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 가뭄·태풍 패싱에도 대구 저수율은 ‘걱정마’

  • 민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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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8-16 07:26  |  수정 2018-08-16 10:15  |  발행일 2018-08-16 제8면

최근 한 달간 대구·경북에 내린 비의 양이 역대 최저치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놀랍게도 대구권 취수원의 저수율은 최고 96%에 달하는 등 안정적이어서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고 있다. 특히 경북지역 평균 저수율이 최근 한 달 새 20%포인트 이상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극명히 대비된다.

지난 한달동안 강수량 38.8㎜
1973년 관측 시작 이래로 최저
가창 89%·공산댐 96% 저수율
"적극적인 저수율 관리가 한몫”


15일 대구기상지청에 따르면 지난 7월13일부터 8월12일까지 대구·경북 평균 누적 강수량은 38.8㎜다. 이는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73년 이후 가장 적은 양이다. 같은 기간 평년값은 213.7㎜로 5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기록적인 폭염에 가뭄까지 이어지고 있지만 대구권 취수원의 저수율은 비교적 여유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달성군 가창댐과 동구 공산댐 저수율은 각각 89%와 95.7%를 기록하고 있다. 수성구·동구 지역 취수원인 운문댐은 58.4%의 저수율로 두 댐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지만 급수에는 문제가 없는 상태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적극적인 저수율 관리가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한국농어촌공사 관계자는 “대구권 취수원의 저수율이 안정적인 것은 지난해 극심한 가뭄을 겪으면서 불필요한 방류를 최소화하는 등 적극적인 저수율 관리를 한 결과”라면서 “올해도 극심한 폭염과 적은 강수로 인해 저수율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하더라도 폭염에 따른 자연 증발과 장기 가뭄 등을 감안하면 높은 저수율은 이례적인 현상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몇 년 새 태풍의 한반도 패싱현상도 뚜렷해지고 있어 원인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올해 폭염과 가뭄이 장기화하고 있는 데에는 강력한 북태평양·티베트 고기압의 영향이 컸다. 이들 강한 고기압 세력은 태풍조차 한반도에서 쫓아내고 있다. 실제 올해 발생한 태풍 17개 중 한반도를 관통한 태풍은 단 하나도 없다. 이처럼 태풍이 한반도를 비껴가는 ‘패싱’현상은 2012년 9월 경남 통영에 상륙한 태풍 ‘산바’ 이후 6년째 이어지고 있다.

대구기상지청 관계자는 “14호 ‘야기’ 등 한반도를 향해 북상하던 태풍들이 북태평양·티베트 고기압을 뚫지 못하고 경로를 변경했다”며 “15·16·17호 태풍도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분석돼 한동안 34~36℃를 오가는 폭염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말복인 16일 낮까지 대구·경북지역 곳곳에는 더위를 일시적으로 식혀줄 비가 내릴 전망이다. 예상 강수량은 내륙이 20~60㎜, 동해안·울릉도·독도는 30~80㎜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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