려한 액션물이다. 탄탄한 스토리는 물론 도심을 무대로 한 대규모 카체이싱과 실전을 방불케 하는 사실적인 총격전·폭파신 등이 압도적인 쾌감을 선사한다. 그야말로 스펙터클 리얼 액션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오버워치 팀원들은 90분 안에 리를 22마일 밖으로 데려가야 한다. 목숨을 건 험난한 이송작전에 투입된 팀원은 단 7명. 한정된 인원과 시간이기에 임무를 수행해가는 과정은 좀 더 짜릿하고 긴박감이 넘친다.

일당백 전투력 특수부대출신 목숨 건 이송작전
1마일마다 쏟아붓는 공격…전율 선사하는 반전



영화는 외딴 주택가에서 일사불란하게 대테러 진압 작전을 펼친 오프닝부터 에두르지 않고 액션의 본분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다. 막강한 화력과 함께 24시간 이들을 주시하고 서포트하는 최첨단 장비와 드론은 덤이다. 하지만 도심 한가운데서 자신들의 위치가 노출되고 공수가 뒤바뀐 상황에서의 작전 수행은 아무리 오버워치라 하더라도 녹록지 않다. 그렇게 1마일마다 지속적이고 가공할 적들의 공격을 막아내며 그들은 전진한다.

이 과정은 마치 3인칭 슈팅게임을 보는 듯하다. 시작부터 끝까지 스릴 넘치는 빠른 전개와 화끈한 액션 시퀀스는 아드레날린이 절로 분출될 만큼 강렬하다. 그만큼 ‘마일22’는 액션 블록버스터의 모든 요건을 갖췄다. 연출을 맡은 피터 버그 감독은 “테크닉을 줄이고 실제 액션을 리얼하게 담아내는데 초점을 맞췄다”며 “러닝타임 내내 강렬한 액션을 원한다면 ‘마일22’가 충족시켜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패트리어트 데이’ ‘론 서바이버’ 등을 연출했다.

액션은 리 역을 맡은 이코 우웨이스가 돋보인다. 인도네시아 국민 액션 배우로 통하는 그는 전통 무술 실랏의 고수로 알려져 있다. 특히 두 손이 수갑에 묶인 채 그를 살해하려고 온 두 명의 암살자와 벌이는 맨몸 액션은 압권이다. 한때 액션으로 명성을 탔던 ‘옹박’의 토니 자와 견줄 만하다.

‘마일22’는 북미 개봉 전 이미 속편 제작이 확정될 정도로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서부터 대중성과 흥행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흥행 성적 결과를 보고 속편 제작에 돌입하는 것과 비교하면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액션도 볼만하지만 짜릿한 전율을 선사하는 반전까지 녹여낸 탄탄한 시나리오도 여기에 한몫했다. 막바지 무더위를 한 방에 날릴 시원하고 통쾌한 액션 블록버스터다. (장르:액션 등급:15세 이상 관람가)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휘트니
‘신이 선물한 목소리’ 팝 디바의 우울한 말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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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가수들이 꿈꾸는 가수”(비욘세) “세상을 빛낸 가장 위대한 목소리”(머라이어 캐리) ‘팝의 디바’ 휘트니 휴스턴에게 보내는 슈퍼스타들의 찬사다. 휘트니 휴스턴은 스물한 살이던 1985년 2천500만 장이 넘는 판매고를 기록한 데뷔 앨범 ‘휘트니 휴스턴’으로 일약 팝계의 스타로 등극했다. 이후 팝 역사상 최초로 7곡 연속 빌보드 싱글 차트 1위에 오른 것은 물론 에미상 2회 수상, 그래미상 6회 수상, 빌보드 뮤직어워드 16회 수상 등 총 415번의 수상을 기록하며 팝계를 장악했다. 그녀의 황홀한 보컬에 반한 전 세계 매체들이 앞다퉈 ‘세기의 아이콘’이라며 치켜세운 건 물론이다.

하지만 2012년 휘트니 휴스턴의 사망 소식이 전해졌다. 마약 과다 복용에 따른 익사였다. 이를 안타깝게 생각한 당대 최고의 다큐멘터리 감독 케빈 맥도널드는 “휘트니 휴스턴의 삶이 왜곡되지 않길 바랐다”며 그녀의 삶을 차곡차곡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 전 세계가 사랑한 슈퍼스타였지만 무대 밖에서는 소탈한 모습을 보였던 휘트니 휴스턴의 진솔한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휘트니’가 탄생하는 순간이다. 휘트니 휴스턴의 최고 전성기와 슬럼프까지 모든 시간을 함께한 동료 니콜 데이비드, 매니저이자 올케인 팻 휴스턴, 그리고 오프라 윈프리 쇼의 공동 프로듀서이자 휘트니 휴스턴을 인터뷰했던 리사 에스파머가 힘을 보탰다.


비욘세 등 슈퍼스타들도 찬사한 ‘세기의 아이콘’
전세계 수집한 영상속 흔적·가슴아픈 사연 포착


케빈 맥도널드는 미국·일본·네덜란드 등 전 세계를 대상으로 휘트니 휴스턴에 대한 자료를 수집했다. 1천500개가 넘는 비디오테이프와 250여 개 마스터 영상, 2천여 개 스틸 영상 등에서 그 흔적을 찾아냈다. 또한 전 세계에서 수집한 그녀의 영상과 그의 가족·친구·동료 등 30여 명의 인터뷰를 엮어 한 편의 다큐멘터리로 완성했다. 케빈 맥도널드 감독은 “1980년대는 미국에 홈비디오가 막 보급되기 시작하던 때였다. 그녀에 대한 다양한 영상들이 아카이브로 기록돼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영상물들은 여러 곳에 흩어져 있었다”며 제작 과정의 고충을 토로했다.

‘휘트니’에는 영화 ‘보디가드’로 최고 전성기를 함께 구가했던 그녀의 상대역 케빈 코스트너의 인터뷰도 만날 수 있다. 그는 “가장 예쁘고 아름다운 가수 아가씨였다”며 그녀를 떠올렸다. 그러나 휘트니 휴스턴의 말년은 우울했다. 팝계의 악동으로 불리던 바비 브라운과 결혼함으로써 휘트니는 머니 메이커에서 트러블 메이커로 전락했다. 휘트니가 인기를 얻을수록 의기소침해진 바비 브라운이 온갖 사고를 몰고 다닌 탓에 두 사람은 타블로이드지들의 단골 표적이 됐다.

카메라는 그녀의 성공뿐만 아니라 우리가 미처 몰랐던 가슴 아픈 사연까지 자연인 휘트니의 삶을 가감없이 포착했다. 드라마틱한 비운의 주인공이나 피해자가 아닌, 누구의 삶이든 굴곡이 있을 수 있다는 의도의 접근 방식은 이 영화가 지닌 미덕이다. 영화에는 그녀의 노래 27곡이 삽입됐다. 라이브 공연 실황과 연습실 녹화 영상, 미발표 음원 트랙 등을 통해 ‘신이 선물한 목소리’를 소환했다. 특히 1991년 NFL 슈퍼볼 경기에 앞서 미국 국가를 부른 영상이 인상적인데, 당시 모든 미국인들로부터 “혼을 불어넣었다”는 찬사를 받았다. 그렇게 그녀는 모든 이의 가슴에 영원한 ‘팝의 디바’로 남아 있다. (장르:다큐멘터리 등급:15세 이상 관람가)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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