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도 더위 먹는다…냉각팬·방열패드 추가 설치해 식혀야

  • 손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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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8-09  |  수정 2018-08-09 07:34  |  발행일 2018-08-09 제14면
■ 여름철 컴퓨터 관리법
20180809

역대 최악의 폭염이 이어지며 전국에서 3천명이 넘는 온열(溫熱)환자가 발생했다. 열사병 등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만 43에 달한다. 최고기온 40℃에 달하는 폭염이 계속되자 정부는 폭염을 재난에 포함하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는 한편 ‘긴급폭염대책본부’로 대응체계를 확대 가동하고 있다. 사람뿐 아니라 동물, 식물 가릴 것 없이 온 나라에 ‘폭염 비상’이 걸렸다. 폐사한 가축(323만 마리)과 농작물 피해 면적(157.6㏊)도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타는 듯한 열기가 위협적인 것은 기계도 마찬가지다. 기온이 급격히 올라가면 컴퓨터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오작동으로 고장이 나기 쉽다. 여름철 컴퓨터 관리에 대해 궁금한 것들을 대구조립컴퓨터업체 ‘초이스컴’을 운영하는 최호산 대표(39)의 도움을 받아 문답식으로 정리했다.

더우면 컴퓨터 고장 가능성
그래픽카드·CPU 특히 취약
본체는 통풍 잘되는 곳 설치

먼지 많으면 열 배출도 안돼
최소 6개월에 한번 내부청소
천둥·번개 칠땐 코드 뽑아야


▶여름철 더위나 습기 때문에 흔히 나타나는 컴퓨터의 오작동이나 고장은.

“컴퓨터의 가장 치명적인 적은 열이다. 조립컴퓨터를 사용하다보면 갑자기 작동을 멈추는 경우를 종종 접할 것이다. 컴퓨터에서 발생한 열이 식지 않고 각종 부품에 영향을 미친 탓이 대부분이다. 사람도 뜨거운 열기를 오랫동안 견디면 병이 나듯 컴퓨터도 발열현상이 계속 이어지면 고장이 난다. 지속적으로 컴퓨터를 사용하는 데서 발생하는 열과 한여름 무더위가 겹치면 그 증상이 더욱 심해진다.

고열에 취약한 부품은 그래픽 카드와 CPU(중앙처리장치)다. 그래픽 카드는 화면에 이미지를 구현하고 게임이나 각종 프로그램의 효율성을 높여주는 역할을 하고, CPU도 컴퓨터의 두뇌 역할을 하기 때문에 열이 많이 난다. 과거 컴퓨터는 열 발생이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성능이 뛰어난 요즘 컴퓨터들은 속도가 빠른 만큼 열이 많이 난다. 열을 식히면 증상이 나아지지만 서너시간 동안 컴퓨터를 쓰지 못하게 된다.”

▶컴퓨터는 어떤 공간에 두면 좋은가.

“컴퓨터는 서늘하고 통풍이 잘 되는 탁 트인 공간에 배치하는 게 이상적이다. 보통 햇빛이 안드는 곳을 찾아 방구석과 같이 밀폐된 공간에 두는데 그건 좋지 않다. 또 일반적으로 조립컴퓨터 본체는 책상 하단부에 있는 좁은 공간에 두는데 그것은 컴퓨터의 수명을 줄이는 것이다. 열을 빼내지 못하고 좁은 공간에 가둬두기 때문이다. 거리를 에워싼 고층건물들이 열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을 뿐 아니라 오히려 복사열을 내뿜는 ‘열섬 현상’을 일으키는 것과 마찬가지다. 본체를 모니터 옆에 두는 등 트인 공간에 놔둬야 열을 식히는데 효과적이다. 이때 실내가 너무 덥지 않도록 적정 온도를 잘 유지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노트북의 경우 여름철에 열기를 가득 머금은 자동차 안에 놔두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컴퓨터는 소모성 제품이다. 기본적으로 사양이 낮아져서 못쓰게 되기도 하지만 웹서핑과 문서작업만 한다고 하더라도 평생 쓸 순 없는 물건이다. 그래도 자주 바꾸기에는 아까우니 오래쓸 수 있는 데 도움이 되는 팁이다.”

▶냉각팬이나 방열패드 외에 열을 식히는 기계설비가 있는가.

“기본적으로 컴퓨터를 구매하면 전원 공급장치 주변에 냉각팬이 달려 있다. 또 과열을 방지하기 위해 CPU를 비롯해 메인보드, 그래픽 카드에도 냉각팬을 추가 설치할 수 있다. 그런데 기온 자체가 높은 상태에서 장시간 컴퓨터를 사용하면 냉각팬만으로 열을 식히기엔 역부족이다. 장시간 컴퓨터를 사용할 경우 심하면 냉각팬이 과열로 고장나기도 한다. 그래서 방열패드를 구입하거나 조립컴퓨터 케이스에 쿨러를 추가로 설치하기도 한다. 그러면 공기순환이 잘 되어 과열을 방지해 컴퓨터의 수명을 늘릴 수 있다. 8천~1만원이면 구입할 수 있고 초보자도 설명만 들으면 쉽게 장착할 수 있다. 냉각팬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심각할 경우 중앙처리장치가 녹아 기판에 눌어붙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냉각팬의 중요성은 종종 무시되곤 한다.

대기업에서 출시하는 올인원PC(모니터에 몸체가 한 데 붙은 개인용 컴퓨터) 등 완제품 컴퓨터는 크기를 대폭 줄인 탓에 기본 쿨러만 달려 있고 추가로 쿨러가 설치되지 않는다는 게 단점이다. 그래픽 작업이나 3D 애니메이션 제작, 동영상 편집, 고성능 게임 등을 해야 한다면 데스크톱 컴퓨터를 추천한다.”

▶그밖에 컴퓨터 관리 방법이 있다면.

“먼지도 컴퓨터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컴퓨터 내부에 먼지가 쌓이면 정전기가 발생해 부품 간의 인식률을 떨어뜨린다. 그래픽 카드나 메모리를 꽂은 상태인 데도 인식을 못해 작동이 안 된다는 얘기다. 먼지가 많이 낀 상태에서 높은 열이 가해지면 종종 인식 장애문제가 생긴다. 공사현장이나 백화점 등에서 사용하는 컴퓨터에서 가장 심하게 나타난다. 게다가 열을 배출하는 역할을 하는 쿨러에 먼지가 끼면 열도 잘 안 식는다.

먼지를 제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람으로 컴퓨터 내부를 청소하는 것이다. 한달에 한번씩이면 좋지만 최소 6개월에 한번씩은 반드시 청소하는 것을 추천한다. 다만 진공청소기를 사용하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 진공청소기가 부품을 건드려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내부 청소가 어려울 경우 집 주변에 있는 컴퓨터업체에 방문해 컴프레셔로 청소하는 것도 좋다. 보통 무료다. 하지만 청소를 제때 하지 않아 생긴 부품 간의 인식 문제를 악용하는 업체도 조심해야 한다. 먼지를 제거하고 부품들을 다시 꽂아 실행하면 해결되는데 굳이 부품 교체를 해야 한다고 한다. 굳이 안 고쳐도 되는데 비용을 들여야 하기 때문에 잘 알아보고 수리하는 것을 권유한다.”

▶천둥·번개 칠 때 컴퓨터를 꺼야 하나.

“천둥·번개가 치는 날에는 콘센트에서 플러그를 아예 빼놓는 게 좋다. 보통 컴퓨터의 플러그를 멀티탭에 연결해서 전원만 끄는데 아예 빼야 한다. 번개가 쳐서 과전류가 유입되면 피뢰침이 있어도 막지 못한다. 장마철이 되어 낙뢰칠 때 수리 문의가 많이 들어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랜선도 뽑아 두는 게 현명하다. 정전일 때도 컴퓨터 오작동이나 고장이 자주 난다. 하드디스크나 전원공급장치에 문제가 생긴다. 특히 하드디스크는 고장나면 복구하는데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용량과 고장 증상에 따라 수리비용이 천차만별이다. 천둥·번개와 동반되는 습기도 컴퓨터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원인 중 하나다.”

손선우기자 sunwo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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