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故 장자연 사건 심층취재, 조희천 "법원에서 보자"··정세호 "접대 아냐" 주장

  • 뉴미디어부
  • |
  • 입력 2018-07-25 00:00  |  수정 2018-07-25
20180725
사진:MBC 'PD수첩' 방송 캡처

 ‘PD수첩’이 2009년 세상을 떠난 故 장자연 사건에 대해 심층적으로 다뤘다. 특히 주요 인물들의 실명도 폭로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24일 MBC ‘PD수첩’은 ‘故 장자연 1부’를 방송했다. 지난 9년간 온갖 의혹과 추측만 무성했던 사건 실체를 파헤치기 위해 장자연 리스트에 오른 인물들과 접촉했다. “배우 장자연의 피해사례입니다”로 시작하는 문건에는 생전 그녀가 강요받았던 접대 자리들이 빼곡히 적혀있었다. 소속사 대표가 불러 나간 장소에는 유력 언론인, 금융인, 드라마 감독 등 유명 인사들이 있었다. 당시 장자연은 소속사 대표 김종승으로부터 욕설과 폭행, 접대 강요에 시달렸다.


장자연이 죽음으로 피해 사실을 호소하자 4장 문건에 담긴 인물들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높았다. 당시 대대적인 수사팀을 꾸린 경찰은 27곳을 압수수색했고, 118명의 참고인을 불러 조사했으나 강요·성매매 등으로 수사 선상에 오른 20명 중에서 7명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기소되어 재판을 받은 사람은 단두 명뿐이었다.

당시 장자연이 남긴 4장의 문건에는 생전에 그가 억지로 자리한 술접대 목록이 자세히 적혀 있었다. 'PD수첩' 제작진은 이를 바탕으로 이미 알려진 인물들의 이름을 명확히 공개했다.  

전직 조선일보 기자였던 조희천, 태국 골프 접대 현장에 있었다고 인정한 정세호 PD, 필리핀 동반여행 가능성이 높은 박문덕 하이트 진로 회장, 그리고 조선일보 사장으로 알려진 방상훈의 차남 방정오 TV조선 대표이사 전무다.


방송에 따르면 전직 조선일보 기자였던 조희천은 성추행 혐의를 받았지만 기소되지 않았다. 당시 조희천의 아내는 검찰에 재직 중이었고 해당 사실을 기소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로 보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취재진은 조씨를 찾아가 장씨를 성추행한 사실이 있는지 물었지만 무응답으로 일관했다. 취재진이 차량에 가까이 다가가 질문을 이어가자 ‘공간을 침범했다’며 휴대전화로 촬영하기도 했다. 조씨는 취재진을 향해 “나중에 법원에서 봅시다”라는 말을 남기고 자리를 피했다.


필리핀 세부로 향한 비행기에 장자연과 동행한 것으로 보이는 박문덕 하이트 진로 회장은 계좌를 통해 장자연에게 1천만 원을 건넸다. 당시 박 회장을 조사한 경찰관은 방송에서 “(박 회장이 수표에 대해) 김밥 값이라고 했다. 김밥 잘 만든다고 돈을 줬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경찰과 검찰은 박 회장의 의심스러운 진술에도 더 이상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장자연 문건 속에 적힌 '조선일보 사장'이 방정오 TV조선 대표이사 전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당시 로드매니저의 진술을 바탕으로 제작진은 방정오 전무를 지목하고 경찰 조사를 받고도 신문 경찰관의 이름이 문서에선 사라진 건 숨겨진 사실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1999년 한국방송대상 우수작품상과 2002년 국무총리표창에 빛나는 정세호 PD는 장자연과 태국 동행 사실을 인정했다. 하지만  “개똥같은 소리 하지 말아라. 골프를 배우고 싶다고 해서 그냥 갔을 뿐 접대는 아니다”그 이상은  없었다며 선을 그었다.


‘PD수첩’은 장자연과 같이 있었던 동료 배우 A씨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A씨는 접대 자리에선 “그 분들은 ‘내가 누구다’ 라고 말하진 않았지만 항상 높으신 분으로 알고 있다. 어디 사장, 대표 이런 분들만 나오신다”는 A씨는 소속사 대표, 금융인, 전직 기자 등이 함께했던 술자리에서 장자연을 “테이블에 올라 가라 그랬다. 올라 가서 노래 부르면서 춤췄다”며 “그 분이 잡아당기고 무릎에 앉혔다. 저도 놀라고 언니도 놀랐다. 무릎에 앉혔다가 언니가 일어서려니까 다시 강압적으로 앉혔다. 신체 부위도 만졌다”고 성추행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언니가 살아있었다면 나를 위해서 이렇게 해주지 않았을까라는 마음으로 수사기관에 수사협조를 했다. 제가 본 게 사실이라는 걸 얘기하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는데 한명도 죗값을 받지 않았다. 그래서 언니가 세상을 떠난 시기만 되면 마음을 추스르기 어렵다.”며 눈물을 흘렸다.

장자연 사건 수사와 은폐과정에 대해 깊게 다룰 예정인  ‘故 장자연 2부’는 내달 1일 방송된다.
뉴미디어부 ynnews@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연예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