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칼럼] 노후(know who) 가 노후(老 後) 를 결정한다

  • 김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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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8-20   |  발행일 2018-08-20 제31면   |  수정 2018-08-20
[월요칼럼] 노후(know who) 가 노후(老 後) 를 결정한다

50대로 접어들면서 은퇴라는 말이 절실히 와 닿았다. 언젠가는 내가 겪을 현실이다. 50이란 나이가 주는 중압감이 컸다. 그래서 50대 중반이 된 지금도 50대를 격려하는 말을 좋아한다. ‘50대는 20대의 호기심, 30대의 역동성, 40대의 원숙함을 모두 갖췄다. 100세 시대인만큼 인생 2라운드를 시작하기에 적합한 나이가 50대다.’

노후는 아주 익숙해진 말이다. 노후를 준비할 나이가 아니라, 노후준비가 잘 돼가고 있는지 짚어봐야 할 나이가 된 것이다. 예전에는 둔감하게 들렸던 독일철학자 괴테의 말이 지금은 민감하게 들린다. 괴테는 노년을 상실의 삶이라고 했다. 늙어가면서 건강·돈·일·친구·꿈을 잃어가기 때문이다. 아주 현실적이고, 맞는 말이다.

괴테의 말을 긍정 마인드가 넘치는 친구에게 전했더니, 그는 내게 “잃는 게 있으면 얻는 것도 있다”고 했다. 그는 “노년이 되면 사회집단 속의 내가 아닌 개인적인 나를 얻고, 내곁에 남아있는 소중한 친구를 얻고, 산에 자주 가게 되니 자연도 얻는다”면서 “얻는 것을 생각하면 ‘갈등하지 않는 노년’을 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갈등하지 않는 노년을 생각하니, 친한 선배가 실천했던 말도 떠올랐다. 그는 인간관계를 중요시하면서 살았다. ‘위로 10년, 아래로 10년’이란 말을 자주했다. 자기보다 10살 많은 사람과 10살 어린 사람하고도 친구처럼 지내니까 인생이 즐겁다는 것이다. 젊었을 땐 ‘위로 10년 친구’를 더 많이 봤고, 지금은 ‘아래로 10년 친구’와 더 많이 만난다. 60대 중반으로 접어든 그 선배는 여전히 사는 게 즐겁다고 말한다.

요즘 선배의 말이 더 와 닿는 건, 어느새 내가 나보다 젊은 사람을 더 많이 만나고 있기 때문이다. 난 영남일보 고객지원국장과 영남일보가 운영하는 CEO 아카데미의 부원장을 겸직하고 있다. 직장 동료중에는 나보다 젊은 직원이 당연히 많다. 부원장으로서 만나는 사람도 시간이 지날수록 나보다 젊은 사람이 더 많아지고 있다.

아카데미 회원들의 연령층은 30대에서 60대까지 다양하다. 주연령층은 40~50대다. ‘위로 10년, 아래로 10년’ 친구를 만나기 좋은 모임이다. 기업인, 공직자, 정치인 등 회원들의 직업도 다양하다. 내가 경험하지 못한 세상을 살아온 사람들을 한꺼번에 만나 친구 폭을 넓힐 수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아카데미에 와서 현재를 즐긴다.

동시에 아카데미는 노후를 윤택하게 만드는 미래의 휴식처도 된다. 공직에 있을 때 아카데미에 입학해 현재를 즐기다가, 퇴직한 이후에도 동기회 모임에서 은퇴후의 삶을 즐기는 회원들을 여러명 봤다. 또 입학동기들보다 나이가 많지만 ‘아래로 10년’을 친구처럼 지내면서 나이보다 젊게 생활하는 분도 적지않게 봤다.

그래서 난 아카데미회원들의 노후는 참 즐거울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이 생각을 더 굳히게 된 것은 아카데미 강의때 들은 말 때문이다. 올해 아카데미 강의때 어느 강사는 ‘노후(know who)가 노후(老後)를 결정한다’는 말을 했다. 같은 발음의 영어와 한문이 섞여 있고, 지금의 나를 생각하게 만드는 말이라 오래 기억할 것 같다. 어떤 사람을 아느냐(know who)가 노년생활에 영향을 미친다는 취지로 한 말이다. 강사는 노년에는 병원 신세질 일이 많으니, 병을 잘 고치는 의사를 많이 알면 좋다는 의미로 썼다. 동시에 노년이 외롭지 않으려면 인맥이 넓으면 좋다는 뜻이기도 했다. 이런 측면에서 아카데미가 적격이다.

아카데미는 재학생인 17기를 포함해 지금까지 1천800여명이 거쳐갔다. 한번 회원이 되면 평생 회원이 된다. 총동창회가 결성돼 있고, 산우회와 골프회의 모임이 정기적으로 열려, 기수가 다르더라도 서로 알 수 있는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인맥을 넓히면서 서로에게 필요한 많은 정보를 교환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영남일보 CEO아카데미 회원이 되는 것이 윤택한 노후를 준비하는 아주 좋은 방안이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김진욱 고객지원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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