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 회원 수상식·전시회 보러 멀리 인도네시아서 왔어요”

  • 글·사진=천윤자 시민
  • |
  • 입력 2018-07-18   |  발행일 2018-07-18 제14면   |  수정 2018-07-18
한국문협 印尼지부 대구 방문
“외국 살면서 모국어 문학활동
외로움·문화차이 극복에 도움”
“소속 회원 수상식·전시회 보러 멀리 인도네시아서 왔어요”
한국문협 인도네시아지부 회원들이 지난달 30일 대구를 찾아 지역 문인들과 교류 행사를 마치고 한자리에 모여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외국생활하면서 모국어로 문학활동을 하는 것이 삶의 큰 기쁨이었습니다. 외로움과 문화 차이를 극복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어요. 매월 정기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회원들은 비행기를 타고 먼 거리를 날아오기도 하지요.”

한국문인협회 인도네시아지부 회원들이 최근 대구를 방문했다. 회원들이 사진전을 열고, 신인상을 수상하는 경사가 겹쳤기 때문이다.

서미숙 회장, 이태복 사무국장, 김주명 시인, 김준규 시인, 김재구 선교사 등 인도네시아지부 회원들은 지난달 30일부터 이틀간 계간 문장 발행인인 장호병 한국수필가협회 이사장 등 대구지역 문인과 함께 지역 투어를 하며 교류하는 기회를 가졌다. 첫날에는 영천 북안면 광릉·연아총·노계문학관 등을 둘러봤으며 이튿날인 지난 1일에는 대구 동구 둔산동 경주최씨 종택인 백불고택 등 옻골마을과 범어천 정호승 시비를 견학했다.

이들은 또 중앙도서관 갤러리에서 열린 사진전 ‘암바라와의 꽃’ 개막식에 참석해 동남아 조선 위안부의 실상을 담은 사진을 감상했다. 이 사진전은 회원 이태복 시인이 촬영한 작품으로, 인도네시아 암바라와 조선위안부 수용소 모습 등을 담은 40여 점이 전시됐다.

이 시인은 “동남아를 점령한 일제가 적도의 나라 인도네시아로 조선 청년들을 끌고 갔고 소녀들을 성노예로 만들었다. 가슴 아팠던 현장이 남아 있어 사진으로 담았는데 대구사진협회 도움으로 전시회를 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지부 회원들은 이날 저녁 대구 프린스호텔 별관 리젠시홀에서 열린 문학상 시상식에 참석해 신인상을 수상한 김준규 회원을 축하하고, ‘시와 산문의 경계는 어디인가’라는 주제로 정호승 시인 특강을 들었다.

35년간 인도네시아에서 살고 있는 김준규 회원은 ‘밤에 온 손님’ 등의 시로 이날 신인상을 수상했다. 그는 “문학소년이 입에 풀칠하느라 반세기 세월을 탕진하고 이제서야 고향의 흙내음과 만나려 한다. 늦깎이로 시작한 시 수업에 문을 열어준 인도네시아 문협 회원들과 졸작을 뽑아준 고국의 문인 선배들에게 감사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문협 인도네시아지부는 시·수필·소설 등 문학활동을 하는 교포로 구성된 단체로, 현재 26명의 회원이 활발하게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적도문학상을 제정해 인도네시아와 주변 국가에 거주하는 한인 교포뿐 아니라 한국어를 사랑하는 외국인 등을 대상으로 예비 작가를 발굴하고 작품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이번 투어에 동참한 햐신타 루이사씨는 서강대 어학당에서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으며, 올해 적도문학상 학생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다.

서 회장은 “이태복 회원의 사진전에 이어 김준규 회원이 이곳 문예지를 통해 신인상을 받게 된 것을 계기로 대구를 방문했다. 대구 문인들이 따뜻하게 맞아주고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줘 고맙다. 고국의 문인과 꾸준히 교류하길 원한다”고 했다.

한편 장호병 이사장, 공광규 시인, 박윤배 시인은 지난 4월 적도문학상 심사 및 시상과 강연을 위해 인도네시아를 방문했고, 이때 인도네시아지부 회원의 대구 방문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사진=천윤자 시민기자 kscyj83@hanmail.net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시민기자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