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 기업유치로 인구 증가 총력…전문가委 8월 중 발족”

  • 유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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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7-19 07:36  |  수정 2018-07-19 07:36  |  발행일 2018-07-19 제13면
3人의 특별좌담회
“영천 기업유치로 인구 증가 총력…전문가委 8월 중 발족”

한때 19만3천여명(1973년 기준)에 이르렀던 영천의 인구는 현재 10만명에 겨우 턱걸이를 하고 있다. 거의 반토막 수준이다. ‘지방소멸’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해 있는 것. 든든한 기업도, 신나는 일자리도 손에 꼽을 정도다. ‘시민을 행복하게, 영천을 위대하게’라는 슬로건으로 출범한 민선 7기 ‘영천호(號)’ 선장인 최기문 영천시장은 취임하자마자 이 같은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영남일보는 ‘기업 유치·인구 늘리기’라는 주제를 갖고 18일 영천상공회의소 1층 청춘공감카페에서 조찬을 겸한 좌담회를 열었다. 이날 좌담회엔 최기문 영천시장을 비롯해 박종운 영천시의회 의장, 정서진 영천상공회의소 회장이 참석했다.

▶인구를 늘리려면 기업 유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인구 유입을 이끌 일자리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도시구조를 선순환 체제로 바꿀 기업 유치 방안은 있는가.

△최기문 시장= “인구 감소를 막을 근본적인 대책이 절실하다. 우선 영천의 미래를 책임질 ‘탄탄한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범시민기업유치위원회’(가칭)를 발족할 계획이다. 이르면 8월 중순쯤 출범시킬 예정이다. 상공인·법률가·부동산개발전문가·노동계·학계 등 각계 전문 분야 30여명으로 꾸릴 계획이다. 이 같은 위원회가 발족되면 쉽게 말해 기업인은 공장 설립 등 인·허가를 위해 수십 곳을 다닐 필요가 없게 된다. 위원회에서 모든 자문과 절차를 대행해 줄 것이다. 탄탄한 기업에 대해선 최소 30~50년간 부지 무상 제공·세제 혜택 등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영천시에서도 기업이 원하는 맞춤형 부지 제공을 위해 미리 중·소규모형(1만~10만㎡) 공장 부지 개발을 하도록 하겠다. 기업 유치를 위해선 공직자의 마인드 변화도 중요하다. 기업을 괴롭히는 공무원이 없어야 한다. 자기 일처럼 적극적인 자세로 기업이 안주할 수 있도록 돕고 일을 해야 한다. 접시를 닦는 사람이 접시를 깰 수도 있다. 일을 하다가 실수하는 것은 용서하겠다. 영천에 투자하려다가 인·허가 과정 상 어려움으로 다른 지역으로 이전한 기업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가까운 지인도 10여 년 전 영천에 투자하려다 너무 애를 먹어 결국 다른 지역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 기업은 현재 연 매출 1조원에 종업원만도 500명이 넘는다. 생각할수록 아깝고 아쉽다.”

△박종운 시의장= “기업 유치→일자리 창출→인구 증가로 이어지는 친기업·친노동자 풍토 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업 유치·각종 개발과 관련한 규제와 조례 등도 정비해야 한다. 조속한 시일 내 기업 유치·투자 및 개발과 관련한 모든 조례를 검토해 시의회에서 폐지 또는 개정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도남산단 등 각 산단 입주 기업엔 대구 등지에서 출·퇴근하는 근로자들이 많다. 이들을 위한 각종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 예를 들어 근로자의 주거 안정과 정착 유도를 위해 체육시설 개방·근로자 숙소 건립 지원·개인역량 강화를 위한 평생교육 프로그램 지원도 바람직하다고 본다.”

△정서진 상의 회장= “오늘 이 같은 대담이 마련된 데 대해 기업인으로서 너무 감사하다. 기업은 시장이 있어야 투자한다. 그리고 투자환경도 매우 중요하다. 내가 경영하고 있는 <주>화신은 미국·중국·인도 등지에도 기업이 있다. 미국의 경우 부지 무상 제공·세제 혜택은 물론 초기 투자 때 전문 컨설턴트·공무원이 전담맨으로 배치돼 세무·법률 등 공장 인·허가에 따른 모든 업무를 무료로 대행해준다. 이는 초기 공장설립 때 큰 도움이 된다. 또 세제혜택 확대(지방세·소득세 등)·도로 개설에 따른 문제가 있을 경우 지자체장이 직접 나서서 시의회·주민을 설득한다. 즉 기업 유치 때 ‘지역 주민 고용은 몇 명이며, 몇 년 후 세수 확보는 얼마다’라는 구체적 자료를 갖고 설득하는 것이다. 하지만 영천은 기업인이 인·허가 도장을 받기 위해 혼자 수십 곳을 찾아다녀야 해 최소 6개월 이상 소요된다. 대다수 기업인은 이런 점 때문에 투자를 망설이게 된다.”

▶인구 감소로 인해 이른바 ‘지방소멸 시대’를 앞두고 있다. 인구늘리기 대책이 있나.

△최기문 시장= “인구 증가를 위해 기업 유치, 교육 인프라 구축, 출산·육아 등 의료시설 확충, 노인종합복지회관 건립, 저녁이 있는 삶을 위한 각종 쇼핑문화시설 등 갖춰야 할 게 태산이다. 지금 영천에선 1천여명의 초·중·고 학생들이 다른 지역으로 빠져 나가고 있다. 지역교육의 미래를 위해 ‘신뢰받는 학교, 믿음가는 교사’ 풍토가 하루빨리 조성돼야 한다. 영천시장학회와 관련된 조례를 개정해 다자녀 장학금 지급, 초·중·고 체육 꿈나무 선수 지원도 늘릴 계획이다. 지역 젊은이가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인근 대구에서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따라서 이들이 영천에서도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이들의 취향에 맞는 공간을 마련하겠다. 특히 출산·육아 등 의료벽 해소를 위해 내년쯤 분만실을 갖춘 산부인과 병원이 유치될 것이다. 근로자를 위한 외국어 교육 강좌·스포츠 시설 개방 확대 등을 시행하겠다. 시민 자존심 회복 차원에서 역사박물관도 건립하겠다.”

△박종운 시의장= “영천은 젊은이들을 모을 먹거리·볼거리·문화·쇼핑 시설이 태부족하다. 그나마 지난해 문을 연 영천공설시장 내 ‘작은 영화관’에 젊은이들이 모이고 있다. 전통시장 활성화와 청소년 문화공간 확보를 위해 작은영화관을 하나 더 열어야 한다. 또 유동인구 증가를 위해 축구를 비롯, 각종 스포츠마케팅사업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또 볼거리 확대를 위해 금호강에 영천지역 강남·북을 잇는 아치교·출렁다리·목교를 놓고 유채·해바라기 밭을 조성하는 것도 적극 검토해볼 만하다. 어르신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각종 시설을 한데 묶어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전북 익산의 경우 운동장 인근에 노인회관이 있는데 어르신들이 강좌·운동·식사 등을 한곳에서 다 할 수 있어 활용도가 매우 높다고 한다.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정서진 상의 회장= “영천은 ‘행복한 저녁의 삶’과 관련한 인프라(학원·쇼핑 등)가 턱없이 부족하다.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이후 직원들은 자기계발에 대한 욕구가 강해졌다. 하지만 외국어 강습 등 자기역량 향상을 위해 대도시로 나가고 있다. 게다가 자녀가 초등생 땐 영천에 거주하는데 중학생 이상이면 대부분이 대도시로 이사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선 근로자 동호회 활동 활성화를 위한 생활밀착형 체육시설을 무료로 이용하도록 개방하고 적극 홍보해야 한다. 최근 조선업계 불황에 따라 부산·마산 지역 근로자들이 채용되고 있다. 중소기업 근로자들에게 직접적인 혜택이 돌아가는 목돈마련 지원·근로자 자녀 장학금 확대 등이 필요하다. 지역에서 전문인력 부족으로 구직·구인난이 겹치고 있어 고급 인력 육성에 지자체도 관심을 기울여 주길 바란다.”

이밖에 지역 발전을 위한 과제로 최 시장은 공무원 전문성 강화를, 박 의장은 특색있는 먹거리 특화거리 조성을, 정 회장은 근로자 자기계발 욕구에 대한 전문학습시설 개설을 각각 주문했다.

글·사진=영천 유시용기자 ys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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